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혐오가 어쨌다구?

임옥희 외 5명 지음 | 현실문화 펴냄

여성혐오가 어쨌다구? (벌거벗은 말들의 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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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간일

2015.7.6

페이지

256쪽

상세 정보

'우리 시대의 질문' 시리즈의 두 번째 권. 최근 인터넷과 방송을 매개로 촉발된 혐오 전쟁부터, 대학 캠퍼스 안에서 벌어지고 있는 역차별 논쟁, 페미니스트와 성소수자 들 안에 잠재된 혐오, 사회 지배적인 혐오를 내재한 자기혐오 등 다양한 혐오의 얼굴들을 드러낸다. 그러는 동안 혐오는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혐오의 대상은 누구인지, 혐오라는 강렬한 감정의 기능과 효과는 무엇인지, 우리는 어떻게 혐오로부터 나아갈 수 있는지를 묻고 답한다. ‘여성 혐오’를 입구 삼아 우리가 진정 도달하고자 하는 것은 ‘혐오 사회’의 민낯이다.

이 책은 여성 혐오 문제에 접근하는 우리의 생각의 틀을 먼저 점검하게 한다. ‘본래의 페미니즘 정신’과 대비시킨 ‘무뇌아적 페미니즘’, ‘모든 여성’은 아니지만 ‘일부 여성’은 비난받을 만하다는 널리 공유된 생각은 신중하고 점잖은 의견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세련된 여성 혐오일 뿐이다. 페미니즘이 구조를 문제 삼는 대신 남성을 권좌에서 끌어내리고 있다는 그 칼럼니스트의 비판은 정작 소년이 박탈감을 느끼게 한 사회구조의 문제를 ‘페미니즘’의 탓으로 돌리는 것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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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학생시절 추리소설 마니아였다. 매주 도서관에 가 책을 빌려 읽었다. 참으로 성실하게도 읽었다. 손에 딱 잡히는 작은 사이즈에 흥미진진한 전개는 한번 책을 잡으면 멈출 수 없었다. 방바닥에 누워 뒹굴거리며 읽은 추리소설이 세상에도
서 가장 즐거운 놀이였다.

전자책이나 스마트폰으로 책을 보는 시절이지만 여전히 종이 넘기는 맛이 있는 종이책이 제일 좋다. 마지막장으로 치닫는 책 넘김이 짜릿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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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시대의 질문' 시리즈의 두 번째 권. 최근 인터넷과 방송을 매개로 촉발된 혐오 전쟁부터, 대학 캠퍼스 안에서 벌어지고 있는 역차별 논쟁, 페미니스트와 성소수자 들 안에 잠재된 혐오, 사회 지배적인 혐오를 내재한 자기혐오 등 다양한 혐오의 얼굴들을 드러낸다. 그러는 동안 혐오는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혐오의 대상은 누구인지, 혐오라는 강렬한 감정의 기능과 효과는 무엇인지, 우리는 어떻게 혐오로부터 나아갈 수 있는지를 묻고 답한다. ‘여성 혐오’를 입구 삼아 우리가 진정 도달하고자 하는 것은 ‘혐오 사회’의 민낯이다.

이 책은 여성 혐오 문제에 접근하는 우리의 생각의 틀을 먼저 점검하게 한다. ‘본래의 페미니즘 정신’과 대비시킨 ‘무뇌아적 페미니즘’, ‘모든 여성’은 아니지만 ‘일부 여성’은 비난받을 만하다는 널리 공유된 생각은 신중하고 점잖은 의견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세련된 여성 혐오일 뿐이다. 페미니즘이 구조를 문제 삼는 대신 남성을 권좌에서 끌어내리고 있다는 그 칼럼니스트의 비판은 정작 소년이 박탈감을 느끼게 한 사회구조의 문제를 ‘페미니즘’의 탓으로 돌리는 것과 같다.

