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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과 그림자 (김혜리 그림산문집)
김혜리 지음
앨리스
 펴냄
15,000 원
13,5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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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쪽 | 2011-10-07
분량 얇은책 | 난이도 보통인책
상세 정보
「씨네21」 김혜리 기자의 첫 그림산문집. 김혜리는 말을 건다. 사람에게, 사물에게. 말을 건네기 전, 그녀는 대상을 세심하게 바라본다. 관찰하고 질문하는 것을 넘어, 보이지 않는 이면, 예컨대 대상의 그림자 너머까지 시선을 던진다. 그러고는 대상과 깊은 이야기를 나눈다. 김혜리와 동행하면, 그림 한 점을 둘러싼 이야기를 공감각적으로 감지해내는 모습을 만날 수 있다. <BR> <BR> 여기 마흔 점의 그림, 마흔 편의 이야기가 있다. 그림과 이야기, 그 사이의 그림자를 오가는 이 묶음에는 경계가 없다. 김혜리는 그 자신이 그리워하는 어린 시절, 즉 소설과 그림 속 세계와 현실을 가르는 벽이 훨씬 부드럽고 투명해 자유로이 드나들 수 있었던 시절로 돌아간 양 그림이란 2차원을 통과하며 주섬주섬 이야기의 파편들을 저장한다. 그러곤 집에 돌아와 미술관에, 갤러리에 두고 온 그림들을 상상의 미술관으로 소환해 한 점씩 걸어보고, 이야기의 파편을 하나하나 조각한다.<BR> <BR> 우리는 그림 앞에 서면, 그림 속으로 들어가고 싶어 한다. 화가가 몇 번의 붓질로 축약한 수천의 상념이 가진 의미에 목말라 한다. 김혜리는 인터-뷰의 당연한 준비과정을 우리 대신 기꺼이 해준다. 한 점의 그림이 가진 이야기 조각들을 더듬어 찾아온다. 그러곤 화가의 취향, 배경, 생각, 의미, 드라마, 빛과 색 사이를 고르며 마치 거미처럼 가느다란 씨줄과 날줄을 몇 가닥 뽑아내 마음의 풍경을 직조해낸다. <BR> <BR> 얼굴 없는 니케 상부터 인물의 감정과 피로가 팔뚝 아래 핏줄처럼 선명하게 비치는 루치안 프로이트의 그림까지 김혜리가 주목하는 그림엔 어쩔 수 없이 고독하고 공허한 틈이 많이 엿보인다. 그녀는 풍경화건 인물화건 그 안에서 어떤 '마인드스케이프' 즉 심상을 한 움큼 잡아내, 책 밖으로 손을 펼치며 공감을 구하는 눈빛을 보내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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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prologue | 그림 앞에서 _005

[그림 앞에서]

이것은 그림이 아니다
- 고립과 부드럽게 대결하는 전술 | 에두아르 뷔야르, 「뱅티미유 광장」
- 스틸 라이프 | 조르조 모란디, 「정물」
- 얼굴 없는 것들 | 작자 미상, 「사모트라케의 니케」
- 죽음을 기억하라 | 니콜라 콘스탄티노, 「젖꼭지 코르셋」
- 뱀을 노래하다 | 도르예 커스텐 신노, 「봄날의 쾌활한 뱀」
- 숨겨진 공간을 찾아 다시 감추다 | 다니엘 아르샴, 「시트」
- 부옇고 덧없는 우주의 한 조각 | 조르주 피에르 쇠라, 「에덴 콩세르」
- 잠과 꿈 | 웬델 캐슬, 「들리는, 보이지 않는」
- 밤의 입구 | 제임스 맥닐 휘슬러, 「청색과 금색의 야상곡-낡은 배터시 다리」
- 아무도 모른다 | 김정희, 「세한도」

물끄러미 바라보다가
- 느리고 고된 섬광 | 야마시타 기요시, 「불꽃놀이」
- 여자의 완성 | 레오노르 피니, 「여자의 완성」
- 피아가 없는 세상 | 발튀스, 「캐시의 몸단장」
- 몽상가를 사랑한 현실주의자 | 오노레 도미에, 「돈키호테와 산초 판자」
- 거울 앞의 몽롱한 집중 | 에드가르 드가, 「머리 빗기」
- 아늑한 황량함 | 로런스 S. 라우리, 「공장에서 퇴근하는 사람들」
- 정밀 묘사된 실낙원 | 노먼 록웰, 「도망자」·「집을 떠나며」
- 늙은 예술가의 초상 | 마르크 샤갈, 「두 개의 얼굴을 가진 화가」
- 인간 정신의 특별한 구역 | 조앤 이어들리, 「아이들, 글래스고 항」
- 그림이라는 쿠션 | 에드워드 아디존, 「작은 책방」의 삽화

[그림 뒤에서]

저 너머 그림자와 맞닥뜨리니
- 거짓말 또는 착각 | 펠릭스 발로통, 「거짓말」
- 화면 밖의 미스터리 | 알렉스 카츠, 「에이다」
- 미완의 드라마 | 로버트 브레이스웨이트 마티노, 「가난한 여배우의 크리스마스 디너」
- 매너리즘의 간절한 매너 | 자코모 다 폰토르모, 「십자가에서 내려지는 예수」
- 죽음과 단둘이 | 귀스타브 모로, 「성 세바스티안」
- 그림과 나 사이, 적당한 거리를 찾아서 | 빌헬름 사스날, 「무제」
- 순진한 열망의 정원 | 앙리 루소, 「꿈」
- People are strange, when you’re a stranger | 제임스 엔소르, 「이상한 가면들」
- 으스스한 틈새 | 최윤정, ‘노스탤지어’ 연작
- 죽음을 내려놓다 | 카라바조, 「잠자는 큐피드」

