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험한 독서의 해

앤디 밀러 지음 | 책세상 펴냄

위험한 독서의 해 (내 인생을 구한 걸작 50권 그리고 그저 그런 2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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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꺼운 책

출간일

2015.8.5

페이지

424쪽

상세 정보

전직 서점 직원, 현직 작가 겸 출판 편집자인 앤디 밀러. 직업 이력을 보면 그는 누가 뭐래도 '책쟁이'다. 그런데 이 영국의 책쟁이가 발칙하게도 애독심(愛讀心)을 잃고 업무 이메일과 우편 광고물만 읽는 탕아가 되고 만다. 통근 열차에서 매일같이 피로와 스도쿠와 씨름하고는 집에 돌아오면 세 살 난 아들 뒤치다꺼리에 투신하는 생활 속에서, '달라지고 싶다'는 바람이 풍선처럼 부풀어가던 어느 날, 서머싯 몸이 말한 "세상에서 가장 즐거운 습관"인 책읽는 습관이 구원투수처럼 그의 삶에 귀환한다.

이 책의 제목(원제: The Year of Reading Dangerously)은 피터 위어 감독의 영화 [가장 위험한 해The Year of Living Dangerously]를 패러디한 것으로, 저자 앤디 밀러의 대중문화에 대한 애호를 보여준다. 그는 영화나 뮤지컬, 록 음악에 해박해서, 중간중간 시트콤 대사나 노래 가사를 인용하고 당장 유튜브에 들어가서 특정 음악(루 리드의 Metal Machine Music)을 들어보라고 종용하기도 한다.

그는 책을 읽는 법 또한 자유로워서, 사뮈엘 베케트의 <이름 지을 수 없는 것>을 끝까지 읽고도 이해되지 않자, 아이팟에 오디오북을 담은 뒤 런던 시내를 여섯 시간 동안 걸어다니며 다시 완독하고, 절판된 책을 찾을 수 없으면 인터넷에서 불법 PDF 파일을 내려받아 읽기도 한다.

아이리스 머독의 <바다여, 바다여>를 읽는 동안에는 작품 속 화자인 찰스 애로비의 식사 메뉴들이 너무 끔찍하다면서 정말 먹을 만한 것인지 직접 요리(실험?)해보기도 한다. 글쓰기도 결코 반듯하지 않다. 옆집 망치질 소리에 글이 잘 안 써지면 그걸 또 쇼펜하우어의 말을 인용해가면서 주(註)에 시시콜콜 불평을 늘어놓는다. 그런데 그게 또 묘하게 웃음을 유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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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에 충실하며, 나에게 솔직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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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 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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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분야의 짬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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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어떤 경유로 알게 되었는지 잘 생각나지 않는다. 하지만 제목보다는 간단한 작품 소개를 보고 한번 읽어봐야지~ 했던 기억은 난다. 딱히 식재료나 음식, 레시피 등에 관심이 있지는 않다.



"한 세대에 한 번 나올까 말까 한 놀라운 미각을 가진 소녀, 에바!

따돌림을 당하던 괴짜 소녀가 미국 최고의 천재 셰프가 되기까지"



하지만 저 문구는 왠지 흥미롭다. 마치 실제로 있었던 일처럼 소개해 놓았지만 어디까지나 픽션이다. 꽤나 두꺼운 이야기 안에 한 소녀의 이야기가 어떻게 펼쳐질지 궁금하지 않은가!



총 8 챕터로 나뉜 책은, 각 챕터의 소제목이 요리 이름이다. 그리고 각 요리에 해당하는 이야기가 이어진다. 처음부터 마지막까지 읽고 나면 잠시 어리둥절해진다.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긴 책을 읽은 것 같기 때문이다. 처음 시작은 에바의 아버지 라르스 토르발에서부터 시작한다. 어린 시절 부모의 강요로 집안 요리를 맡게 된 라르스가 그 냄새 나는 요리에서 벗어나기 위해 어떻게 셰프가 되었는지, 사랑에 빠지고 결혼 후 태어난 딸을 얼마나 사랑했는지. 하지만 그 이후 벌어진 숱한 위기와 견딤 이후 에바의 삶이 어떻게 바뀌었는지.



그렇게 에바의 삶으로 넘어간 두 번째 장을 제외하고 이후 6개의 장에 에바가 직접 등장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누군가의 사촌으로, 누군가의 연인이나 동료로 등장하며 독자는 에바가 첫 장의 운명 이후 어떤 삶을 살아왔는지 짜맞추게 된다. 따라서 주인공이 에바만인 것은 아니다. 에바 주위 인물들의 이야기가 오버랩되며 다양한 인물들이 어떤 삶을 살고 에바에게 혹은 에바가 어떤 영향을 주고 받는지 읽게 된다.



