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고전 출판의 명가 홍익출판이 '동양고전 슬기바다 총서 시리즈'라는 이름으로 <논어>를 비롯한 17권의 고전 명작을 출간한 지 27년. 독자 여러분의 성원에 힘입어 시리즈 합계 250만 부를 돌파했다. 홍익은 이를 기념하고 독자 여러분들의 성원에 보답하기 위해 그동안의 양장본에서 읽기 편한 무선 제본판으로 바꿔 출간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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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약
대학·중용 Content Summary
대학·중용은 중국 송나라 철학자 주희(朱熹, 1130–1200)가 주석을 붙인 유교 경전으로, 홍익에서 2021년 8월 31일 출간되었다(ISBN: 9791191805116). 208쪽 분량의 이 책은 유교의 핵심 텍스트인 사서(四書) 중 *대학(大學)*과 *중용(中庸)*을 현대 독자에게 소개하며, 주희의 주석(주자학)을 통해 유교 윤리와 철학을 체계적으로 해설한다. 주희는 사서집주로 유교를 체계화한 신유학의 대가로, 대학은 개인과 사회의 도덕적 수양을, 중용은
<논어>와 <맹자>에 이어 4서를 마저 읽기 위해 집은 책이다. 증삼과 자사에 대한 후학들의 평가는 이미 여러 글을 통해 충분히 접한 바 있었고 <대학>의 명료함과 <중용>의 깊이에 대해서도 여러 곳에서 이야기를 들어왔던지라 늦게나마 열중하여 읽게 되었다.
읽은 후에 받은 인상에 대해서는, 물론 나의 공부가 부족하여 그 이해에 한계가 있겠지만, <대학>의 명료함에 있어서는 들은 바 그대로였으나 <중용>의 깊이에 있어서는 상당한 실망감이 남았다고 적을 수 있겠다.
우선 공자의 제자인 증삼과 그의 제자들이 '대인의 학'으로써 편찬한 <대학>은 '명명덕, 신민, 지어지선'의 3강령과 '격물, 치지, 정심, 성의, 수신, 제가, 치국, 평천하'의 8조목이 핵심이라 할 수 있다. 여기서 덕을 밝히고 나아가 백성을 새롭게 하며 선의 자리에 거한다는 3강령과 외부 이치를 배우고 이해한 후에 스스로의 왜곡을 없애고 왜곡이 자라지 않도록 끊임없이 닦으며 그로써 스스로를 수양하고 가정을 가지런히 하며 나라를 다스리고 천하를 평안히 한다는 8조목은 사실 표현방법에 있어 세부적인 차이가 있지만 그 내적 의미는 동일하다 할 수 있다.
이는 유가가 제시하는 이상적인 공부방향이라 볼 수 있는데 내가 그동안 생각해왔던 '자아의 왜곡없는 올바른 성장'을 8조목 중 '정심, 성의'의 과정과 같다고 볼 수 있고 칸트가 주장한 '새가 비상하기 위한 대기의 존재'는 '정심, 성의'에 앞선 '격물, 치지'의 단계에서 이루어진다고 볼 수 있으며 뒤의 4조목은 그대로 자아의 확장을 의미하고 있다는 점에서 볼 때, <대학>이 제시하고 있는 3강령, 8조목의 뜻이 유가를 초월하여 모든 진실한 학문의 길과 다르지 않다는 생각이 들어 매우 놀라웠다.
물론 유가와 다른 사상가의 다툼처럼, 혹은 유가 내에서 이루어진 주자학과 양명학의 다툼과 같이, 세부적인 논쟁은 끊이지 않고 일어나고 있지만 '격물, 치지'가 영국의 경험론, 대륙의 합리론과 통하는 부분이 있고 '성의, 정심'은 현대 심리학의 왜곡없는 자아의 발달은 물론, 고대부터 끊임없이 발달해 온 논리학과도 통하는 부분이 있으며 '수신, 제가, 치국, 평천하' 역시 수많은 사람들이 공감할 수 있는 영향력의 순차적 확대를 이야기하고 있어 그 뜻이 참으로 크고 넓다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자사가 도를 보전하기 위해 썼다는 <중용>의 경우에는 '중'과 '성'에 대한 유학의 중요함을 이해하더라도 그 내용이 참으로 원론적이고 뜬구름을 잡는 듯하여 깊이 있다는 평을 들을 수 있는 반면 당연하고 뻔한 소리만 반복한다는 비판도 받을 수 있어 보인다. 어쩌면 공자의 직계자손인 자사의 저작이기에 주자를 비롯한 후대 지식인들의 비판으로부터 자유로왔고 더불어 <중용>에 대한 여러 주석이 덧붙으면서 일종의 전설화작업이 이루어진게 아닌가 싶기도 하였다.
유학에 대한 깊이있는 이해가 이루어진 사람이라면 <중용>을 읽고 나름의 해석을 덧붙일 수 있는 것도 사실이겠지만 <중용>은 생각의 매개가 될 수는 있을지언정 <논어>, <맹자>, <대학>과 같은 사상서의 역할을 하기엔 부족함이 많은 책이라고 생각한다. <중용>에 대한 나의 불만족은 상당부분 나의 부족한 공부에 기인했을 가능성이 있지만 그렇다하여도 꿈보다 해몽격인 <시경>의 잦은 인용과 유가 외의 사상에 대한 부족한 이해에서 비롯된 주자의 주해 등을 통해 살펴 본 <중용>은 4서 중 다른 3권에 비할 정도로 훌륭한 책은 못된다고 확신한다.
<대학>과 <중용>까지 4서를 모두 읽은 후 스스로 돌아보건대 이들 책을 읽기 전에 비해 내 생각의 깊이가 상당히 깊어지고 자아의 크기도 제법 커져 이제야 비로소 인생의 출발선에 서게 된 것 같다고 생각된다. 선현들이 쌓아올린 가르침을 이어받아 공부를 멈추지 않고 왜곡없는 마음을 갈고 닦아나가는 것이 나라는 인간을 더 나은 무엇으로 만들어 줄 것이라는 확신을 갖게 되었다는 점에서 <대학>의 독서는 내게 의미있는 이정표가 되었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