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귀본 살인사건

페이지 셸턴 지음 | 나무옆의자 펴냄

희귀본 살인사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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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간일

2018.1.12

페이지

368쪽

이럴 때 추천!

일상의 재미를 원할 때 읽으면 좋아요.

#셰익스피어 #스코틀랜드 #에든버러 #초판본

상세 정보

따뜻하고 유쾌한 책을 읽고 싶을 때
미국에서 온 책벌레 탐정의 마법같은 추리 소설

사라진 셰익스피어 초판본과 의문의 죽음!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 작가 페이지 셸턴의
유쾌하고 사랑스러운 책방 미스터리

독자를 순식간에 매혹적인 책의 세계로 빨아들이는 마법 같은 추리소설!

‘스코틀랜드 책방’ 시리즈, ‘위험한 활자’ 시리즈, ‘시골풍 요리 학교’ 시리즈, ‘농부 직거래 장터’ 시리즈 등 사랑스러우면서도 흥미진진한 코지 미스터리 소설을 왕성하게 써내고 있는 베스트셀러 작가 페이지 셸턴의 『희귀본 살인사건』(원제: The Cracked Spine)이 나무옆의자에서 출간되었다. 스코틀랜드 책방 미스터리 시리즈의 첫 작품으로 미국에서 온 20대 아가씨가 스코틀랜드 에든버러의 고서점에서 일하며 겪는 사건과 모험을 그렸다.
모험이라곤 해본 적이 없는 딜레이니 니콜스는 우연히 본 구인 광고에 이끌려 지구 반대편 스코틀랜드 에든버러에 있는 한 책방에서 일하게 된다. 수수께끼 같은 신사 에드윈이 운영하는 고서점 ‘갈라진 책’은 책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열광할 수밖에 없는 것들로 가득 차 있다. 게다가 유서 깊은 도시 에든버러에서 만나는 모든 것이 마냥 신기하고 호기심을 자극한다.
하지만 딜레이니가 새로운 세계에 적응하기도 전에 책방의 귀중한 유물 하나가 분실되고, 에드윈의 여동생이 잔인하게 살해되는 사건이 벌어진다. 분실물이라면 몰라도 살인자까지 찾아다니게 될 줄은 꿈에도 몰랐던 그녀는 자신의 직장을 지키고 새로운 친구들을 보호하기 위해 사건 뒤에 숨은 진실을 파헤쳐가는데…

“환상적이지만 사악한 기운이 감도는 땅, 에든버러에 온 것을 환영합니다.”
딜레이니는 미국 캔자스 주 시골 농장 출신으로 캔자스 대학에서 문학과 역사를 전공하고 위치타의 박물관에서 일해왔다. 눈에 띄는 빨간 머리가 늘 신경 쓰이고, 책 속의 인물들이 말을 걸어오는 통에 잠깐씩 멍해지기도 하지만 도서관과 박물관처럼 사방이 벽으로 둘러싸인 공간에서 책과 유물에 빠져 있을 때 최고의 행복을 느끼는 책벌레이자 애서가다. 그런 그녀가 박물관의 인원 감축으로 갑자기 해고되어 무언가 새로운 것을 갈망하던 바로 그때, 에든버러의 책방 구인 광고가 딱 맞게 날아와 꽂힌다.

구인: 왕과 왕비, 그리고 왕자와 거지 같은 이들이 사용해온 책상 앞, 편안하고 안전한 자리에 앉아 세상을 여행하고 싶은 대담한 모험가를 찾습니다. 책과 희귀 원고를 취급하는 소박한 서점에서 잃어버렸다고 생각되는 것들을 찾아내고, 갈 곳 잃은 물건들을 올바른 주인에게 돌려주는 작업을 도와줄 예리하고 지적인 조사관을 구합니다. 이 다중 직책은 당신을 상상도 하지 못했던 곳으로 데려가줄 겁니다.

