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로운 마음들을 따스한 목소리로 감싸온 루시드폴이 6년 만에 신작 에세이로 독자들과 만난다. 아름다운 선율뿐 아니라, 서정적인 노랫말로도 널리 사랑받아온 그는 그간 『아주 사적인, 긴 만남』 『모든 삶은, 작고 크다』 『너와 나』 등의 책을 발표했지만, 서한집이나 사진집, 음반과 결합된 방식이 아닌 단독 산문집으로는 첫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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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약
모두가 듣는다 (루시드폴 산문집) Content Summary
모두가 듣는다는 싱어송라이터 루시드폴의 첫 단독 산문집으로, 돌베개에서 2023년 12월 7일 출간되었다(ISBN: 9791192836409). 264쪽 분량의 이 책은 6년 만에 선보인 신작 에세이로, 루시드폴의 깊어진 사유와 따뜻한 문체가 돋보인다. 1975년 서울에서 태어나 미국에서 생화학을 전공한 루시드폴(본명 조윤석)은 1999년 데뷔 후 아름다운 그대에게, 오, 사랑 같은 곡으로 사랑받으며, 음유시인으로서 서정적 노랫말과 선율로 독자·청
카메라는 이미 전화기 속 세입자가 된 지 오래다. 이제 사람들은 셔터를 연사해 마음에 드는 순간만 골라낼 수도 있다. 그런 마당에 필름 카페라는 참 불편하고 무능하다. 너무 가까워도, 조금만 어두워도 피사체를 제대로 담지 못한다. 게다가 너무 무겁다. (...) 그럼에도 예측할 수 없는 그러나 너무나 강렬한 결과물이 찾아올 때가 있다. 그건 모든 게 완벽하고 안전한 방식으로는 얻을 수 없는 결핍의 산물이다. 그래서 나는 아직도 필름을 고르고, 뷰 파인더로 피사체를 바라보고, 묵직한 셔터를 누르고 리와인드 레버를 돌려 필름을 꺼내 시간을 묵혀두다가 나만의 빛이 태어나는 순간을 기다린다. (p.182)
며칠이나 늦게 정리하는, 지난 12월 27일, 2023년 마지막 독서 모임 이야기
지금까지와는 달리, 이번 독서 모임은 각자 책을 고르고, 자신이 읽었던 책을 추천하는 형식의 독모였습니다. 무슨 책을 소개할까 꽤 길게 고민했던 것 같아요.
애정하는 김진영 선생님의 책을 소개해야 할지, 한참 필사하며 읽던 김종원 작가님 책을 소개해야 할지- 그러다 우연히 마음에 닿은 것은 루시드폴의 『모두가 듣는다』였습니다. 사실 너무 좋아하는 출판사인 돌베개에서 너무 돌베개답지 않은 여리여리한 표지의 책이 올라와 있기에, 가만히 들여다보니 감성 끝판왕 루시드폴이더라고요. (이수지 작가님과 「물이 되는 꿈」을 작업하신 그 감성 끝판왕 맞습니다) 그래서 “그래, 연말에는 감성이지”하며 이 책을 냉큼 집어 들었습니다.
결과부터 이야기하자면, 연말 답답했던 마음이 눈 녹듯 녹는 기분이었습니다. (고민하던 김종원 작가님의 책도 여러 건 등장했고요.) 감정적인 문장들을 하나하나 읽으며 가슴이 몽글해졌고, 나도 이렇게 아름다운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리라 결심하기도 했습니다. 또 다른 사람들의 도서소개를 들으며 울컥하는 마음이 여러 번 있었습니다. 특히 자신의 마음을 담담히 이야기하던 「죽고 싶지만 떡볶이는 먹고 싶어」소개는 눈물이 날 것 같아서 좀 억지로 자꾸 웃었고, 독서 모임을 끝으로 이사를 한다는 한 분의 관계에 대한 문장은 마음이 먹먹했습니다. 그리고- 이런 분들과 1년간 독서 모임을 할 수 있었음이 복되고 감사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바빠져서, 2024년에는 도서모임을 참가할 수 있을지 아닐지 확신이 없습니다. 그래도 마음은 더 하는 것으로 욕심을 부려보고 있습니다.
