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대 엄마의 암 투병, 그 마지막 3년을 기록한 40대 아들의 이야기. 4기 말, 수술을 위해 배를 열었으나 암이 너무 퍼져 다시 배를 닫아야 했던 순간, 암이 잠시 줄어들어 평범한 일상을 되찾았던 시기, 재발을 진단받았던 날, 호스피스에서 천천히 숨을 멈추던 시간, 그리고 엄마가 떠나간 뒤 남겨진 것들을 이야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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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약
엄마의 마른 등을 만질 때 (삶과 죽음의 경계에서 엄마 그리고 나) 내용 요약 🕯️
이 책은 죽음을 앞둔 어머니의 곁을 지키며 아들인 저자가 겪은 지난한 시간과 그 안에서 피어난 깊은 성찰을 담아낸 에세이입니다. 흔히 죽음이라고 하면 멀게만 느껴지지만, 저자는 병상에 누운 어머니의 앙상한 등을 마주하며 삶과 죽음이 결코 단절된 것이 아니라 아주 가까이 맞닿아 있음을 깨닫습니다. 병원이라는 차가운 공간 속에서 어머니의 시간은 점점 흐려지고, 그 곁을 지키는 아들의 시간은 멈춘 듯 혹은 무겁게 흘러갑니다. 저자는 어머니의 마
책 표지만 봐도 울게 될 줄 알았다.
그런데 이렇게 아픔이 콕콕 박힐 줄은 몰랐다.
소중한 사람을 잃어본 경험이 아직 없는 나에게도 이렇게나 슬픈데, 그 경험이 있는 사람들이라면 분명 이책은 통곡의 책이 될 것이다.
한 문장 한 문장이 아름답고 슬펐다.
작가님이 딸이 아니라 아들이었다는 것도 놀랍지만,
자식이라는 이름에 딸, 아들이 어디 다를까 싶었다.
웃고 또 웃었다. 우리는 지나며 이 사람 저 사람 험담도 실컷 하고 빵빵 경적을 울리며 달리는 자동차도 맘껏 욕했다. 연예인 흉도 많이 봤다. 무용한 말장난이 봄꽃처럼 첫눈처럼 하루를 덮었다. 무게도 없고 진지할 것도 없고 긴장할 것도 없는 말이라면 뭐든 다 좋았다. 순간순간 도망가 버릴까 두려울 만큼 끝도 없이 좋았다. (P.130)
무른 손가락으로 또박또박 짚어 마음에 심어준 글자. 이어보니 전부 다 같은 말이었다. 살라는 말이었다. 다시 사랑하고 다시 아프고 다시 헤어지고 또다시 사랑하라는 말 뿐이었다. 지울 길도 물리칠 길도 없었다. 배신할 수 없는 말이었다. (P.301)
벌써 10년쯤 지난 일이다. 내 작은 생명을 품고 있던 시절, 수십 년 전 나를 그렇게 품었을 나의 엄마는 큰 수술을 해야 했다. 수술하러 가는 전날까지 임신한 딸의 냉장고를 가득히 채워준 내 엄마는, 마취약에 취해 엉엉 울며 “우리 엄마 보고 싶어”라고 말을 했다. 그날이었다. 엄마가 한 여자로도 보이기 시작한 게. 이모의 성화에 병원에서 쫓겨나 집으로 가며, 나는 태어나 가장 긴 시간을 울었던 것 같다. 그날 내게 전해진 엄마의 슬픔은 아무래도, 무엇으로도 채울 수 없는 상실감이 아닐까 싶다. 수오서재의 새 책, 『엄마의 마른 등을 만질 때』를 가만히 손에 들었을 때, 꽤 오래 잊고 살던 그 날의 감정들이 떠올랐다. 그래서 나는 책을 펼치기도 전에 좀 많이 울었다.
『엄마의 마른 등을 만질 때』는 엄마의 투병 생활에 기록된 이야기들이다. 시작부터 울었고, 읽으면서도 분명 울게 되리라 예상은 했지만, 나는 『엄마의 마른 등을 만질 때』를 읽는 내내 울었다. 이제 점점 “돌이킬 수 없는 어른”이 되어가는 나이임을 실감했고, 순간순간 느끼는 내 부모의 왜소해짐이 서러웠고, 그럼에도 살짝 모자란 딸로 사는 게 당신들에게 힘을 준다는 게 슬펐다. 섬세한 언어와 절절한 감정이 만들어내는 문장은, 타인의 엄마에게서 나의 엄마를 보게 했다. 또 나를 만나게 되기도 했다. 투병으로 엄마의 몸에 난 상처를 절제된 감정으로 기록한 문장에서, 삶에 삶을 잇대었다는 말에서, 엄마는 다시 처음부터 시작해야 한다는 절망에서- 작가와 독자가 아닌, 그저 누군가의 자식들이 되어 공감하고 슬퍼했다.
마흔이 되어도 자라지 못한 어리석은 나는 『엄마의 마른 등을 만질 때』의 페이지가 몇 장 남지 않았을 무렵 마음이 초조했다. 차마 이 책의 “결론”을 감당할 자신이 없었다. 그래서 나는 책의 끄트머리를 한참이나 미루어두었다가 읽었다. “사랑하는 이를 결국 떠나보낸 사람들이 일관되게 말하는 게 있다. 우리는 무지하고 사랑할 시간은 많지 않다는 것. 더 귀한 것과 덜 의미 있는 걸 언제나 헷갈렸다고. 한정 없이 사랑하는 이의 등을 쓰다듬을 시간은, 눈을 들여다보고 같이 웃고 울 시간은 생각보다 얼마 남지 않았더라고(P.12)”라고 말하던 그의 문장에서 애써 부정했던 일을 선명하게 느끼며 나는 결심하고 또 결심했다. 지금 더 많이 사랑하자고, 더 귀한 것을 헷갈리지 말자고, 사랑하는 이의 등을 더 많이 쓰다듬고 눈을 들여다보고, 더 많이 같이 웃자고.
감히 타인의 가늠할 수 없는 상실을 앞에 두고 나의 시간들을 가늠해봐도 될지 모르겠지만, 그가 자신의 “늦은 시간”들을 이렇게 꺼내놓은 것은 '당신들이라도 늦지 말라고'가 아니었을까 하고 생각해본다. 『엄마의 마른 등을 만질 때』는 감정이 묻어날 것 같은 섬세한 문장으로, 오늘이 얼마나 행복한 순간인지, 얼마나 소중한 나날들인지를 절절히 깨닫게 만든다. 오늘부터라도 엄마에게 '늦는 사람'이 되지 말자고 결심하게 만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