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범하지만 특별했던 어린 시절을 담은 만화가 김보통의 에세이. 입시를 포기하고 아무것도 하지 않으며 시간을 흘려보냈던 고등학교 시절, 태어날 때부터 공기처럼 익숙했던 가난과 '할 수 없는 것'과 '가질 수 없는 것'들로 이루어져 있던 세상을 담담하게 회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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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이 된다는 서글픈 일 내용 요약
『어른이 된다는 서글픈 일』(ISBN: 9791160401196)은 김보통이 한겨레출판을 통해 2018년 12월 10일 출간한 에세이로, 만화가이자 작가인 그의 첫 산문집이다. 『아만자』, 『D.P: 개의 날』로 주목받은 김보통은 네이버웹툰 『아직, 불행하지 않습니다』로 독자들과 소통하며, 이 책에서 “어른이 된다는 것은 사라지는 것들에 작별을 고하는 서글픈 일”이라는 메시지를 전한다. 스물다섯 편의 짧은 에세이는 어린 시절, 청춘, 어른의 삶을 통해 추억, 상실, 치유를 담는다. 약 2
배드민턴의 경우만이 아니었다. 많은 것들이 그랬다.
이기는 것보다 중요한 건 오래 하는 것이었고, 그보다 중요한 건 재미있어야 한다는 것이었다. 술래잡기건, 숨바꼭질이건 어느 한쪽만 겨속해서 이기면 곧장 '재미없어'가 선언되었다. 그러면 규칙을 바꿔야 했다. 잘하는 아이가 있는 편에선 못하는 아이를 데려갔고, 그래도 계속 '쫄리는 편'에겐 절대무적의 '깍두기'를 얹어주면서까지 균형을 맞추기 위해 노력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창여하는 모두의 재미였다.
그러다 언젠가부터 게임의 규칙이 바뀌었다. 그게 언제부터인지는 정확히 기억나지 않는다. 어느 순간부터 모두가 입을 모아 '이겨야만 한다'고 말하기 시작했다. 더 이상 한가하게 주거니 받거니를 할 수 없어졌다. 상대에게 치기 쉬운 코스로 셔틀콕을 보내주면, 상대는 죽을 힘을 다해 나의 사각을 노렸다. 황당한 표정으로 "이렇게 치면 재미가 없잖아."라고 말해봤자, 상대는 두 손을 번쩍 올린 채 "일 대 영!"이라고 말할 뿐이다. 지는 놈이 바보인 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사태는 더욱 심각해져 이제는 어느 누구도 재미에 대해 말하지 않는다. 나 역시도 재미 같은 건 생각하지 않는다. 중요한 건 '그래서 누가 이겼냐?'이다. 아무리 재미있어도 패배하면 의미가 없다. 실제로 없다기보다는 모두들 없다고 말한다.
뛰다보니 달리는 것에 익숙해졌다. 더 이상 관절이 아프지도 않았다. 고통에 익숙해진 것인지, 관절이 튼튼해진 것인지, 몸무게가 줄어든 것인지, 아니면 그 모든 것 때문인지 멍하니 딴생각을 하며 두세 시간씩 뛸 수 있게 되었다. 어쩌면 '진짜로 늦은 것' 따위는 없을지 모른다. 1등으로 완주를 하거나, 마라톤을 직업으로 삼는 것은 불가능할지 몰라도 어찌됐든 나는 끝까지 달릴 수 있었다.
어렴풋이 살아갈 방향 같은 것도 알 수 있었다. 누군가를 이기는 것은 중요한 것이 아니다. 기록을 단축하는 것도, 완주를 해내는 것도 정말 중요한 것은 아니다. 못할 것 같은 일, 이미 늦어버린 것 같은 일, 뒤처지는 것이 두려워 시작하지 못했던 일을 천천히 나의 속도로 해내는 것. 설령 완주하지 못해도 괜찮다. 기념품은 대회에 참가만 해도 받을 수 있으니까. 그것으로 됐다.
즐거운 마음으로 뛰듯이 걷는다. 걷다가 힘이 생기면 그때 뛰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