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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량
보통인 책
출간일
2024.10.31
페이지
360쪽
상세 정보
완치를 목표로 재배치되는 일상 속에서도 암 경험자가 누려야 할 존엄과 자유는 무엇인지 치열하게 탐구한 기록이다. 30대 중반 급성골수성백혈병을 진단받은 저자 김도미는 당사자를 지나치게 통제하고, 죄책감을 강요하는 암 치유 문화를 비판하며 “몸에 대한 윤리는 나를 잘 돌보는 데에도 있지만 나를 즐겁게 하는 데에도 있다”라고 역설한다.
약 3명 중 1명이 암을 경험한다. 암 경험자가 많은 만큼, 세상에는 ‘암 극복 서사’가 넘쳐난다. 이제 조금 불온한 질병 서사도 필요하지 않을까? ‘불만 많은 암 경험자’ 김도미의 모험기는 완치만큼이나 존엄한 삶이 중요한 암 경험 당사자들에게도, 어떻게 대화를 시작해야 할지 몰라 망설이고 있는 주변 사람들에게도 분명 자유를 줄 것이다. “이 모험에 당신을 기쁜 마음으로 초대한다.”
상세정보
완치를 목표로 재배치되는 일상 속에서도 암 경험자가 누려야 할 존엄과 자유는 무엇인지 치열하게 탐구한 기록이다. 30대 중반 급성골수성백혈병을 진단받은 저자 김도미는 당사자를 지나치게 통제하고, 죄책감을 강요하는 암 치유 문화를 비판하며 “몸에 대한 윤리는 나를 잘 돌보는 데에도 있지만 나를 즐겁게 하는 데에도 있다”라고 역설한다.
약 3명 중 1명이 암을 경험한다. 암 경험자가 많은 만큼, 세상에는 ‘암 극복 서사’가 넘쳐난다. 이제 조금 불온한 질병 서사도 필요하지 않을까? ‘불만 많은 암 경험자’ 김도미의 모험기는 완치만큼이나 존엄한 삶이 중요한 암 경험 당사자들에게도, 어떻게 대화를 시작해야 할지 몰라 망설이고 있는 주변 사람들에게도 분명 자유를 줄 것이다. “이 모험에 당신을 기쁜 마음으로 초대한다.”
출판사 책 소개
“아픈 몸을 보호한다는 논리는
정말로 아픈 몸을 지켜준다고 할 수 있을까?”
‘불만 많은 암 경험자’ 김도미의 불온한 질병 서사
암 경험자를 향한 청순한 무례, 정중히 거절합니다
★ “영영 잊히지 않고 내 안에 남아 삶을 바라보는 시각을 바꿔놓는 책.” _최은영(소설가) 추천
★ “위안을 주는 질병 서사가 아닌, 삶과 사회를 다루는 입체적인 이야기.” _김원영(공연창작자) 추천
★ “건강이라는 종교와 완치라는 신화 바깥에 있는 ‘모른다’의 세계.” _장일호(《시사IN》 기자) 추천
“무리하지 말고 푹 쉬어.” 누구나 한 번쯤 들어보았을 법한 말이다. 그런데 암 경험자는 어디를 가든, 누구를 만나든, 무엇을 하든 이런 말을 듣는다. 그리고 주변 사람들이 건네는 선의의 말들은 오히려 암 경험자를 괴롭히는 청순한 무례가 되곤 한다. 더욱이 사방에서 쏟아지는 근거 없는 항암 정보와 ‘절대안정’이라는 신화는 암 경험자의 건강을 위협하고, 사회 복귀를 가로막는다.
『사랑과 통제와 맥주 한잔의 자유』는 완치를 목표로 재배치되는 일상 속에서도 암 경험자가 누려야 할 존엄과 자유는 무엇인지 치열하게 탐구한 기록이다. 30대 중반 급성골수성백혈병을 진단받은 저자 김도미는 당사자를 지나치게 통제하고, 죄책감을 강요하는 암 치유 문화를 비판하며 “몸에 대한 윤리는 나를 잘 돌보는 데에도 있지만 나를 즐겁게 하는 데에도 있다”라고 역설한다.