출판사 책 소개

‘여성 혐오’로 읽는 우리 사회의 민낯
혐오 세계의 문법에 관해 물어야 할 것들


혐오라는 정동이 우리 사회를 잠식해가고 있다. 보수와 진보가 거리에서 맞불 시위를 하고, 일베 청년들이 세월호 유가족 단식 앞에서 폭식 투쟁을 벌이고, 특정 성별과 지역, 이데올로기를 비하하며 혐오스러운 말들을 온라인상에 전시하던 찰나에, 한 소년은 “페미니스트가 싫다”며 이슬람국가(IS)로 향했다. 이 일련의 새로운 사회문화적 현상에 관한 갑론을박이 진행되는 가운데, ‘여성 혐오’라는 말이 발 빠르게 지배적인 ‘혐오’의 얼굴로 등장했다. 그래서 혹자는 이 시공간을 ‘혐오 시대’라고 명명한다.
혐오가 우리 사회의 지배적 정동이라면, 이 사회가 무엇을 주된 혐오의 대상으로 삼고 있는지를 묻고, 그 지점에서 우리 사회의 맨얼굴을 확인하는 일이 시급하다. 현실문화 편집부는 주된 혐오의 대상으로 낙인찍힌 ‘여성’이라는 프리즘을 통해 우리 사회의 맨얼굴을 드러내보자는 취지로 이 책을 기획했다. 이 책 <여성혐오가 어쨌다구?: 벌거벗은 말들의 세계-는 현실문화가 펴내는 ‘우리 시대의 질문’ 시리즈의 두 번째 권이며(1권: <팽목항에서 불어오는 바람: 세월호 이후 인문학의 기록-), 논의의 시급성에 응답한 윤보라, 임옥희, 정희진, 시우, 루인, 나라 여섯 필자의 글을 묶은 책이다.
이 책은 최근 인터넷과 방송을 매개로 촉발된 혐오 전쟁부터, 대학 캠퍼스 안에서 벌어지고 있는 역차별 논쟁, 페미니스트와 성소수자 들 안에 잠재된 혐오, 사회 지배적인 혐오를 내재한 자기혐오 등 다양한 혐오의 얼굴들을 드러낸다. 그러는 동안 혐오는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혐오의 대상은 누구인지, 혐오라는 강렬한 감정의 기능과 효과는 무엇인지, 우리는 어떻게 혐오로부터 나아갈 수 있는지를 묻고 답한다. ‘여성 혐오’를 입구 삼아 우리가 진정 도달하고자 하는 것은 ‘혐오 사회’의 민낯이다.


혐오할 만한 여성은 과연 실제로 존재하는가?
‘착한 여자’와 ‘나쁜 여자’, ‘좋은 페미니즘’과 ‘나쁜 페미니즘’이라는 함정

여성 혐오 논쟁을 촉발시킨 하나의 사건이 있었다. 2015년 1월 대한민국의 한 소년이 돌연 이슬람 무장단체로 향하며 ‘지금은 남성이 차별받는 시대’이고 ‘페미니스트가 싫다’는 메시지를 남겼다. 사람들은 테러조직에 가담할 만큼 싫다는 ‘페미니스트’란 도대체 무엇인지 질문하고 대답하기 시작했다. 이에 따라 논의의 구도는 자연스레 페미니즘은 무엇이 문제적인가, 즉 페미니즘/페미니스트의 해악을 찾는 방향으로 흘렀다. 한 칼럼니스트는 태동기의 본래 의미를 잃고 지배구조 대신 남성을 공격하는 ‘무뇌아적 페미니즘’을 문제의 원인으로 지목하며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이즈음부터 ‘여성 혐오’라는 말은 우리 주변에서 일어나는 현상들을 해석하는 중요한 틀 중 하나가 되었다.
이 책은 여성 혐오 문제에 접근하는 우리의 생각의 틀을 먼저 점검하게 한다. ‘본래의 페미니즘 정신’과 대비시킨 ‘무뇌아적 페미니즘’, ‘모든 여성’은 아니지만 ‘일부 여성’은 비난받을 만하다는 널리 공유된 생각은 신중하고 점잖은 의견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세련된 여성 혐오일 뿐이다. 페미니즘이 구조를 문제 삼는 대신 남성을 권좌에서 끌어내리고 있다는 그 칼럼니스트의 비판은 정작 소년이 박탈감을 느끼게 한 사회구조의 문제를 ‘페미니즘’의 탓으로 돌리는 것과 같다. 이 책의 첫 장 윤보라의 글은 여성 혐오의 아이콘이 ‘된장녀’에서 ‘김치녀’로 이행한 것이 이 현상의 작동 방식을 가장 잘 보여준다고 지적한다. 예전에는 분수에 맞지 않게 사치스러워 남자의 ‘등골’을 빼먹는 여성만이 멸시와 조롱의 대상이 되었다면, “이제 한국의 모든 여성이 ‘나쁜 여자’의 몇 가지 유형 안에 꼼짝없이 갇혀버렸다”(17쪽)는 것이다. 이 (나쁜) 여성의 “거푸집”은 얼마든지 많은 여성을, 내킨다면 한국의 모든 여성을 혐오받아 마땅한 ‘나쁜 여자’로 찍어낼 수 있게 되었다.


