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향입니다 존중해주시죠

이수진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펴냄

취향입니다 존중해주시죠 (이수진 장편소설, 제4회 중앙장편문학상 수상작)

이 책을 읽은 사람

나의 별점

읽고싶어요
13,000원 10% 11,700원

책장에 담기

게시물 작성

문장 남기기

분량

보통인 책

출간일

2013.4.10

페이지

364쪽

상세 정보

'갈매기는 끼룩끼룩 운다'가 2010 현장비평가가 뽑은 올해의 좋은 소설에 선정되고, '머리 위를 조심해'가 2011 젊은 소설에 선정되며 일찌감치 문학성을 인정받은 작가 이수진의 장편소설. 취향에 관한 전면적인 질문을 던지며 제4회 중앙장편문학상을 수상한 작품으로, 진지한 주제와 참신한 설정, 익살맞은 문체로 심사위원들의 압도적인 지지를 받았다.

이 소설은 개개인의 서로 다른 취향에 대한 몰이해가 전체를 향한 폭력으로 발전하게 되는 문제를 건드리며, 사회적 소외와 열패감이 경제적인 문제를 넘어 존재하고 있음을, 루저라는 낙인이 지극히 개인적으로 이해되어야 하는 영역까지 침범했음을 꼬집는다. 이러한 문제의식은 거대한 스케일의 사건, 한 방을 제대로 날리는 굵직한 서사, 입심 좋은 변사를 떠올리게 하는 문체와 만나 완성도 끝판왕의 장편소설이 되었다.

헤어지자는 문자메시지 하나 남기고 완전히 사라진 '너'. 고양이를 좋아하고, 고양이에 미쳤고, 심지어 고양이 자체가 되길 바랐던 '너'. '나'는 이 '예쁘고 못돼 처먹은 너'에게 간도 쓸개도 다 내주며 사랑했는데 정작 '나'는 아무 영문도 모른 채 일방적으로 차이고 만다. 그러니까 모든 건 완벽한 해녀처럼 잠수를 탄 '너'를 찾기 위해 시작된 것이다. 바로 이 과정에서 '나'는 인류 취향의 역사를 바꿔놓기 위한 기괴한 미션에 참여하게 된다.

상세 정보 더보기

추천 게시물

서체님의 프로필 이미지

서체

@typeface

  • 서체님의 어린 왕자 게시물 이미지
📃 이 책을 어른에게 바친 것을 어린이들이 용서해주기를 바란다. 나름대로의 진지한 이유가 하나 있었다. 이 어른이 세상에서 가장 멋진 내 친구이기 때문이다. 또 다른 이유도 있었다. 그것은 이 어른이 모든 것을, 심지어 어린이를 위한 책까지 이해할 수 있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마지막 세 번째 이유도 있었는데, 이 어른이 파리에서 굶주리고 추위에 떨면서 살고 있어 위로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 모든 이유로도 충분하지 않다면, 나는 이 어른의 어렸을 적 어린이에게 이 책을 바치고 싶다. 모든 어른은 한때는 어린이였다.

📃 어른들 스스로는 늘 아무것도 이해하지 못한다. 언제나 어른들에게 설명해줘야 한다는 건 어린이들에게 참 피곤한 일이었다.

📃 내가 여러분들에게 소행성 B612호 행성에 대해서 구체적으로 말하고 그 행성의 번호까지 말해주는 것은 바로 어른들 때문이다. 어른들은 숫자를 좋아한다. 당신이 어른들에게 새로 사귄 친구에 대해 말하면 어른들은 절대로 중요한 것은 묻지 않는다. ‘그 친구의 목소리는 어떠니? 어떤 놀이를 좋아해? 그 친구는 나비를 모으니? 같은 질문들 말이다. 대신 이렇게 물을 것이다. ‘그 친구는 몇 살이니? 형제는 몇 명이나 있어? 몸무게는 얼마니? 그 친구의 아버지는 얼마나 버시니?’ 그러한 질문에 대한 답을 듣고 나면 그 친구를 안다고 생각한다.

📃 “너는 아직 나에게 다른 수만 명의 아이들과 똑같은 작은 아이일 뿐이야. 나는 네가 필요하지 않고, 너도 내가 필요하지 않지. 나도 너에게는 다른 수만 마리의 여우들과 똑같은 한 마리의 여우에 지나지 않아. 하지만 네가 나를 길들이면 우리는 서로를 필요로 하게 돼. 너는 나에게 단 하나뿐인 존재가 될 거고, 나는 너에게 이 세상에서 단 하나뿐인 존재가 되는거야….”