책 속에서 떠나는 여행은 너무나 익숙하지만 실제 생활에서는 모험이라곤 해본 적이 없는 그녀는 이참에 에든버러로 취업 이주를 결심한다. 생활 터전이 바뀌는 엄청난 변화를 감당해야 하지만 그곳만큼 자신에게 잘 맞는 일자리도 없다고 생각했다.
소설 초반에는 딜레이니가 이국의 낯선 도시에 도착해 겪는 문화적 충격과 흥분, 새로운 직장에 대한 기대와 설렘이 생동감 있게 그려진다. 여행 책자로만 보았던 에든버러의 고성들, 어느 하나 예술 아닌 것이 없는 건축물, 특색 있는 골목과 상점, 그리고 그 속에 깃들어 있는 신비로우면서 무시무시한 이야기. 달라진 자동차의 통행방향과 종종 알아들을 수 없는 스코틀랜드 방언도 그녀가 적응해야 하는 것들이다.
딜레이니가 일하게 된 책방 ‘갈라진 책’은 상상했던 대로 수많은 책으로 둘러싸여 있다. 더 놀라운 건 책방 옆에 딸린 창고다. 그곳에는 책방과는 비교할 수 없이 많은 책이 정리되지 않은 채 쌓여 있고, 책 이외에도 온갖 오래된 물건들과 유물들이 세심한 관리자의 손길을 기다리며 마구잡이로 뒤섞여 있다. 모으는 취미는 있으나 정리에는 소질이 없는 주인을 그대로 보여주는 동시에 딜레이니가 고용된 이유를 말해주는 광경이기도 하다. 함께 일하는 사람들도 독특하다. 서점 주인 에드윈은 예상대로 지적이면서도 수수께끼로 가득 찬 인물이고, 늘 조그만 개 헥터를 데리고 다니는 로지 아줌마는 기운차고 다정다감하며, 연극배우로 활동하는 열아홉 살의 대학생 햄릿은 어른스러우면서 위트 있는 매력적인 청년이다.
귀족 재력가들의 비밀 경매는 딜레이니를 또 한 번 놀라게 한다. 에드윈은 ‘살코기 시장 묶음’(설립자 중 한 명이 예전에 도살장과 푸줏간이 모여 있던 골목에 살았던 데서 비롯된 이름)이라는 회합에 속해 있는데, 선대 때부터 대대로 친분을 유지해온 이들은 정기적으로 성이나 저택 등의 비밀스러운 장소에 모여 희귀본과 고미술품을 거래한다. 그녀는 서점 일을 시작한 바로 그날 에드윈과 경매장에 동행해 멤버들과 인사를 나누고 ‘갈라진 책’의 직원 자격으로 모임의 일원이 된다.
그런데 이날 오기로 했다는 에드윈의 동생 제니가 끝내 참석하지 않았는데, 그녀는 그날 저녁 자신의 집에서 살해된 채로 발견된다. 시신을 발견한 사람은 에드윈이었다. 그리고 에드윈이 제니에게 맡긴 책, 셰익스피어 2절 초판본(First Folio)도 사라지고 없었다. 맙소사, 2절 초판본이라니! 셰익스피어(1564~1616) 사후인 1623년에 두 명의 친구에 의해 2절판으로 간행된 최초의 셰익스피어 전집, 현재 200여 권만이 남아 있고 모든 판본의 소재가 밝혀져 있는 희귀본이 아닌가. 에드윈은 어떻게 이토록 귀한 판본을 손에 넣은 것일까. 뭔가 불법적인 방법이 동원된 것은 아닌가. 그런 책을 서점의 수장고에 고이 보관하지 않고 어째서 제니에게 맡긴 것일까. 의문이 꼬리를 문다. 어쨌거나 제니가 죽은 것은 명백히 2절 초판본과 관련이 있었다. 누군가 제니를 살해하고 셰익스피어를 가져간 것이 틀림없었다.
마약중독자였던 제니는 가족의 골칫덩이로 불안정하게 살아오다 최근에 에드윈과 관계가 호전되어 그의 사업에도 참여한 터였다. 에드윈이 동생을 중독에서 벗어나게 하기 위해 자신의 일을 맡기려 했으며 신뢰의 증거로 2절판을 보관하게 한 것이다. 그러다 남매 사이가 다시 나빠졌고 제니가 책을 보관하고 있는 곳을 알려주지 않자 얼마 전에는 두 사람이 크게 언쟁을 벌이기도 했다. 그리고 경매가 있던 날 제니는 살해되었다.

