여장남자 시코쿠

황병승 지음 | 랜덤하우스코리아 펴냄

여장남자 시코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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얇은 책

출간일

2005.6.30

페이지

192쪽

상세 정보

시인 황병승. 2003년 계간 '파라21'로 데뷔하여 문단 안팎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으며 활발한 작품 활동을 펴온 그가 등단 2년 만에 펴낸 처녀시집. 탁월한 언어감각과 전폭적인 상상력으로 불온한 이 세상을 가장 불온한 언어로 증거하는 총 55편의 시를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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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리

@miriju4k

108. 🌱대화란 본시 성립되지 않는다. '협상'이니 '의견 조율' 따위 듣기 좋은 말로 포장하더라도, 결국 끝에 가서는 어느 한쪽이 이기고 다른 쪽(들)이 굴복하는 형태가 될 수밖에 없다.

의견이 대립되는 상황에서 관련자 모두가 100퍼센트 만족할 수 있는 해결책을 찾기란 거의 불가능하다. 관련 당사자들이 모두 상대를 위해 ‘양보'한다 하더라도, 결국은 더 많이 양보하고 더 많이 참아야 하는 사람(들)이 언제나 있게 마련이다.

그렇게 생각하면, 타협 따위는 존재하지 않는다. 모든 대화는, 모든 협상은 결국 전쟁이고, ✔️그 결과는 언제나 어느 한쪽에게 강압적이고 때로 폭력적이다.

너의 유토피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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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행의 끝 ]

105. 그래도 녀석은 별것도 아닌 나의 설명을 무척 신기해했고, 🌱아무런 비판도 반박도 없이 귀를 기울였다. 내가 무슨 이야기를 하든 녀석이 그런대로 재미있어하는 것 같았기 때문에, 폐쇄적이고 배타적인 분위기에 지쳐 있던 나는 적잖이 위안을 받았다.

녀석도 아마 언제나 다른 기술자들의 구박에만 시달리다가 자기보다 더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에게 자기가 잘 아는 분야를 설명해줄 기회가 생겨서 조금은 신이 났을 것이다. 그렇게 나와 녀석은 남의 눈에 띄지 않는 우주선 구석에 나란히 앉아서 (녀석은 이런 '죽은 공간'을 찾아내는 능력만큼은 타의 추종을 불허할 정도로 탁월했다) 🌱서로 알아듣지 못할 말을 늘어놓으면서도 또 그 알아듣지 못할 말을 무조건적으로, 무비판적으로 들어주었다. 사실 친구가 되기 위해서는 그것만으로도 충분한 법이다.

106. 이야기를 들으면 들을수록 녀석의 인생은 나로서는 전혀 상상이 가지 않았다. 녀석에게는 아마 내 인생도 비슷하게 느껴졌을 것이다.

그런 식으로 살아왔음에도 불구하고, 혹은 그렇게 살아왔기 때문인지, 녀석에게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이 낭만적인 구석이 있었다. 이것이 나와 녀석의 대화 중에서 유일하게 마찰 이 있다면 있었던 부분이었다.

너의 유토피아

정보라 지음
래빗홀 펴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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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씨

@haessi

  • 해씨님의 미들마치 1 게시물 이미지

미들마치 1

조지 엘리엇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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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었어요
3시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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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 황병승. 2003년 계간 '파라21'로 데뷔하여 문단 안팎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으며 활발한 작품 활동을 펴온 그가 등단 2년 만에 펴낸 처녀시집. 탁월한 언어감각과 전폭적인 상상력으로 불온한 이 세상을 가장 불온한 언어로 증거하는 총 55편의 시를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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