젠더, 노동, 불평등, 사회 변화에 대해 꾸준히 목소리를 냈던 저널리스트 세라 자페는 이 책에서 이러한 '사랑이 노동'이 가진 신화를 폭로한다. 뛰어난 저널리스트인 그는 치밀한 조사와 방대한 참고자료를 수집하여 다양한 산업 분야에 종사하는 사람들을 만나 그들의 목소리를 들려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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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약
일은 당신을 사랑하지 않는다 (우리를 지치고 외롭게 만드는 사랑하는 일에 대하여) 내용 요약
《일은 당신을 사랑하지 않는다 (우리를 지치고 외롭게 만드는 사랑하는 일에 대하여)》(ISBN: 9788932323213)은 세라 자페(Sarah Jaffe)가 2023년 9월 15일 현암사에서 이재득 번역으로 출간한 사회비평서로, 원제 Work Won't Love You Back은 미국의 저널리스트이자 《디센트》, 《뉴 레이버 포럼》 기고가가 ‘좋아하는 일을 하라’는 신화를 비판하며 노동의 착취와 불평등을 탐구한다. 📖 자페
* 이런 분들에게 이 책을 추천합니다
- 현대의 직업관이 어떻게 형성되었는지 궁금한 사람
- 나와 다른 직업의 세계에서는 어떤 감정적/정신적 피로가 있는지 알고 싶은 사람
- 일에 대해 갖는 고민의 근원이 나에게 있는건지, 직업에 있는건지 모르겠는 사람
* 어쩌다 집어들었나
지금 하고 있는 일이 과연 옳은 일인지 오래도록 계속 고민중이다. 도덕적으로 옳다가 아니라 이것이 나의 미래 또는 내가 원하던 일인지에 대해서였다.
현장 독서모임에서 주제로 선정된 책을 읽던 중 뒤의 책갈피에 출판사가 홍보용으로 적어놓은 다른 출간작 소개란을 보고 관심이 생겼다. 제목부터 강렬하다. 일은 당신을 사랑하지 않는다. 처음 이 책을 집어들 때는 시중에 또는 SNS나 유튜브에서 자주 볼법한 번아웃이나 감정노동에 지친 노동자와 직장인들을 위한 심리치유 또는 상담책이 아닌가 예상했다.
우선 실제로 도서관에서 대출하며 두께를 보니 절대 그렇지 않겠다는 걸 짐작했고, 아닌게 아니라 책 서문에서부터 제목에 걸맞게 무게감을 던진다.
* 무슨 얘기를 하는 책인가
책에서는 순서대로 가정 돌봄노동, 가사노동자, 교사, 판매직, 비영리단체, 예술가, 인턴, 시간강사, 프로그래머, 운동선수의 직업을 소개한다. 다들 전혀 공통점이 없어 보이지만 현대 직업과 노동의 세계는 모두 1) 일을 얼마나 좋아하고 사랑하는지 고용주에게 증명해야 하고, 2) 일에 대한 집념과 헌신, 열정이 있으면 금전적 보상을 덜 받아도 참아야 한다는 덫에 묶여 있다.
작가는 책에서 다루지 못한 나머지 일자리들을 포함하여 직업이란 애초에 역사 속에서 즐거웠던 적이 거의 없다고 말한다. 직업은 고대부터 꽤 오랜 세월동안 상류층을 위해 노동력을 누군가에게 바치는 착취의 형태였다. 가령 고대 그리스의 '시민' 계급은 대다수의 노예 그리고 기술이나 상업적 지식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바나우소이(banausoi)들에게 사회 유지를 위한 경제활동을 다 떠넘기고 자신들은 공익적 정치활동에만 참여하는 사회였다.
현대의 직업과 노동은 두 화두에서 벗어날 수 없다. 표준화와 일에 대한 열정이다. 업무가 표준화 된다는 말은 작업자가 누구라도 동일한 수준의 결과를 내야 한다는 뜻이다. 이를 위해 매뉴얼, 가이드가 있어왔고 이제는 AI가 '보조'라는 미소를 띈, 그러나 왠지 섬뜩한 탈을 쓰고 오고 있다.
