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단 이후 단 한순간도 과거의 이름으로 물러난 적 없이 전 세대를 아우르며 우리의 오늘을 그려온 소설가 은희경의 첫 소설집 『타인에게 말 걸기』를 27년 만에 새롭게 펴낸다. 등단작 「이중주」를 포함해 총 9편의 중단편이 실린 이 소설집은 가히 은희경 소설세계의 시작점이라 할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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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약
타인에게 말 걸기 (은희경 소설집) 내용 요약
은희경 작가의 등단작이자 첫 소설집인 《타인에게 말 걸기》는 현대인의 일상 속에 숨겨진 고독과 허무, 그리고 그 안에서 벌어지는 관계의 모순을 날카로운 시선으로 파헤친 작품입니다. 이 책은 표제작을 포함하여 총 일곱 편의 단편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각 인물은 모두 타인과 진정으로 소통하지 못한 채 자신만의 폐쇄적인 공간 속에 갇혀 살아가는 현대인을 대변합니다. 🗨️
표제작인 〈타인에게 말 걸기〉는 겉으로는 평범해 보이는 일상 속에서 타인과의 거리감을 좁히지 못하는 주인공의
은희경 소설을 여태 왜 안 읽었지? 이렇게 재밌는데.
1996년 펴낸 단편소설집. 주로 30대 초반의 여성들이 화자로 등장하여 사랑과 인생에 관한 여러 면면을 때로 쓸쓸하게 때로 비틀어서 보여준다.
책이 나오고 30년이 흘렀으나 여전히 우리 시대의 이야기 같다. 물론 달라진 점도 많지만(정말 이랬다고? 기가 막히군.) 근본적인 질문은 시대를 관통하는 것 같다.
📚 어느 날 그녀는 깨달았었다. 그와 그녀. 그들처럼 사랑하면서 더이상 서로에 대해 알 것이 없는 사람들은 누구나 결혼해 있다는 것을. 사랑은 서로 마주 보는 것이 아니라 함께 같은 방향을 바라보는 것이다. 그 말은 그녀가 중학교 때나 좋아했던 어떤 프랑스 소설가의 말이었다. 그러나 그 말이 서로를 애증에 차서 노려보게 될 즈음이면 이제 슬슬 아이를 낳고 집을 장만하는 일상의 길로 함께 접어드는 것이, 언젠가는 끝나기 마련인 사랑이 종말로 향해가는 가장 바람직한 수순이라는 뜻인 줄은 몰랐었다.
-p.57, <그녀의 세 번째 남자>
📚 '사랑이 식었다고 생각했었지.'
그녀는 가볍게 웃었다.
'그것이 사랑의 본색일 뿐인데.'
-p.71, <그녀의 세 번째 남자>
📚 여자는 눈물을 닦으며 이렇게 중얼거린다. 사랑이 진정한 것이냐 아니냐는 그것이 시험대에 올라가지 않았을 때까지뿐이야. 시험대에서 분석하면 모든 사랑은 다 가짜로 밝혀지니까. (...) 자기 자신도 익히 알고 있듯이 남자는 여자보다 훨씬 지적인 사람이었다. 그럼에도 그는 헤어짐에 대한 분석은 하지 않았다. 오직 여자가 그리울 뿐이었다. (...) 여자의 분석과 남자의 감상. 누구 쪽이 더 운이 좋으며 또 누구 쪽의 생각이 진실에 가까운 것일까. 그것은 판단할 수 없는 문제이기도 하려니와 알 필요도 없다. 당신은 그것을 안다고 해서 자기의 삶이 달라질 수 있다고 생각하는가?
-p. 105, <특별하고도 위대한 연인>
☕️ 사랑은 정말로 그렇게나 덧없는 것일까? 겪어 보니 뜨겁게 타오르는 사랑은 잠시. 그렇다고 그게 사랑이 아닌 건 아니었다. 군불처럼 은근하고 오래 가는 사랑 역시 진정한 사랑이 아닌 건 아니었다. 어차피 혼자는 살 수 없는 세상, 서로 의지하고 챙겨 주면 그게 다 사랑인 것을.
📚 6월 17일
나는 독신이다. 직장에 다니는데 아침 여섯 시부터 밤 열 시 정도까지 근무한다. 나머지 시간은 자유이다. 이 시간에 난 읽고 쓰고 음악 듣고 내 마음대로 할 수 있다. 외출은 안 되지만.(...) 나의 직장일이란 아이 둘을 돌보고 한 집안의 살림을 꾸려가는 일이다. 아빠 없는 어린애는 생겨날 수 없으므로 그 아이들은 물론 아빠가 있다. 하지만 사정이 있어 아빠와는 같이 살지 못하는 아이들이다. 나는 그 아이들을 사랑한다.
-p.165, <빈처>
☕️ 남편의 무심함에 차라리 자신은 독신이며, 이 가정으로 출퇴근을 하는 직장인이라고 생각하기로 했다는 아내의 자조가 웃프다. <빈처>의 아이들은 아마도 1990년 초반에 출생했을 것이고 지금쯤 30대 중반이 되었겠다. 그들은 그들의 어린 시절을 어떻게 기억하고 있을까. 그들은 지금 어떤 어른이 되어 있을까. 작중 아내는 60대 초중반쯤 되었겠다. 그들은 어떤 삶을 살고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