미국에서 온 애서가 탐정의 지적이고 위트 넘치는 모험
“당신을 상상도 하지 못했던 곳으로 데려가 줄” 거라는 서점의 광고 문구는 빈말이 아니었다. 새로운 나라와 새 직장에 적응하기도 전에 맞닥뜨린 살인사건. 물론 경찰이 조사를 하지만 딜레이니는 에드윈을 돕고 싶은 마음에서, 그리고 많은 의문에 대한 답을 스스로 찾고 싶어서 사건을 추적하기 시작한다. 게다가 경찰은 2절판에 대해서는 전혀 모르고 있고 당분간은 몰라야 한다. 경찰이 2절판이 사라진 걸 알게 되면 책의 입수 경위와 경매에 얽힌 이야기까지 밝혀야 하는데, 그럴 경우 살코기 시장 멤버 모두가 경찰 조사를 받아야 할 수도 있으며, 이는 에드윈이 절대로 원치 않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딜레이니는 특유의 대범함과 솔직함으로 제니의 친구들과 이웃들, 특히 살코기 시장 멤버들을 만나 영리하고 재치 있게, 때로는 끈질기게 질문을 던진다. 2절판을 입수해 에드윈에게 판매한 버크, 눈에 멍이 든 채 경매에 왔던 제니의 전 연인 먼로, 제니보다 먼저 먼로를 사랑했던 주느비에브. 한 사람씩 따져보면 모두가 의심을 살 만한 점이 있었다. 누군가는 2절판을 노리고 친구를 배신했을 수도 있으며, 누군가는 옛 감정의 앙금 때문에 범행을 저질렀을 수도 있다. 제니와 같은 건물에 사는 이웃으로 늘 민망한 가운 차림으로 딜레이니를 놀래키는 그레고리는 사건 전날 제니를 방문한 사람이 있었고 그와 심하게 다투는 소리가 났다며 방문자의 인상착의를 말해주는데, 놀랍게도 그는 햄릿을 연상시킨다. 햄릿은 본인이 제니를 찾아갔었다고 진작에 밝혔고 로지나 에드윈은 그가 제니를 죽였을 리 없다고 굳게 믿지만 경찰은 햄릿을 유력한 용의자로 보고 있는 것 같다. 이들 가운데 진짜 범인이 있는지, 아니면 또 다른 의외의 인물이 진범인지, 그리고 사라진 2절판은 다시 돌아올 수 있을지를 추론해내는 극적 재미와 긴장감은 마지막 장까지 이어진다.

『희귀본 살인사건』은 책방 직원 딜레이니가 살인사건 이후 스스로 탐정이 되어 낯선 도시를 누비며 사건 현장을 조사하고 이웃을 탐문하며 혐의가 있을 법한 인물들을 찾아다니는 과정을 거치면서 흥미진진한 추리소설의 골격을 갖추게 된다. 딜레이니가 직업적인 탐정이나 전문 수사관이 아니라 평범한 사람이라는 점, 살인사건을 다루더라도 폭력적이거나 자극적이지 않고, 사건의 스케일이 크지 않으며 소박한 공간을 배경으로 한다는 점에서 『희귀본 살인사건』은 전형적인 코지 미스터리(cozy mystery) 소설이다. 더욱이 문학과 역사 속 일화들이 촘촘히 얽혀 있고, 이방인의 눈으로 오래된 도시의 여러 공간을 새롭게 발견하며, 주인공과 주변 인물들 사이에 유쾌하고 다정한 교감이 일어난다는 점에서 더없이 사랑스럽고 매력적인 작품이다.
딜레이니가 사건의 진상을 밝히려는 이유는 살인자를 알아내고 잃어버린 책을 찾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보다는 자신의 새 직장을 지키고 새로 생긴 친구들을 보호하기 위해서다. 그 과정에서 에든버러가 새로운 고향이 되고, 그녀가 새 사회의 진정한 일원으로 받아들여지는 모습을 지켜보는 것도 독자로서 흐뭇한 일일 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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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언급한 게시물10

문달님의 프로필 이미지

문달

@umzv5dsqw8lk

무겁고 속도감 있는 추리소설을 기대한 탓인지는 몰라도 이 소설은 너무 재미없고 지루하기만 하다. 살인사건이라는 제목이 붙어 있지만 살인사건이 아닌 그 외적인 것에 초점이 맞춰진 느낌이고, 주인공 성격이 너무 별로다. 오지랖이 넓고 여기저기 들쑤시기 좋아하는 캐릭터 같달까. 특유의 말투들도 별로고 정말 정말 내 취향이 아니다.