단 한 편의 소설로 이렇게 많은 이야기를 담아낼 수 있다는 사실에 감탄한다. 이들은 우리이기도 하고 우리 이웃이기도 하다. 조금 더 성숙한 사람이나 덜 성숙한 사람들, 자신의 운명을 개척하거나 그대로 따르는 사람들, 어쩔 수 없다고 변명만 하거나 어떻게든 이겨내려고 애쓰는 이들이다. 그것을 읽어낼 수 있도록 만든 건 역시 작가의 힘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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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직 서점 직원, 현직 작가 겸 출판 편집자인 앤디 밀러. 직업 이력을 보면 그는 누가 뭐래도 '책쟁이'다. 그런데 이 영국의 책쟁이가 발칙하게도 애독심(愛讀心)을 잃고 업무 이메일과 우편 광고물만 읽는 탕아가 되고 만다. 통근 열차에서 매일같이 피로와 스도쿠와 씨름하고는 집에 돌아오면 세 살 난 아들 뒤치다꺼리에 투신하는 생활 속에서, '달라지고 싶다'는 바람이 풍선처럼 부풀어가던 어느 날, 서머싯 몸이 말한 "세상에서 가장 즐거운 습관"인 책읽는 습관이 구원투수처럼 그의 삶에 귀환한다.

이 책의 제목(원제: The Year of Reading Dangerously)은 피터 위어 감독의 영화 [가장 위험한 해The Year of Living Dangerously]를 패러디한 것으로, 저자 앤디 밀러의 대중문화에 대한 애호를 보여준다. 그는 영화나 뮤지컬, 록 음악에 해박해서, 중간중간 시트콤 대사나 노래 가사를 인용하고 당장 유튜브에 들어가서 특정 음악(루 리드의 Metal Machine Music)을 들어보라고 종용하기도 한다.

그는 책을 읽는 법 또한 자유로워서, 사뮈엘 베케트의 <이름 지을 수 없는 것>을 끝까지 읽고도 이해되지 않자, 아이팟에 오디오북을 담은 뒤 런던 시내를 여섯 시간 동안 걸어다니며 다시 완독하고, 절판된 책을 찾을 수 없으면 인터넷에서 불법 PDF 파일을 내려받아 읽기도 한다.

아이리스 머독의 <바다여, 바다여>를 읽는 동안에는 작품 속 화자인 찰스 애로비의 식사 메뉴들이 너무 끔찍하다면서 정말 먹을 만한 것인지 직접 요리(실험?)해보기도 한다. 글쓰기도 결코 반듯하지 않다. 옆집 망치질 소리에 글이 잘 안 써지면 그걸 또 쇼펜하우어의 말을 인용해가면서 주(註)에 시시콜콜 불평을 늘어놓는다. 그런데 그게 또 묘하게 웃음을 유발한다.

출판사 책 소개

책읽기를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한때는 책읽기를 사랑했지만 어느새 그 사랑을
(혹은 사랑할 시간을) 잃어버렸다고 느끼는 사람들에게

책들이 살아나 내게 말을 걸어왔다
오직 살아 있기 위해 읽었다!


전직 서점 직원, 현직 작가 겸 출판 편집자인 앤디 밀러. 직업 이력을 보면 그는 누가 뭐래도 ‘책쟁이’다. 그런데 이 영국의 책쟁이가 발칙하게도 애독심(愛讀心)을 잃고 업무 이메일과 우편 광고물만 읽는 탕아가 되고 만다. 통근 열차에서 매일같이 피로와 스도쿠와 씨름하고는 집에 돌아오면 세 살 난 아들 뒤치다꺼리에 투신하는 생활 속에서, ‘달라지고 싶다’는 바람이 풍선처럼 부풀어가던 어느 날, 서머싯 몸이 말한 “세상에서 가장 즐거운 습관”인 책읽는 습관이 구원투수처럼 그의 삶에 귀환한다.

불혹에 재회한 첫사랑 같은 고전 50권
‘평화로운 절망’에 구원의 손길을 내밀다


가을비가 추적추적 내리던 어느 날, 밀러는 아들을 유모차에 태우고 산책을 나간다. (책은 읽지도 않으면서 어째서인지) 서점에 들어가고 (읽지도 않으면서) 단지 값이 싸다는 이유만으로 미하일 불가코프의 《거장과 마르가리타》를 사온다. 그런데 이 책이 거짓말처럼 터닝포인트가 된다.