약 3명 중 1명이 암을 경험한다. 암 경험자가 많은 만큼, 세상에는 ‘암 극복 서사’가 넘쳐난다. 이제 조금 불온한 질병 서사도 필요하지 않을까? ‘불만 많은 암 경험자’ 김도미의 모험기는 완치만큼이나 존엄한 삶이 중요한 암 경험 당사자들에게도, 어떻게 대화를 시작해야 할지 몰라 망설이고 있는 주변 사람들에게도 분명 자유를 줄 것이다. “이 모험에 당신을 기쁜 마음으로 초대한다.”
“나는 나의 상태와 치료에 대해 정확한 정보를 얻을 자유, 근거 없고 위험한 치료법 콘텐츠에 노출되지 않을 자유, 가고 싶은 곳에 갈 자유, 먹고 싶은 것을 먹을 자유, 만나고 싶은 사람을 만날 자유, 에로틱한 사랑을 할 자유, 일할 자유, 쉴 자유, 치료하거나 하지 않을 자유, 그 모든 것을 선택하는 기준과 한계를 자신의 합리성에 근거하여 정할 자유에 대해서 마구 떠들고 싶다.” _「지 쪼대로 아플 자유」 중에서
“어머니는, 나는, 우리는,
알토란적 항암식단에 포위되었다.”
‘알토란적 항암식단’에서 징벌로서의 질병까지
한국 사회에서 암은 어떻게 소비되고 재현되는가
사회학자 탤컷 파슨스는 ‘환자 역할(sick role)’을 개념화하며, 환자는 건강한 몸으로 해오던 역할들을 면제받는 대신 치료에 협조하기로 상정되어 있다고 설명했다. 현실에서 환자가 강요받는 역할은 훨씬 더 촘촘하다. 건강한 사람들은 아픈 사람의 행동거지와 마음가짐까지 통제하려 든다. 술, 담배는 물론이고 격한 운동과 스트레스도 금기시된다. 긍정적인 마음으로 내 몸만 생각해야 한다. 그러나 이런 조언들은 상식에 가깝고, 지나치게 통제적이며, 자주 서로 어긋난다. 김도미는 말한다. “여러분이 바라 마지않는 병자의 안녕을 위해서 병자를 대하는 방법을 함께 고민해 주었으면 좋겠다.”
책은 때로는 신랄한 어조로, 때로는 성실한 취재로 암 치유 문화의 실상을 파헤친다. 〈알토란〉을 비롯한 생활 정보 프로그램에서는 온갖 항암식단이 각축을 벌이지만, 한데 모아놓으면 골고루 먹으라는 결론이 나온다는 식이다. 저자는 비판에만 머물지 않고, “각개전투하듯 해다 먹이는 항암식단이 아니라 제도와 관계망을 통해서 건강해질 수 있다는” 비전이 필요하다고 힘주어 말한다. 환자의 이야기를 경청하지 않는 병원의 ‘3분 진료’, 민간보험이 있어도 감당하기 힘든 의료비 부담, 노인과 장애인만을 대상으로 하는 돌봄 제도 등이 환자들을 과열된 암 치유 문화로 내몰고 있다는 것이다.
그동안 미디어에서 암을 재현해 온 방식에 대해서도 재고가 필요하다. 백혈병은 오랜 세월 비련의 여주인공을 상징했고, 암은 여전히 숱한 캠페인 구호에서 자연이 인류에 내리는 재앙의 증거로 호명된다. 암 경험자들은 추억 속 드라마를 떠올리면서도, 자신이 백번 동의하는 주장을 들으면서도 양가적 감정을 느낄 수밖에 없다. 그러나 암이 꼭 비극의 소재로만 다뤄질 필요는 없다. 암을 재앙으로 재현하지 않더라도 할 수 있는 이야기는 많다. 『사랑과 통제와 맥주 한잔의 자유』는 암을 다른 방식으로 재현하더라도 충분히 “삶과 사회를 다루는 입체적인 이야기”를 해낼 수 있음을 보여준다.