희귀본 살인사건

페이지 셸턴 지음
나무옆의자 펴냄

읽었어요
2022년 2월 27일
0
마경림님의 프로필 이미지

마경림

@makyungrim

2월달 플라이북 플러스 도서
미스터리 소설의 반전,서스펜스,빠른 전개 등의 요소를 전혀 느낄수 없는 책
그저그런 밋밋한 내용

희귀본 살인사건

페이지 셸턴 지음
나무옆의자 펴냄

2019년 8월 17일
0
시린님의 프로필 이미지

시린

@shirin

_
<아무튼 스릴러>를 읽고 코지 미스터리라는
장르가 생소하고 신기해서 고른 책.
그러나 cozy하지도 mysterious 하지도 않은
지루한 책이었다. 등장인물들도 밋밋하고,
스코틀랜드가 제일 매력적이었다.
범인과 배경이 궁금해서 기어코 완독했는데
으으으음, 끝까지 별로였어... 엉엉.

희귀본 살인사건

페이지 셸턴 지음
나무옆의자 펴냄

2019년 4월 25일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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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진 셰익스피어 초판본과 의문의 죽음!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 작가 페이지 셸턴의
유쾌하고 사랑스러운 책방 미스터리

독자를 순식간에 매혹적인 책의 세계로 빨아들이는 마법 같은 추리소설!

‘스코틀랜드 책방’ 시리즈, ‘위험한 활자’ 시리즈, ‘시골풍 요리 학교’ 시리즈, ‘농부 직거래 장터’ 시리즈 등 사랑스러우면서도 흥미진진한 코지 미스터리 소설을 왕성하게 써내고 있는 베스트셀러 작가 페이지 셸턴의 『희귀본 살인사건』(원제: The Cracked Spine)이 나무옆의자에서 출간되었다. 스코틀랜드 책방 미스터리 시리즈의 첫 작품으로 미국에서 온 20대 아가씨가 스코틀랜드 에든버러의 고서점에서 일하며 겪는 사건과 모험을 그렸다.
모험이라곤 해본 적이 없는 딜레이니 니콜스는 우연히 본 구인 광고에 이끌려 지구 반대편 스코틀랜드 에든버러에 있는 한 책방에서 일하게 된다. 수수께끼 같은 신사 에드윈이 운영하는 고서점 ‘갈라진 책’은 책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열광할 수밖에 없는 것들로 가득 차 있다. 게다가 유서 깊은 도시 에든버러에서 만나는 모든 것이 마냥 신기하고 호기심을 자극한다.
하지만 딜레이니가 새로운 세계에 적응하기도 전에 책방의 귀중한 유물 하나가 분실되고, 에드윈의 여동생이 잔인하게 살해되는 사건이 벌어진다. 분실물이라면 몰라도 살인자까지 찾아다니게 될 줄은 꿈에도 몰랐던 그녀는 자신의 직장을 지키고 새로운 친구들을 보호하기 위해 사건 뒤에 숨은 진실을 파헤쳐가는데…

“환상적이지만 사악한 기운이 감도는 땅, 에든버러에 온 것을 환영합니다.”
딜레이니는 미국 캔자스 주 시골 농장 출신으로 캔자스 대학에서 문학과 역사를 전공하고 위치타의 박물관에서 일해왔다. 눈에 띄는 빨간 머리가 늘 신경 쓰이고, 책 속의 인물들이 말을 걸어오는 통에 잠깐씩 멍해지기도 하지만 도서관과 박물관처럼 사방이 벽으로 둘러싸인 공간에서 책과 유물에 빠져 있을 때 최고의 행복을 느끼는 책벌레이자 애서가다. 그런 그녀가 박물관의 인원 감축으로 갑자기 해고되어 무언가 새로운 것을 갈망하던 바로 그때, 에든버러의 책방 구인 광고가 딱 맞게 날아와 꽂힌다.

구인: 왕과 왕비, 그리고 왕자와 거지 같은 이들이 사용해온 책상 앞, 편안하고 안전한 자리에 앉아 세상을 여행하고 싶은 대담한 모험가를 찾습니다. 책과 희귀 원고를 취급하는 소박한 서점에서 잃어버렸다고 생각되는 것들을 찾아내고, 갈 곳 잃은 물건들을 올바른 주인에게 돌려주는 작업을 도와줄 예리하고 지적인 조사관을 구합니다. 이 다중 직책은 당신을 상상도 하지 못했던 곳으로 데려가줄 겁니다.