표준화는 또 다르게 말하면 '나'의 업무성능이나 컨디션이 떨어진다면 '나'의 성능이 아닌 프로세스와 절차가 일을 하게끔 바꿔 '나'라는 존재를 언제든지 갈아치울 수 있다는 뜻이다. 그때부터 '나'는 일에서 필수적인 존재가 아니다. 그리고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은 누구라도 교체될 수 있다는 얘기다. 이로 인해 직원이나 피고용자들은 책잡히지 않고자 언제나 웃어야 하고 불만을 표출해서는 안되는 '감정노동'이 파생됐다.
90년대에 컴퓨터와 정보통신 기술의 발달로 여러 기업들이 생겨나면서 플랫폼이나 ICT로 발전한 회사들은 점차 직원들에게 창의력과 자기주도성, 열정을 요구하기 시작했다. 제조업이나 소매업이 지배하던 시절에는 정작 창의적이고 자기주관이 강한 직원을 배척하던 기업들이 이제는 직원 스스로 자기주도적으로 일하라고 한다.
직원이 자의든, 타의든 회사와 일에 충성하고 열정을 바치게 된다면 기업 입장에서는 직원을 자주 바꿀 필요가 줄어든다. '일에 대한 열정'이 있다면 채찍질 할 필요도, 당근을 줄 필요도 없이 알아서 부품이 스스로 잘 굴러가려고 노력하기 때문이다. 현대사회는 경쟁사회고, 당신이 현재의 처지에 만족하지 못한다면 더 열심히 하지 않아서라는 시대 담론은 모든 문제를 개인에게 귀속시키면 된다.
작가는 이를 책임의 외주화라고 정의한다. 당신이 일에 만족 못하는 이유, 당신의 성과가 부족한 이유, 당신의 근무조건과 보상이 적정하지 않은 이유를 열정과 일에 대한 사랑이 부족하다고 화살을 돌리면 되기 때문이다. 성공한 개인이 되고 싶으면 자기 일을 사랑하는 전문가처럼 되라고 한다.
사랑은 상호 관계다. 당신이 설령 먼저 일을 사랑하더라도, 일은 당신을 더 부추길 뿐이다. 결국 시간의 문제일 뿐 우리는 언젠가는 각자의 방식으로 지쳐 나자빠질 것이다.
인간 역사 대부분의 시간 동안 일은 즐거웠던 적이 없다. 직업은 인간이 존재와 삶의 의미를 찾기 위한 과정에서 생계를 해결하고자 필요로 생겨났다. 그것이 어느 순간 역전되어 직업에서 삶의 의미를 찾고, 열정과 헌신과 꿈을 찾으라는 세상으로 몰아가는 지금이 과연 옳은 방향인지 함께 생각해보자고 작가는 지적한다.
그러므로 일을 사랑하지 못하고, 재미를 느끼지 못하고, 열정이 없다고 부끄러워 할 필요가 없다. 그것이 이 책이 주는 진정한 위로다.
"자본주의가 사용한 가장 대단한 속임수는 노동이 우리의 가장 위대한 사랑이라고 설득한 것이다." - p.466
“사랑은 일 같은 것에 낭비되기에는 너무 크고, 아름답고, 위대하고, 인간적이다”
우리를 지치고 외롭게 만드는 사랑하는 일에 대하여
📚《일은 당신을 사랑하지 않는다》, 세라 자페, 현암사
(Work Won’t Love You Back, Sarah Jaffe)
누구보다 일에 진심이지만 열심히 일할수록 더 힘든 것만 같은 분. 현대 사회의 노동 환경과 구조에 대해 문제의식을 갖고 계신 분들께 이 책을 추천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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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 수집]
“하지만 일은 절대로 당신을 사랑해주지 않는다. 다시 말해, 일터에서 행복해야 한다는 강요는 늘 일하는 사람에게 감정 노동을 요구한다. 일에 무슨 감정이 있단 말인가. 자본주의가 어떻게 사랑을 한단 말인가.”
“일이 사랑을 줄 수는 없지만, 동료라면 가능하다. 그리고 우리가 속박에서 벗어나는 데 필요한 것이 바로 직장의 계약관계를 초월하는 이 유대감이다.”
“사랑의 진정한 의미를 다시 찾기 위해 그저 일이라고 부르고 싶다.”
“이 죽어가는 행성에 사는 동안 짧고 촛불처럼 위태롭게 흔들리는 우리의 삶 속에서 할 수 있는 한 가지 가치 있는 일이 있다면 다른 사람들을 사랑하는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