바로 그때 내 삶의 방향이 바뀌었다. 잘린 머리가 자갈 위로 굴러나왔다는 대목을 마주한 순간, 나는 이 책을 끝까지 읽어보기로 결심했다. 일상생활은 며칠만 제쳐두자. 다만 내가 이 책을 다 읽을 수 있을지 시도해보자. (46쪽)

한때는 그도 영문학도이자 책벌레였다. 지금도 침대 옆에는 산더미 같은 책들이 쌓여 있다. 그런데 정신을 차리고 보니 최근 수년간 읽은 책이라곤 《다빈치 코드》 한 권뿐이다! 우연히(정확히는 아들이 자는 동안 잠시 할 일이 없어져서) 읽은 《거장과 마르가리타》 덕분에 잊고 있던 책읽기의 즐거움을 다시 깨달은 밀러는 작정하고 책을 읽기로 결심한다.
책읽기도 운동과 같아서 워밍업이 필요하다. 그런데 《거장과 마르가리타》에 이어 그가 고른 두 번째 책은 하필이면 조지 엘리엇의 《미들마치》였다. “영미소설사의 최고봉” “영미문학의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로 꼽히는 그 《미들마치》 말이다. 그러니 어떤 상황이 닥쳤을지는 불 보듯 뻔하다.

일주일 동안 간신히 100쪽 가량을 넘긴 후 나는 그야말로 난감한 상황에 처했다. 갑자기 수십 가지 일들이 하고 싶어지는 것이었다. 오븐 청소든, 오랫동안 미뤄왔던 서류 정리든, 그놈의 끔찍한 책을 집어드는 것만 아니면 뭐든 좋았다. (66쪽)

다행히 앤디 밀러는 복 받은 남자였다. 현명한 아내가 곁에 있었으니까. 몇 날 며칠을 징징거리고 있는 남편을 보다 못한 밀러의 아내 티나가 버럭한다. “엄살 그만 떨고 하루에 50쪽씩 읽고 치워버려!” 그런데 이것이 밀러에게는 벼락 같은 깨우침이 된다. 그날부터 꾸역꾸역 숙제를 해치우듯 50쪽을 헤아리며 읽어가는 동안 조지 엘리엇의 난해한 문체에 익숙해져가는가 싶더니 급기야 시간 가는 줄도 모르고 읽게 된 것이다.

에든버러에서 돌아오는 일곱 시간 동안 나는 줄곧 책에 고개를 처박고 있다시피 했다. 공항 라운지에서 맞게 된 연착 사태도 반가웠고, 히스로 공항에서 환승 항공편을 놓친 일도 감사했으며, 도로시아 브룩과 윌 래디슬로가 어떤 결말을 맺는지 알기 위해 뼛속까지 얼어붙는 추위 속에서 반시간 동안 기차역에 앉아 책을 읽었다. 그러고 나서 희열을 느끼며 집까지 걸어왔다. 그렇다. 나는 문자 그대로 희열을 느꼈다. 위대한 예술이 내 눈앞에 있고, 그에 답해 내 가슴이 열렸음을 의심할 여지 없이 확신하고 있었다. (69쪽)

마침내 《미들마치》마저 정복했을 때, 밀러는 끝장을 보기로 결심한다. 그리고 이른바 ‘인생 개선 도서 목록’을 만든다. 이 목록에는 톨스토이의 《안나 카레니나》나 도스토옙스키의 《죄와 벌》, 디킨스의 《에드윈 드루드의 비밀》처럼 우리가 흔히 고전이라고 부르는 책들도 있었지만, 우엘벡의 《소립자》나 부코스키의 《우체국》, 엘리스의 《아메리칸 사이코》 같은 당대 문학도 있었으며, 심지어 《실버 서퍼 에센셜》 같은 그래픽노블이나 《크라우트록 샘플러》 같은 프로그레시브 록 음악 연구서 같은 의외의 책들도 있었다. 이는 저자 밀러가 생각하는 ‘고전’ 혹은 ‘걸작’의 정의가 통상적인 정의와 조금 달랐기 때문이다.

그[헨리 밀러]는 평생 자기 곁에 있어왔던 작가와 작품들을 간단한 한마디로 압축한다. “그들은 살아나 내게 말을 걸어왔다.” ‘걸작’이란 무엇인지를 나로서는 이보다 더 잘 정의할 수 없으며, 따라서 나의 선배이자 같은 성을 지닌 이 작가에게 감사를 표하며 그의 문구를 빌려오겠다. 이 문구는 ‘위험한 독서의 한 해’ 동안 내가 찾아다녔던 책의 본질을 정확히 제시하고 있다. 내가 매일의 삶이라는 시련에 대처해나가는 동안, 출퇴근하고 사무실에서 일하고 초보 아빠가 되고 나이를 먹어가는 동안 살아나 내게 말을 걸어오는 책. 따라서 《위험한 독서의 해》는 걸작들에 대한 책이자, 걸작들을 읽고 그것들에 대해 쓰는 동안 인생이 내게 어떻게 딴지를 걸어왔는지를 밝히는 책이라고 하겠다.