책 속에서 떠나는 여행은 너무나 익숙하지만 실제 생활에서는 모험이라곤 해본 적이 없는 그녀는 이참에 에든버러로 취업 이주를 결심한다. 생활 터전이 바뀌는 엄청난 변화를 감당해야 하지만 그곳만큼 자신에게 잘 맞는 일자리도 없다고 생각했다.
소설 초반에는 딜레이니가 이국의 낯선 도시에 도착해 겪는 문화적 충격과 흥분, 새로운 직장에 대한 기대와 설렘이 생동감 있게 그려진다. 여행 책자로만 보았던 에든버러의 고성들, 어느 하나 예술 아닌 것이 없는 건축물, 특색 있는 골목과 상점, 그리고 그 속에 깃들어 있는 신비로우면서 무시무시한 이야기. 달라진 자동차의 통행방향과 종종 알아들을 수 없는 스코틀랜드 방언도 그녀가 적응해야 하는 것들이다.
딜레이니가 일하게 된 책방 ‘갈라진 책’은 상상했던 대로 수많은 책으로 둘러싸여 있다. 더 놀라운 건 책방 옆에 딸린 창고다. 그곳에는 책방과는 비교할 수 없이 많은 책이 정리되지 않은 채 쌓여 있고, 책 이외에도 온갖 오래된 물건들과 유물들이 세심한 관리자의 손길을 기다리며 마구잡이로 뒤섞여 있다. 모으는 취미는 있으나 정리에는 소질이 없는 주인을 그대로 보여주는 동시에 딜레이니가 고용된 이유를 말해주는 광경이기도 하다. 함께 일하는 사람들도 독특하다. 서점 주인 에드윈은 예상대로 지적이면서도 수수께끼로 가득 찬 인물이고, 늘 조그만 개 헥터를 데리고 다니는 로지 아줌마는 기운차고 다정다감하며, 연극배우로 활동하는 열아홉 살의 대학생 햄릿은 어른스러우면서 위트 있는 매력적인 청년이다.
귀족 재력가들의 비밀 경매는 딜레이니를 또 한 번 놀라게 한다. 에드윈은 ‘살코기 시장 묶음’(설립자 중 한 명이 예전에 도살장과 푸줏간이 모여 있던 골목에 살았던 데서 비롯된 이름)이라는 회합에 속해 있는데, 선대 때부터 대대로 친분을 유지해온 이들은 정기적으로 성이나 저택 등의 비밀스러운 장소에 모여 희귀본과 고미술품을 거래한다. 그녀는 서점 일을 시작한 바로 그날 에드윈과 경매장에 동행해 멤버들과 인사를 나누고 ‘갈라진 책’의 직원 자격으로 모임의 일원이 된다.
그런데 이날 오기로 했다는 에드윈의 동생 제니가 끝내 참석하지 않았는데, 그녀는 그날 저녁 자신의 집에서 살해된 채로 발견된다. 시신을 발견한 사람은 에드윈이었다. 그리고 에드윈이 제니에게 맡긴 책, 셰익스피어 2절 초판본(First Folio)도 사라지고 없었다. 맙소사, 2절 초판본이라니! 셰익스피어(1564~1616) 사후인 1623년에 두 명의 친구에 의해 2절판으로 간행된 최초의 셰익스피어 전집, 현재 200여 권만이 남아 있고 모든 판본의 소재가 밝혀져 있는 희귀본이 아닌가. 에드윈은 어떻게 이토록 귀한 판본을 손에 넣은 것일까. 뭔가 불법적인 방법이 동원된 것은 아닌가. 그런 책을 서점의 수장고에 고이 보관하지 않고 어째서 제니에게 맡긴 것일까. 의문이 꼬리를 문다. 어쨌거나 제니가 죽은 것은 명백히 2절 초판본과 관련이 있었다. 누군가 제니를 살해하고 셰익스피어를 가져간 것이 틀림없었다.
마약중독자였던 제니는 가족의 골칫덩이로 불안정하게 살아오다 최근에 에드윈과 관계가 호전되어 그의 사업에도 참여한 터였다. 에드윈이 동생을 중독에서 벗어나게 하기 위해 자신의 일을 맡기려 했으며 신뢰의 증거로 2절판을 보관하게 한 것이다. 그러다 남매 사이가 다시 나빠졌고 제니가 책을 보관하고 있는 곳을 알려주지 않자 얼마 전에는 두 사람이 크게 언쟁을 벌이기도 했다. 그리고 경매가 있던 날 제니는 살해되었다.