이것은 당신 그리고 나의 그림자
- 외설적인 고독 | 필립 거스턴, 「머리와 술병」
- 몸이라는 우주 | 앤터니 곰리, 「양자구름」
- 심장으로 직진하는 조각 | 아나 마리아 파체코, 「방랑자의 그림자」
- 같으면서 다른 | 작자 미상, 「첨리 자매」
- 아파서 나는 아프다 | 알브레히트 뒤러, 제목 미상의 스케치
- LOVE & D.I.Y | 이주요, 「TWO」
- 가만히 잡고 싶은 손 | 오귀스트 로댕, 「대성당」
- 사랑한 후에 | 피에르 보나르, 「남과 여」
- 오직 사랑만을 위해 | 프란시스코 데 고야, 「개」
- 견고한 공존 | 루시안 프로이트, 「둘의 초상」

epilogue | 그림 뒤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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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정보
김혜리
1995년 2월부터 줄곧 영화 주간지 『씨네21』에 적을 두고, 영화와 영화 만드는 사람에 관해 글을 써왔다. 영국 이스트 앵글리아 대학교 영화학 석사 과정에 재학한 1년 남짓을 제외하고는 태어나서부터 줄곧 서울에서 살았다. 지금까지 하나의 직업을 가졌고 개 두 마리와 살았다. 하루에 세 번 스스로에게 침착하라고 주문을 걸면서 일주일에 평균 네 편쯤 영화를 보고 있다. 『영화야 미안해』 『영화를 멈추다』 『그녀에게 말하다』 『진심의 탐닉』 『그림과 그림자』 『나를 보는 당신을 바라보았다』를 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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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긴 글 2
이화정님이 이 책을 읽었어요
1년 전
그림을 너무 산만하고 어려운 어휘로 설명해 읽는 내 집중할 수 없어 아쉽다. 쉬운 단어로 설명했더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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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밀님이 이 책을 읽었어요
4년 전
순진한 열망의 정원 앙리 루소, 「꿈」, 1910 ­ “정말 못 그렸다.” 앙리 루소(1844~1910)의 그림 앞에서 이런 감상이 든다고 해도 잘못은 아니다. 마흔까지 말단 세관원으로 살다가 독학으로 붓을 잡은 루소는 ‘서툰’ 그림을 그렸다. 해부학과 투시법은 엉망이고, 오직 눈에 보이는 풍경과 모델, 자료 사진을 그대로 캔버스에 옮겨놓겠다는 열의만 두드러졌다. 머리부터 그린 다음 몸을 이어붙이는 방식으로 완성했던 인물 초상화가 특히 어색했는데, 분개한 모델 겸 의뢰인이 그의 그림을 사격 연습용 과녁으로 쓰다 버린 일마저 있었다. 본인에게 인상적인 부분을 집요하게 묘사하고 적당한 생략을 모르는 습성, 인물부터 나무 이파리까지 순진하게 똑바로 화가를 응시하는 고지식한 포즈 등 루소 그림의 몇몇 속성은 어린이들의 그림에서 발견되는 것이다. 교육을 통해 만들어지지 않은 ‘보는 법’은 그의 그림에 의도했건 하지 않았건 원시적 힘과 광채를 부여했다. 공교롭게도 그것은 모더니스트 화가들이 구하던 바였다. 짐작건대 동세대 아티스트들은 악보를 읽지 못해도 노래하는 새를 보는 심정으로 루소를 바라보았으리라. 전통을 부러 파괴했다기보다, 전통을 아예 인식하지 않은 경우에 해당하는 이 이상한 화가는 결과적으로 야수파, 입체파, 초현실주의에 영감을 선사하게 된다. 궁핍한 가정환경 탓에 일찍이 재능을 꽃피우지 못했다는 억울함을 품고 살았던 루소는 아카데미 화가들의 사실적인 묘사력을 몹시 동경했다(줄자로 모델을 재서 비율을 계산하고 물감을 피부에 대보고 색을 정했다는 일화도 전해진다). 그러나 세상이 ‘소박파’라는 브랜드를 붙여주고 명망 있는 화가들이 “당신의 투박함을 소중히 간직하라”고 조언하자, 루소는 자신의 천진하고 순박한 페르소나를 예술적 인정을 위해 순순히 받아들이고 이용했다. 뭐니 뭐니 해도 그는 손아귀에 들어온 모든 것을 이용해 남은 시간이 다하기 전에 자신의 예술과 삶의 의미를 증명해야 했던 가난하고 나이 든 화가였던 것이다. 우리는 한 인간의 장점이 그를 망치고 결핍이 그를 구원하는 예를 많이 알고 있다. 만년의 정글 연작은 루소에게 마침내, 고대했던 명성을 안겨주었다. 평생 프랑스를 떠날 기회도, 금전적 여유도 없었던 루소는 파리 식물원과 박물관, 박람회에서 스케치한 동식물과 책과 잡지의 삽화에 기대 정글 풍경을 그려나갔다. 세련된 원근 투시법 대신 수십 가지 명도와 채도의 녹색을 쌓아올려 마치 부조와 같은 공간감을 자아냈다. 실제 열대 식생과 어긋나는 루소의 밀림 풍경화는 화가가 꿈꾸는 동물과 식물을 하나씩 집어넣고 심어서 가꾼, 환상의 정원이다. 기술적 역량의 한계를 일축하고 가진 모든 파편을 그러모아 무엇인가 표현하려는 자의 긴급함, 아는 것들을 조합해 미지의 세계를 구축하려는 자의 순진한 열망이 그 정원을 교교히 밝힌다. 루소의 마지막 작품 「꿈」에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열망을 이룬 자의 포만감이 서려 있다. - 김혜리 『그림과 그림자』 p.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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