📃 “내 생활은 단조로워. 나는 닭을 사냥하고, 사람들은 나를 사냥하지. 모든 닭들은 비슷하게 생겼고, 모든 사람들도 비슷하게 생겼어. 그래서 난 조금 지루해. 하지만 네가 나를 길들인다면 내 생활은 햇빛을 받는 것처럼 환해질 거야. 나는 다른 모든 사람들의 발소리와 다른 네 발소리를 구별하게 되겠지. 다른 사람들의 발소리는 나를 다시 굴속으로 들어가게 할 거야. 하지만 네 발소리는 음악처럼 나를 굴 밖으로 불러낼 거야. 그리고 저기를 한 번 봐! 저기, 밀밭이 보이지? 나는 빵을 먹지 않아. 그래서 밀은 나에게 아무 쓸모가 없어. 밀밭을 보아도 머리에 아무것도 떠오르는 것이 없지. 정말 슬픈 일이야! 하지만 네 머리칼은 황금빛이잖아. 그래서 네가 나를 길들인다면 멋질 거야! 황금빛 밀밭을 보면 네가 생각날 테니까. 그리고 밀밭에서 부는 바람도 좋아하게 될거야….”

📃 “인내심이 아주 많아야 해.” 여우가 대답했다. “우선 내게서 조금 떨어져서 저기 풀밭에 앉아 있어. 나는 너를 곁눈으로 바라볼 거야. 너는 나한테 아무 말도 하면 안 돼. 말은 오해를 불러일으키거든. 하지만 너는 하루하루 나에게 조금씩 더 가까이 와서 앉을 수 있어….”

📃 “매일 같은 시간에 오는 게 좋겠어.” 여우가 말했다. “네가 만약 오후 네 시에 온다면, 나는 세 시부터 행복할 거야. 그리고 시간이 갈수록 더 행복해지겠지. 네 시가 되면 흥분으로 안절부절못할 거야. 그래서 행복이 얼마나 값진 것인지 알게 되겠지! 하지만 네가 아무 때나 오면, 난 언제 마음의 준비를 해야 할지 모를 거야…. 그래서 의식이 필요한 거야.”

📃 “너희들은 내 장미꽃과 전혀 닮지 않았어. 너희들은 아직 나에게 아무 존재도 아니야. 아무도 너희들을 길들이지 않았고 너희들도 아무도 길들이지 않았어. 너희들은 예전의 내 여우와 같아. 수만 마리의 다른 여우들과 비슷한 여우였지. 하지만 그 여우는 친구가 됐고, 이제 나에게는 이 세상에서 단 하나밖에 없는 여우가 됐어.”

장미꽃들은 몹시 마음이 상했다.

“너희들은 아름답지만 아무런 의미가 없어.” 어린 왕자가 말을 이었다. “아무도 너희들을 위해서 죽을 수는 없을 테니까. 물론 내 장미꽃도, 길을 지나가는 행인에게는 너희와 비슷한 장미꽃으로 보일 거야. 하지만 내게는 그 꽃만이 너희 모두보다 더 중요해. 왜냐하면 내가 그 장미꽃에 물을 주었기 때문이야. 내가 둥근 덮개를 씌워준 것도, 내가 바람막이로 보호해준 것도 그 꽃이기 때문이야. 그리고 그 꽃을 위해 내가 벌레도 잡아주었거든. 내가 불평하는 말이나 늘어놓는 자랑을 들어주고 가끔은 그저 입을 다물어준 건 오직 그 장미꽃뿐이야. 왜냐하면 내 장미꽃이니까.”

📃 “내 비밀을 알려줄게. 아주 간단해. 오직 마음으로 보아야 잘 보인다는 거야. 가장 중요한 것은 눈에 보이지 않아.”

어린 왕자

앙투안 드 생텍쥐페리 지음
열린책들 펴냄

2시간 전
0
로즈베리님의 프로필 이미지

로즈베리

@roseberry

  • 로즈베리님의 브로큰 컨트리 게시물 이미지

브로큰 컨트리

클레어 레슬리 홀 지음
북로망스 펴냄

읽었어요
2시간 전
0
로즈베리님의 프로필 이미지

로즈베리

@roseberry

  • 로즈베리님의 브로큰 컨트리 게시물 이미지
#오독완 #심야독서 #완독

브로큰 컨트리

클레어 레슬리 홀 지음
북로망스 펴냄

2시간 전
0

이런 모임은 어때요?

집으로 대여
지금 첫 대여라면 배송비가 무료!