왜 ‘나쁜 여자’를 만들어내는 것일까?
그렇다면 ‘나쁜 여자’를 만들어내는 이유는 무엇일까? ‘여성’은 어떤 존재이기에 이토록 쉽게 혐오의 대상이 되는 것일까? 이 책은 이런 질문을 던지며 ‘여성’이라는 범주에 관해서 다시 생각해볼 것을 요청한다. 우리는 남성과 여성이 타고나는 것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그것은 오랫동안 사회적으로 누적된 행위의 효과일 뿐 “자명한 진실로서 성별은 없다”(정희진, 100쪽). 무의식의 차원에서 보면, 남성이 자신을 주체로 구성하기 위해 자신의 취약한 부분을 “토하고 추방하는”(임옥희, 74쪽) 과정에서 여성은 만들어진다. 따라서 시우의 말을 빌리자면, ‘나쁜 여자’ 만들기는 “여성을 매개로 남성 사이의 권력을 공고히 하려는”(133쪽) 것이다. 여성이란 “규범적 남성 젠더를 승인하는 기호이자 이성애 규범적 경제를 작동시키기 위한 내부의 타자”(시우, 151쪽)인 셈이다.
이처럼 주체와 타자가 구성되는 과정을 염두에 두면, ‘여성’은 더 이상 생물학적 성이 아닌 ‘타자’의 이름으로 확장된다. ‘나쁜 여자’를 만들어내는 거푸집은 여성 혐오뿐 아니라 종북 빨갱이 혐오, 이주 노동자 혐오, 재난 희생자 혐오, 장애인 혐오 등 온갖 혐오를 적극적으로 만들어낼 수 있다. 임옥희의 말처럼, “여성 혐오는 이 모든 혐오에 유비적 토대를 이루고 있다”(58쪽). 이런 까닭에 여성 혐오는 제도적으로 권리가 배제되어 “시민성조차 인정받지 못하”(나라, 230쪽)는, 심지어 최근에는 보수 기독교 세력이 광적인 혐오의 대상으로 삼는 성소수자 문제를 사고하게 만든다. 여성이 약자 혹은 타자의 다른 이름으로서 배제되고 억압받아온 역사를 이제는 바꿔야 한다면, 여성 혐오와 함께 이주민, 장애인, 성소수자 등의 약자 혐오를 아울러 생각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하지만, 혐오는 간단하게 설명되는 감정이 아니다
혐오는 ‘나’의 경계선을 관리하고 주체가 되는 데 필수적인 감정인 동시에, 부정적인 기능과 효과 이외에도 유용한 가능성 역시 잠재되어 있는 감정이다. 이 책은 혐오라는 부정적 감정과 행위를 도덕적으로만 판단하지 말고 혐오라는 격렬한 감정이 무슨 일을 하는지에 주목해볼 것을 권한다. 단순한 멸시나 비하, 조롱이라기에 지금 이곳의 혐오 감정, 혐오 행위는 열정적이다. 무장단체의 테러리스트가 될 정도의 독한 결심을 품은 감정은 자기 존재를 거는 주체적인 행위로 읽어볼 여지가 있다고 제안하는 임옥희는 혐오를 “주체화의 열정”(56쪽)으로 설명한다. 혐오라는 부정적인 감정이 신자유주의 시대의 노동자, 남성 중심 사회의 여성, 기독교 중심 사회의 ‘이교도’ 등에게는 필수적인 생존전략과 같은 “유익한 정치성”(53쪽)으로 기능하기도 하는 점을 들며, 혐오라는 감정을 다층적으로 사유할 필요가 있음을 강조한다. 한편 루인은 트랜스젠더퀴어의 경우를 예로 들며 혐오는 “관계를 구축하기 위해 자신의 몸을 날카롭게 인식하는 과정”(224쪽)이기 때문에, 세계와 내가 만나는 방식을 사유할 분석틀을 제공해주는 측면이 있다고 말한다. 혐오의 양상으로 발현되기 전에는 이 강렬한 감정이 근본적으로 부정적인 의미를 갖는 것은 아니며, 폭력과는 다른 주체적인 힘이 될 수 있음을 조심스레 읽어낼 필요가 있다는 의미다.


