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관심과 소외가 아무렇지 않게 자리한 초등학교의 교실 풍경을 담담한 시선으로 살펴보고 있다. 그 속에서 너무 일찍 어른들의 관계를 닮아 버린 아이들의 모습을 보여 준다. 무관심, 끼리끼리, 소외, 단절이 만연한 교실에서 아이들은 ‘나와 아무 상관없는 일’이라는 말로 관계를 정의한다.
우리는 모두 기억을 먹고 산다.
”어렸을 때 엄마아빠랑 같이 놀러 갔잖아.“
”학원가는 길에 떡볶이랑 순대꼬지 먹은 거 기억나?“
”저번 여름에 제주도 갔는데 노을 본 거 좋았어.“
이렇게 우리는 모두 누군가와 기억을 나눠 먹는다.
그런데 아무와도 기억을 나눌 수가 없다면?
그건 살아 있는 걸까? 정말 살아만 있는 건 아닐까?
책의 배경은 5학년 5반 교실. 한 아이가 학교에 오지 않았다. 그런데 아무도 그 아이의 존재를 모른다. 이름, 성별, 사는 곳 등 아는 게 아무것도 없다. 아이가 혹시나 잘못되지는 않았을까 하는 마음으로 이야기를 따라갔다. 다행히 아이는 무사했고 할머니와 같이 있었다.
친구가 ‘나’에게 묻는다. “그럼 내일 학교에 오겠네?”
‘나’는 대답을 미룬다. 나 역시 대답할 수 없다. 그 아이가 학교에 올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