상세정보

'갈매기는 끼룩끼룩 운다'가 2010 현장비평가가 뽑은 올해의 좋은 소설에 선정되고, '머리 위를 조심해'가 2011 젊은 소설에 선정되며 일찌감치 문학성을 인정받은 작가 이수진의 장편소설. 취향에 관한 전면적인 질문을 던지며 제4회 중앙장편문학상을 수상한 작품으로, 진지한 주제와 참신한 설정, 익살맞은 문체로 심사위원들의 압도적인 지지를 받았다.

이 소설은 개개인의 서로 다른 취향에 대한 몰이해가 전체를 향한 폭력으로 발전하게 되는 문제를 건드리며, 사회적 소외와 열패감이 경제적인 문제를 넘어 존재하고 있음을, 루저라는 낙인이 지극히 개인적으로 이해되어야 하는 영역까지 침범했음을 꼬집는다. 이러한 문제의식은 거대한 스케일의 사건, 한 방을 제대로 날리는 굵직한 서사, 입심 좋은 변사를 떠올리게 하는 문체와 만나 완성도 끝판왕의 장편소설이 되었다.

헤어지자는 문자메시지 하나 남기고 완전히 사라진 '너'. 고양이를 좋아하고, 고양이에 미쳤고, 심지어 고양이 자체가 되길 바랐던 '너'. '나'는 이 '예쁘고 못돼 처먹은 너'에게 간도 쓸개도 다 내주며 사랑했는데 정작 '나'는 아무 영문도 모른 채 일방적으로 차이고 만다. 그러니까 모든 건 완벽한 해녀처럼 잠수를 탄 '너'를 찾기 위해 시작된 것이다. 바로 이 과정에서 '나'는 인류 취향의 역사를 바꿔놓기 위한 기괴한 미션에 참여하게 된다.

출판사 책 소개

1억원 고료 제4회 중앙장편문학상 수상
소설을 읽는데 속이 뻥 뚫리는 소리가 났다!
평범하다고 굴욕 당했던 묵은 한이 풀린다


“오감을 자극하는 이 야릇한 소설은 눈과 머리 대신 온몸의 세포로 읽어야 한다”
-김별아(소설가)

헤어지자는 문자메시지 하나 남기고 완전히 사라진 ‘너’. 고양이를 좋아하고, 고양이에 미쳤고, 심지어 고양이 자체가 되길 바랐던 ‘너’. ‘나’는 이 ‘예쁘고 못돼 처먹은 너’에게 간도 쓸개도 다 내주며 사랑했는데 정작 ‘나’는 아무 영문도 모른 채 일방적으로 차이고 만다. 그러니까 모든 건 완벽한 해녀처럼 잠수를 탄 ‘너’를 찾기 위해 시작된 것이다. 바로 이 과정에서 ‘나’는 인류 취향의 역사를 바꿔놓기 위한 기괴한 미션에 참여하게 된다.
취향에 관한 전면적인 질문을 던지며 제4회 중앙장편문학상을 수상한 《취향입니다 존중해주시죠》는 진지한 주제와 참신한 설정, 익살맞은 문체로 심사위원들(이순원, 은희경, 방현석, 김동식, 김별아, 정이현, 조연정)의 압도적인 지지를 받았다. 이 소설은 개개인의 서로 다른 취향에 대한 몰이해가 전체를 향한 폭력으로 발전하게 되는 문제를 건드리며, 사회적 소외와 열패감이 경제적인 문제를 넘어 존재하고 있음을, 루저라는 낙인이 지극히 개인적으로 이해되어야 하는 영역까지 침범했음을 꼬집는다. 이러한 문제의식은 거대한 스케일의 사건, 한 방을 제대로 날리는 굵직한 서사, 입심 좋은 변사를 떠올리게 하는 문체와 만나 완성도 끝판왕의 장편소설이 되었다. “카타르시스로 샤워를 한 것처럼 속이 뻥 뚫린다"는 심사평처럼 이 작품은 2013년 가장 통쾌한 이야기로 독자들의 뇌리에 기억될 것이다.

중앙장편문학상이 찾아낸 보석 중의 보석
심심했던 심장을 다시 뛰게 할 입심 좋은 변사의 탄생!


