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청화스님의 책에 빠져 살았던 시절이 있었다. 몇달 전 청화스님에 대한 추억이 갑자기 떠올라 서적을 구입해 보려 했으나 모두 절판이 되어서 구입할 수가 없어 아쉬웠는데 이번에 상상출판사에서 청화스님의 법문을 모은 서적이 출판되어 반가웠다.
이 책은 참선법에 대해 청화스님이 설법한 것을 모아놓은 책이다.
어린 시절 기독교 학교를 다니면서 기독교에 인연이 되어 몇 년을 교회를 다녔었는데 도저히 풀리지 않는 의문 때문에 학교를 졸업하고는 교회에 다니는 것을 그만두었다.
그리고 서른 초반에 우연히 등산을 하다가 들린 도선사라는 절에서 혜자스님의 서적을 두권 구입하여 읽고 어린시절 교회에 다니면서 품었던 의문에 대한 답을 어쩌면 불교에서 찾을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불교서적을 닥치는 대로 읽고 내 안에 있는 불성을 보고 싶어 좌선도 해보고 '나는 누구인가'라는 화두도 들어 보았으나 소용이 없었다.
그런데 우연히 티비 불교방송에서 화계사 현각스님이 템플스테이에 참가한 학생들에게 설법하는 도중 '이 주장자와 이 테이블이 같은 것이냐 다른 것이냐 같다고 해도 30방을 때릴것이요 틀리다고 해도 30방을 때릴것이요 같지도 틀리지도 않다고 해도 30방을 때릴것이라는 말을 듣는 순간 생각이 끊어지고 티비를 보고 있던 내 눈 앞에 시커먼 우주와 나로부터 가느다란 수많은 빛들이 뻗어나가는 경험을 5초 가량 하였다.
그 당시는 이게 뭐지? 분명히 눈을 뜨고 있었는데 내 앞에는 온통 시커먼 텅빈 우주와 나로부터 뻗어나가는 수많은 가느다란 빛으로 가득차 있었다. 그리고 그것은 분명히 내 생각이나 의지로 나타난 현상은 아니었다. 순간 아! 마음의 문이 열린다는 것이 이런 것이구나라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그 이후로 다시 한번 이런 경험을 해보려고 노력해 보았으나 쉽지가 않았다.
그러던 중 겨울 어느 날 혼자 눈 쌓인 지리산을 등반하게 되었는데 세석평전으로 올라가는 길에 약 30분 정도 내가 사라져 버리는 경험을 하였다.
분명히 내가 산을 오르고 있었는데 내가 산을 오르고 있다는 것을 느끼지 못하고 멍한 상태로 30분 정도를 걸은 것이다. 이때는 그냥 30분이 사라졌다는 느낌이었다. 기억도 나지 않는다. 아무런 생각도 하지 않았기 때문에 기억이 날리가 없다.
하여튼 이런 경험들이 내가 불성을 본 것인지 아닌지 궁금해서 등산을 하다가 들리게 된 절의 주지스님에게 물어봤으나 답을 얻지 못하고 그냥 그렇게 지나가 버렸다.
지금 생각해보면 청화스님 같은 분을 찾아가 도움을 받았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기도 한다.
이 책은 나와 같이 불성, 그러니까 기독교로 이야기하자면 하나님을 만나고 싶어하는 사람들에게 그 길을 알려주는 책이다.
이 책에 나오는 법문들이 수행자나 불교신자들을 향한 것들이라 일반인들에게는 좀 낫선 단어가 있기는 한데 그렇다고 읽는데 지장이 있을 정도는 아닌 것 같다.
청화스님의 법문을 보면 과학적인 언어들이 많이 나오고 대중들에게 쉽게 이해시키기 위해 노력한 흔적들이 있다.
불교건 기독교건 이슬람교건 어떤 종교를 믿든지 아니면 어느 종교도 믿지 않는 사람이라도 선이라는게 무엇인지 진리란 무엇인지에 대한 갈망이 있는 사람이라면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서적이라 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