그렇게 ‘위험한 독서의 해’가 시작된다. 그리고 불혹을 코앞에 둔 남자는 다시 성장하기 시작한다.

낭비해버린 돈, 흘려보낸 시간, 미뤄온 중요한 일들……
목록을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다.
지금껏 읽지 않은 게 창피한 책들을 쭉 적자.
그리고 하루에 50쪽씩 읽자!


유쾌하고 불경하게 책에 대한 사랑을 전파하는
책벌레들을 위한 ‘하이 피델리티’
이 책의 제목(원제: The Year of Reading Dangerously)은 피터 위어 감독의 영화 〈가장 위험한 해The Year of Living Dangerously〉를 패러디한 것으로, 저자 앤디 밀러의 대중문화에 대한 애호를 보여준다. 그는 영화나 뮤지컬, 록 음악에 해박해서, 중간중간 시트콤 대사나 노래 가사를 인용하고 당장 유튜브에 들어가서 특정 음악(루 리드의 ‘Metal Machine Music’)을 들어보라고 종용하기도 한다.
그는 책을 읽는 법 또한 자유로워서, 사뮈엘 베케트의 《이름 지을 수 없는 것》을 끝까지 읽고도 이해되지 않자, 아이팟에 오디오북을 담은 뒤 런던 시내를 여섯 시간 동안 걸어다니며 다시 완독하고, 절판된 책을 찾을 수 없으면 인터넷에서 불법 PDF 파일을 내려받아 읽기도 한다. 아이리스 머독의 《바다여, 바다여》를 읽는 동안에는 작품 속 화자인 찰스 애로비의 식사 메뉴들이 너무 끔찍하다면서 정말 먹을 만한 것인지 직접 요리(실험?)해보기도 한다. 글쓰기도 결코 반듯하지 않다. 옆집 망치질 소리에 글이 잘 안 써지면 그걸 또 쇼펜하우어의 말을 인용해가면서 주(註)에 시시콜콜 불평을 늘어놓는다. 그런데 그게 또 묘하게 웃음을 유발한다.
앤디 밀러는 《위험한 독서의 해》를 통해, 우리의 독서 경험이 얼마나 주관적일 수 있는지 보여준다. 그래서 읽은 책들에 대한 평가도 몹시 솔직하고 때로는 심술 맞기까지 하다. 서머싯 몸의 《인간의 굴레》를 “쓰레기”로 치부하고 제인 오스틴의 《오만과 편견》을 읽는 동안에는 “말도 안 되는 책”이라며 짜증을 내고 존 밀턴의 《실낙원》에 대해서는 “대체로 무해함”이라는 두 마디로 정리해버리고 만다. 댄 브라운의 《다빈치 코드》를 “그저 그런 책”으로 치부하면서도 플롯은 “압도적”이라고 칭찬하더니 《모비 딕》은 걸작이라고 분류해놓고는 읽는 동안 “내던지고 싶어지는” 책이라고 투덜댄다. 그뿐인가. 줄리언 코프(록 밴드 ‘티어드롭 익스플로스’의 보컬)의 《크라우트록 샘플러》나 더글러스 애덤스의《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에 대해서는 “나의 영웅” 운운하며 열광한다.

‘위험한 독서의 한 해’를 보낸 뒤 출판사를 그만두고 전업 작가가 되기로 결심한 앤디 밀러. 그야말로 적극적인 ‘책쟁이’가 된 그는 독서가에게 아주 중요한 질문이 있음을 잊지 않는다. 다양한 매체가 사람들을 매혹하는 이 문화적 격변의 시대에 우리가 왜 계속 책을 읽어야 하는가, 를 말이다. 이 문제에 대해 그는 반성적 자세로 수많은 작가들의 글을 인용하며 답하는데, 무엇보다 더글러스 애덤스의 생각을 빌려 역설한 대목에서 한 가지 희망을 엿볼 수 있다.

한편으로 그[더글러스 애덤스]는 수천 년 동안 존재해왔던 매체, 종이 위에 고정되고 움직이지 않는 줄글로 쓰인 언어의 힘 역시 무시하지 않았다. 그는 우드하우스와 디킨스와 오스틴의 책을 좋아했다. 우리가 좋은 책을 집어들고 읽기 시작할 때마다, 내용에 흥미를 느끼고 책장을 넘길 때마다 우리의 뇌에서 일어나는 시냅스의 재배치 작용을 그는 굳게 믿었다. 바로 그런 작용 때문에 우리가 책을 읽을수록 세계는 변화하는 것이다.
이거야말로 책의 영원한 기적이다. 우리는 다음 순간에 일어날 일을 스스로 선택한다. (37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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