《나의 토익 만점 수기》, 《트렁커》, 《책 사냥꾼을 위한 안내서》, 《아홉 번째 집 두 번째 대문》 등 동시대가 가장 필요로 하는 소설을 선보이며 한국 문단에 새로운 활기를 불어넣은 중앙장편문학상. 특히 이번 제4회 중앙장편문학상은 국내 모든 장편소설 문학상을 통틀어 역대 최다인 308편이 응모될 정도로 그 열기가 뜨거웠다. 모든 가능성을 열어둔 이 진검승부의 장에서 이수진 작가의 《취향입니다 존중해주시죠》는 작품 수가 많아 수상작을 고르기 어려울 거란 전망을 깨고, 심사위원들(이순원, 은희경, 방현석, 김동식, 김별아, 정이현, 조연정)의 압도적인 지지를 받으며 제4회 중앙장편문학상의 수상작으로 선정되었다. “취향에 관하여 이 작품이 내놓고 있는 질문은 이토록 전면적이다. 개성이 뚜렷한 인물과 한방을 제대로 날리는 굵직한 서사, 그리고 입심 좋은 변사를 떠올리게 하는 문체도 장편소설로서의 완성도를 극대화한다”는 심사평대로 이수진 작가는 우리 문학의 새로운 기대주가 되기에 충분하다.
수상자인 이수진 작가는 2009년 무등일보 신춘문예에 <원초적 취미>가 당선되며 등단한 후, 2009년 계간 《문학동네》에 발표한 <갈매기는 끼룩끼룩 운다>가 2010 현장비평가가 뽑은 올해의 좋은 소설에 선정되고, 2010년 계간 《자음과모음》에 발표한 <머리 위를 조심해>가 2011 젊은 소설에 선정되며 일찌감치 문학성을 인정받았다. “한국문학에서 보기 힘들었던 발랄함과 장르적 진지함을 보여준다”는 평을 들었던 이수진 작가는 《취향입니다 존중해주시죠》를 통해 완성도 높은 장편소설을 선보이며 제4회 중앙장편문학상의 주인공이 됐다. 정신적 소외자를 대변하는 소설을 쓰고 싶었다는 작가는 이 작품을 통해 평범했건 특이했건 취향 때문에 소외되고 굴욕 당한 적 있던 우리의 묵은 한을 풀어준다. 1억원 고료 중앙장편문학상이 자신 있게 추천하는, 심심했던 우리의 심장을 다시 뛰게 할 입심 좋은 변사의 탄생이다.

고양이를 싫어한다고, 평범하다고 사랑받을 자격도 없나?
취향의 민주주의를 선언하는 좌충우돌 모험담


《취향입니다 존중해주시죠》를 이해하는 핵심 단어는 단연 ‘취향’과 ‘버틀러’이다. 이 작품은 취향의 차이로 인해 여자 친구에게 일방적으로 차인 주인공이 ‘클럽 안티 버틀러’의 일원이 되면서 인류 취향의 역사를 구원하기 위한 온갖 사건에 휘말리게 되는 이야기이다. ‘버틀러’란 집사라는 뜻으로 고양이를 주인으로 모시고 스스로를 집사로 낮춰 부르는 애묘인을 뜻하는데, 이들은 자신의 취향을 특별하게 여기며 취향이 다른 사람들을 배타적으로 소외시키는 사람들을 대표한다.
이별 통보 후 아무 연락도 되지 않고 잠적한 여자 친구. 고양이를 사랑하다 못해 스스로 고양이가 되려 하는 그녀를 찾기 위해 주인공 한은 그녀가 잃어버린 것으로 추측되는 오드아이 고양이를 찾아 그녀가 속한 애묘인 정기모임에 참석한다. 하지만 이 모임에 그녀는 나오지 않고, 버틀러들의 냉대와 질시를 견디지 못한 주인공은 그들과 크게 싸운 뒤 쫓기듯 밖으로 뛰쳐나온다. 그리고 애묘인 모임을 염탐하려고 와있던 ‘클럽 안티 버틀러’ 회원 김B를 만나 클럽의 일원이 된다. 클럽장 곽과 원년 멤버 오와 김B, 그리고 새롭게 영입된 회원 한과 박과 남궁은 애묘인 대선후보 장국태를 ‘미스터 버틀러’라 칭하고 그를 낙선시키기 위한 3단계 미션을 수립한다. 그 과정에서 드러나는 회원들의 사연과 장국태를 저지하려는 현재의 사건들이 날줄과 씨줄처럼 촘촘히 얽힌다.
작품은 고양이에 관한 각종 트라우마가 있는 여러 인물들을 통해, 취향이란 그럴 듯한 이름 아래 누구나 폭력의 가해자 그리고 피해자가 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그리고 독자는 이 통쾌함과 뜨끔함 사이를 반복하며 “타인의 취향을 인정하는 일이 타인의 전 존재를 애정하는 일과 동시에 진행되는 것은 과연 가능한 일일까?”라고 하는 취향에 관한 전면적인 질문 앞에 우두커니 서게 된다. 이 만성화된 폭력의 세계에서 클럽 안티 버틀러의 회원들은 과연 미스터 버틀러의 음모를 파헤쳐 그를 저지하고, 그토록 바라던 취향의 민주주의를 쟁취할 수 있을 것인가.