‘여성 혐오’의 출구는 있는가
여섯 명의 필자는 오늘 우리가 마주한 ‘혐오’라는 표정의 한국사회를 어떻게 헤쳐나가야 하는지에 관해 여섯 가지 목소리를 들려준다. 임옥희는 여성을 혐오하게 만든 “마법적인 힘”(58쪽)을 여성들이 되찾기를 바라며 바로 거기서 혐오의 위협을 동결시킬 가공할 위력을 기대한다. 연세대 ‘논지당’ 사건에서 여학생 휴게실을 둘러싸고 일어난 남성 역차별론을 비판적으로 분석하는 시우는 “남성과 여성이라는 이분화된 차이를 넘어 다양한 젠더 간의 차이를 고려”(154쪽)하는 페미니스트 성평등 논의를 통해 진정한 의미의 변화를 요청한다. 페미니즘은 분과 학문이 아니라 ‘인식론’임을 상기시키는 정희진은 “남성의 언어를 상대화하고 재해석”(94쪽)하는 일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또한 “계급?연령?인종적 소수자, 환자, 장애인이나 성소수자 같은 사회적 약자에 대한 무시와 억압, 착취, 혐오는 남성이 여성에게 한 행위를 기준으로 삼고 ‘배운’ 것”(정희진, 115쪽)임을 고려할 때 우리가 문제 삼아야 할 ‘여성 혐오’는 생각보다 넓다. 이런 점에서 여성 혐오와 성소수자 혐오가 서로에게 시사하는 바에 주목하는 나라는 “형식적인 평등”과 “제도적 인정”(230쪽)만을 쟁취하려 하기보다 “혐오가 파괴하는 누군가의 존엄과 나의 존엄”(255쪽) 사이의 연결성에 주목해볼 것을 당부한다.


기획의 말

‘여성 혐오’는 불과 2014년까지만 해도 한국사회에서는 낯선 말이었다. ‘여성’과 ‘혐오’의 합성명사로서 누구나 그 뜻은 알고 있었지만 익숙한 용어는 아니었다. ‘여성 혐오증’이 있었다는 역사 인물의 이야기 혹은 몇몇 고전문학이나 예술작품이 ‘여성 혐오적’이라는 비평은 있었지만 서양 문화권에서나 존재할 법한 말의 번역어 같았다. 그러던 이 말이 2015년 지금 한국사회에 새로운 얼굴로 등장했다.
이 책 『여성 혐오가 어쨌다구?: 벌거벗은 말들의 세계』는 현실문화가 펴내는 ‘우리 시대의 질문’ 시리즈의 두 번째 권으로, ‘여성 혐오’라는 프리즘을 통해 우리 삶에 그늘을 드리우고 있는 ‘혐오’라는 거대한 괴물의 몸뚱어리를 확인해보자는 취지로 시작된 기획이다. 혐오는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어떤 다양한 판본을 갖는지, ‘여성’은 어떤 사람들인지, ‘혐오’ 라는 강렬한 감정은 무슨 일을 하는지 등을 살펴보는 동안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세계는 지금껏 숨겨왔던 진짜 모습을 드러내지 않을까. 여성 혐오를 입구 삼아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혐오 사회’를 들여다보고 질문할 때라고 생각했다.