미국에서 온 애서가 탐정의 지적이고 위트 넘치는 모험
“당신을 상상도 하지 못했던 곳으로 데려가 줄” 거라는 서점의 광고 문구는 빈말이 아니었다. 새로운 나라와 새 직장에 적응하기도 전에 맞닥뜨린 살인사건. 물론 경찰이 조사를 하지만 딜레이니는 에드윈을 돕고 싶은 마음에서, 그리고 많은 의문에 대한 답을 스스로 찾고 싶어서 사건을 추적하기 시작한다. 게다가 경찰은 2절판에 대해서는 전혀 모르고 있고 당분간은 몰라야 한다. 경찰이 2절판이 사라진 걸 알게 되면 책의 입수 경위와 경매에 얽힌 이야기까지 밝혀야 하는데, 그럴 경우 살코기 시장 멤버 모두가 경찰 조사를 받아야 할 수도 있으며, 이는 에드윈이 절대로 원치 않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딜레이니는 특유의 대범함과 솔직함으로 제니의 친구들과 이웃들, 특히 살코기 시장 멤버들을 만나 영리하고 재치 있게, 때로는 끈질기게 질문을 던진다. 2절판을 입수해 에드윈에게 판매한 버크, 눈에 멍이 든 채 경매에 왔던 제니의 전 연인 먼로, 제니보다 먼저 먼로를 사랑했던 주느비에브. 한 사람씩 따져보면 모두가 의심을 살 만한 점이 있었다. 누군가는 2절판을 노리고 친구를 배신했을 수도 있으며, 누군가는 옛 감정의 앙금 때문에 범행을 저질렀을 수도 있다. 제니와 같은 건물에 사는 이웃으로 늘 민망한 가운 차림으로 딜레이니를 놀래키는 그레고리는 사건 전날 제니를 방문한 사람이 있었고 그와 심하게 다투는 소리가 났다며 방문자의 인상착의를 말해주는데, 놀랍게도 그는 햄릿을 연상시킨다. 햄릿은 본인이 제니를 찾아갔었다고 진작에 밝혔고 로지나 에드윈은 그가 제니를 죽였을 리 없다고 굳게 믿지만 경찰은 햄릿을 유력한 용의자로 보고 있는 것 같다. 이들 가운데 진짜 범인이 있는지, 아니면 또 다른 의외의 인물이 진범인지, 그리고 사라진 2절판은 다시 돌아올 수 있을지를 추론해내는 극적 재미와 긴장감은 마지막 장까지 이어진다.

『희귀본 살인사건』은 책방 직원 딜레이니가 살인사건 이후 스스로 탐정이 되어 낯선 도시를 누비며 사건 현장을 조사하고 이웃을 탐문하며 혐의가 있을 법한 인물들을 찾아다니는 과정을 거치면서 흥미진진한 추리소설의 골격을 갖추게 된다. 딜레이니가 직업적인 탐정이나 전문 수사관이 아니라 평범한 사람이라는 점, 살인사건을 다루더라도 폭력적이거나 자극적이지 않고, 사건의 스케일이 크지 않으며 소박한 공간을 배경으로 한다는 점에서 『희귀본 살인사건』은 전형적인 코지 미스터리(cozy mystery) 소설이다. 더욱이 문학과 역사 속 일화들이 촘촘히 얽혀 있고, 이방인의 눈으로 오래된 도시의 여러 공간을 새롭게 발견하며, 주인공과 주변 인물들 사이에 유쾌하고 다정한 교감이 일어난다는 점에서 더없이 사랑스럽고 매력적인 작품이다.
딜레이니가 사건의 진상을 밝히려는 이유는 살인자를 알아내고 잃어버린 책을 찾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보다는 자신의 새 직장을 지키고 새로 생긴 친구들을 보호하기 위해서다. 그 과정에서 에든버러가 새로운 고향이 되고, 그녀가 새 사회의 진정한 일원으로 받아들여지는 모습을 지켜보는 것도 독자로서 흐뭇한 일일 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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