비슷비슷한 루저 문학에 지친 독자들이여
참신한 상상력으로 무장한 특별한 취향 소설을 만끽하라


청년 취업이 어렵고 88만원 세대 담론이 유행처럼 번지면서, 국내소설계에는 소위 ‘루저 문학’이란 용어가 등장하며 주류를 형성하기 시작했다. 특히 젊은 신인 작가나 문학상 수상작에서 이런 경향이 두드러졌고, 동시대의 문제를 정면으로 다루며 젊은 독자들의 공감을 불러일으키는데 성공했다. 그러나 이 소설은 그 단계에서 한 발짝 더 나아간다.
이 작품은 사회적 소외와 열패감이 경제적인 문제를 넘어 존재하고 있음을, 그리고 루저라는 낙인이 지극히 개인적으로 이해되어야 하는 영역까지 침범했음을 밝힌다. 그런 점에서 《취향입니다 존중해주시죠》는 지겨운 음식만 먹던 이들의 입맛을 돋우는 산뜻한 봄나물처럼 반갑다. 이 작품은 그동안 우리가 주목하지 않았던 취향이라는 테마를 정면으로 다루며 다양한 이야기에 굶주려왔던 문학 독자들의 숨통을 틔워놓는다. 그동안 우리는 돈 때문에, 사랑 때문에, 정치 때문에, 가족 때문에 많은 상처를 받아왔다. 그러나 ‘상처 받았다’고 말할 수도 없는 문제, 그래서 더 ‘아팠던’ 상처들도 얼마나 많았던가! 취향 때문에 무시당했던 이 시대의 내밀한 상처들이 이제 이 작품을 통해 우르르 드러난다.
작고 소소한 것처럼 위장했지만, 실제로 이 소설의 스케일은 거대하고 서사도 굵직하다. 박람회장에 방화를 저지르고, 고양이 사료에 탈모를 촉진하는 약품을 넣는 등 미스터 버틀러의 대통령 당선을 막기 위해 벌이는 위험하고 아찔한 미션은 각 인물들이 가지고 있는 사연들과 유기적으로 결합하며 이야기의 힘을 한층 더 폭발시킨다. 여성의 섬세한 감각으로 남성적인 서사를 구사하는 이수진 작가는 이 소설로 한국 소설계의 가장 독특한 자리를 차지하게 될 것이다.

■ 심사평

평범하다는 이유로 여자 친구에게 일방적으로 차인 한 남자의 이야기로 시작하는 《취향입니다 존중해주시죠》는 ‘개인의 취향’이 ‘타인의 취향’과 어떻게 평화롭게 공존할 수 있는지에 대해 도발적으로 묻는 작품이다. 취향 때문에 소외당한 인물들이 펼치는 기괴한 사투는 통쾌하면서도 이미 우리에게 내면화된 배타성과 폭력성을 성찰하게 만든다. “네 취향은 절대로 내 취향이 될 수 없다”면 우리는 어떻게 서로의 취향을 인정하고 보호할 수 있을까. ‘타인의 취향’을 인정하는 일이 타인의 전 존재를 애정하는 일과 동시에 진행되는 것은 과연 가능한 일일까. 이 작품이 내놓은 질문은 이토록 전면적이다.
여기에 더하여 개성이 뚜렷한 인물과 한방을 제대로 날리는 굵직한 서사, 그리고 입심 좋은 변사를 떠올리게 하는 문체도 장편소설로서의 완성도를 극대화한다. 자진모리장단처럼 숨 가쁘게 휘몰아치는 익살맞은 문장이 결말을 향해 달려갈 땐, 카타르시스로 샤워를 한 것처럼 속이 뻥 뚫린다.
제4회 중앙장편문학상 심사위원
/ 이순원 은희경 방현석 김동식 김별아 정이현 조연정

무제한 대여 혜택 받기

현재 25만명이 게시글을
작성하고 있어요

나와 비슷한 취향의 회원들이 작성한
FLYBOOK의 더 많은 게시물을 확인해보세요.

지금 바로 시작하기

플라이북 앱에서
10% 할인받고 구매해 보세요!

지금 구매하러 가기

더 많은 글을 보고 싶다면?

게시물 더보기
웹으로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