여섯 명의 필자가 긴급하게 그리고 절실하게 우리의 기획에 응답했다.
여성학 연구자 윤보라는 [김치녀와 벌거벗은 임금님들: 온라인 공간의 여성 혐오]에서 여성 혐오 현상을 둘러싼 인식 틀의 정당성을 문제 삼으며, 이 현상이 여성에 대한 몇 가지 부정적 유형에 여성을 자의적으로 끼워 넣는 작업임을 밝힌다.
정신분석학과 페미니즘을 연구해온 임옥희는 [주체화, 호러, 재마법화]에서 글로벌 신자유주의 시대에 젠더 무의식이 어떤 과정과 변형을 거치는지를 살피며, 혐오를 끔찍하리만치 강력한 힘에 대한 두려움으로 읽어내고, 여성이 가진 바로 그 강력한 힘에서 혐오를 동결시킬 마법적인 힘을 기대해볼 수 있다고 한다.
여성학, 평화학을 연구하는 ‘메타 젠더주의자’ 정희진은 [언어가 성별을 만든다]에서 여성에게 언어가 있는가라는 질문을 던지며, 타자로서 여성이 만들어지는 과정에서 여성의 경험과 역사가 지식으로 공유되지 않고 전수되지 않고 있는 상황을 숙지할 것을 당부한다.
문화연구자 시우는 [다른 목소리로: 남성 피해자론 및 역차별 주장 분석하기]에서 연세대 ‘논지당 사건’에서 나타난 남성 역차별 주장과 피해자론을 파고들며, 남성 간 차이를 은폐하는 남성 역차별 담론의 숨은 기능을 비판적으로 폭로하고, 젠더 정치학과 페미니즘의 방향성을 묻는다.
퀴어 연구자인 루인은 [혐오는 무엇을 하는가: 트랜스젠더퀴어, 바이섹슈얼 그리고 혐오 아카이브]에서 혐오가 어떤 주체를 만들어내는지에 초점을 두며, 혐오를 자기와 세계가 조우하는 방식의 분석 틀로 삼아보자고 제안한다. 민감하고 복잡한 혐오 양상을 독해하는 이 글은 우리 모두를 혐오의 당사자로 소환한다.
마지막으로, 성소수자 인권운동가 나라는 [누군가의 삶에 반대한다?: 성소수자 운동이 마주한 혐오의 정치세력화]에서 정치적으로 성장한 혐오 세력과 싸워오고 있는 성소수자 운동의 동학을 추적하며, 약자를 속죄양 삼는 혐오 정치를 비판하는 동시에, 여성, 이주자, 성소수자 등 손쉬운 먹잇감을 찾는 다양한 혐오에 대항하는 연대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여섯 편의 글은 ‘여성 혐오’ 사태를 한목소리로 비판하지 않으며, 단일한 돌파구 찾기를 도모하지 않는다. 서로 겹치고 마주치고 맞서고 스치는 가운데 여섯 편의 글은 ‘여성 혐오’의 입체적인 윤곽을 보여주며 한국 사회의 맨얼굴을 드러낸다. 눈앞에 드러난 하나의 사건을 통해 세밀하게 짜인 세상의 문법과 숨어 있는 구조를 성찰하고, 그 구조와 법이 재생산해낼 미래의 사건들을 내다보는 독서가 되기를 바란다. “주인의 연장으로는 주인의 집을 허물 수 없으리라”던 흑인 레즈비언 시인이자 인권운동가 오드리 로드의 말처럼, 분노한다면 이제 벌거벗은 말들이 넘실대는 이 세계를 허물기 위해 자기만의 연장을 갖출 때다.

현실문화 편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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