어느새 새로운 한 해가 왔습니다. 달력이나 다이어리는 어느새 새것을 꺼내 들었고 새로운 기록을 위한 볼펜도 새로 들였지만, 이제는 무조건 새로운 것만이 좋은 것이 아님을 압니다. 우리의 삶도 휴대폰으로 들어간 카메라처럼 점점 편리해지고, 빨라지고, 급해지겠지만- 적어도 필름카메라가 남기는 '흔적'처럼- 마음에 무엇인가를 남기는 삶을 살 수 있기를, 『모두가 듣는다』를 읽는 내내 생각했습니다.
2023년의 마지막에 『모두가 듣는다』를 읽고- 누군가에게 나눌 수 있어 영광이었습니다.
그리고 마지막 선물로받은 고정순 작가님의 일력은 2024년 나와 매일함께할 응원이 되겠지요?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 리뷰입니다.
음악인이자 감귤과 레몬 나무를 돌보는 농부인 루시드폴. 거리마다 쌓인 눈이 녹아갈 때쯤 그의 산문집이 한겨울 선물처럼 나에게로 왔다. '음악은 세상의 떨림을 전하는 길'이라고 하며 '세상의 모든 존재들은 알게 모르게 서로를 울리고, 함께 떨리며 살아간다.'(19쪽)고 한다. 그는 또 말한다. '내가 만든 음악조차 나의 것이 아닌, 나와 함께 춤추는 세상 모두의 것'(20쪽)이라고 말이다. 책에 남긴 그의 울림과 떨림은 그의 것이었지만, 이제는 이 책을 읽는 나의 것이 될 것이며 앞으로 이 책을 읽을 세상 모두의 것이 될 것이다.
"식물은 농부 발자국 소리를 듣고 자란대."
루시드폴의 선배 농부인 친구가 해준 말. 역시 자신을 돌봐주는 사람은 귀신같이 알아보나 보다. 농부의 발자국 소리에 따라 '오늘은 물을 주러 오는구나!' '오늘은 잡초를 뽑아주러 오는구나!' '오늘은 내 옆에 새로운 식물은 심으러 오는구나!'라고 알지 않을까?
루시드폴은 자연에서 소리를 얻어 음악을 만들었다. 진귤나무가 내는 소리를 담아 <Moment in Love>이라는 곡을 만들었고, 콜라비를 씹는 보현(반려견)의 소리를 담아 <콜라비 콘체르토>라는 곡도 만들었다. 그는 '작곡가란 씨앗을 품은 땅이 아닐까 … 세상이 모아 건네준 씨앗을 품고 있다가 음악으로 밀어내는 일'(38쪽)을 작곡가의 일이라 보았다. 그런 의미에서 진귤나무와 보현은 작곡가일 것이다. 이처럼 자연은 좋은 소리를 품고 있다가 우리에게 전해준다.
물론 좋은 소리만 있는 건 아니다. 공사장에서 나는 소리, 나무를 베는 소리, 철근이 떨어지는 소리 등 온갖 소리가 우리의 귀에도, 식물의 귀에도 전해질 것이다. 지난여름 제주도의 휑한 숲이 기억났다. 보는 것만으로도 안타까웠는데, 숲이 사라지는 걸 들으며 서 있었을 식물들은 마음이 어떨지 마음이 아팠다. 그는 기쁨과 안락뿐만 아니라 슬픔과 고통도 음악으로 담았다. <Listen to Pain>에는 '숲과 언덕, 바다와 모래 속에 숨겨진 소리들, 몸을 비트는 나무와 눈밭의 소리를, 쉽게 들을 수 없는 숨은 소리에 잠시라도 함께 귀 기울이고 싶'(56, 57쪽)은 그의 마음이 담겨있다.
"내가 바라보는 곳을, 끝까지 바라볼 것. 그렇게 노래를 만들고 앨범을 내놓을 것. 흐트러지지 말 것."
"사람이 알고 싶으면 그 사람이 좋아하는 걸 알면 된다. 지나치는 나의 주변 하나하나에 의미를 갖기 시작하는 것."
그의 녹음 수첩에 적힌 문장. 음악을 만드는 그의 마음이 고스란히 전해진다. 눈이 그치고 촉촉한 비가 땅을 적신다. 내 마음도 그의 음악으로 촉촉하게 젖어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