“나는 죄악의 결과로서의 질병, 그 오래된 전통의 연장선상에 있는 이미지들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보기를 요청하고 있다. 나는 치유자가 아닌 만큼이나 돌아온 탕아도 아니다. 나는 1년 전 암에 걸린 사람이자 여전히 아픈 사람이다. 동시에 희생양의 자리를 걷어 내고 더 나은 미래를 상상하는 방식을 함께 고민하고 싶은 한 사람의 시민이다.” _「속죄하는 병자」 중에서
“주로 고요한 무균실이나 락스로 소독된 집 안,
‘완치’만이 목표로 설정된 새로운 일상 속에서
그림을 그리거나 글을 썼다.”
치료의 한복판에서 온몸으로 경험하며 쓴 에세이
개인의 경험에서 출발해 공동체를 돌아보는 시선
김도미는 치료의 한복판에서 글을 썼다. 동료들이 병원비에 보태라며 모은 후원금을 받는 대신, 굿즈를 판매하고자 기획한 뉴스레터가 시작이었다. 그래서 책 곳곳에는 원망과 감사, 불안과 안도, 황당한 항암 비법을 놀리고 싶은 마음과 그럴 수밖에 없는 절박함을 헤아리는 시선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에세이를 읽는 일이 잠시 타인의 삶을 살아보는 경험이라고 한다면, 『사랑과 통제와 맥주 한잔의 자유』는 무척 해상도가 높은 암 경험 에세이다. 저자는 암을 극복한 ‘치유자’의 깨달음을 들려주는 것이 아니라, 두려움에 떨면서도 존엄을 잃지 않는 한 사람의 하루하루를 경험하게 한다.
그러나 개인적인 것이 정치적인 것이라는 말처럼, 암 경험자의 몸과 마음과 시간을 통과한 이야기는 그 자체로 정치적이다. 김도미는 암 치유 문화라는 현실 이면에 있는 정치적 맥락을 깊이 파고든다. 예컨대, 정성 들여 끓인 ‘닭발곰탕’의 효능을 수많은 암환자가 철석같이 믿는 배경에는 한국 사회의 유구한 가족주의가 있다. 더 나아가 가족주의는 간병을 비롯한 돌봄노동을 혈연가족, 특히 여성에게 떠맡기는 제도적 공백의 원인이 된다. 저자의 시선은 딸을 잘 돌보라며 어머니를 닦달하는 이웃들을 향한 원망에서, 복지제도에 대한 비판으로, 돌봄 공동체에 대한 제안으로 번져간다.
서문에서 김도미는 “무얼 깨달았다고 말하고 싶지도, 희망을 주고 싶지 않았다”라고 말한다. 그러나 전형적인 ‘환자 역할’에서 얼마간 벗어나려는 그의 시도는 ‘지 쪼대로’ 아플 수 있다는 희망적 가능성을 보여준다. 그는 가족의 맹목적인 사랑에 의존하는 대신, 가까운 이웃들의 돌봄을 받는다. ‘절대안정’이라는 통제에 순응하는 대신, 자신이 감당할 수 있는 선에서 ‘맥주 한잔의 자유’를 누린다. ‘내 몸만 생각’하는 보신주의로 미끄러지는 대신, 복지 사각지대와 지구 생태계를 염려한다. 김도미는 희망을 주고 싶지 않았던 것이 아니라, 희망의 의미를 다시 쓰고 싶었던 것인지도 모른다.
“아픈 몸으로도 ‘내 쪼대로’ 살 수 있도록 나를 지켜보고 있는 이들에게, 나 또한 보답할 기회가 생기기를 바란다. 이들 덕분에 돌보는 마음은 결국 ‘돌아보는’ 일이고, 또한 다른 누군가에게로 번져나가는 마음이라는 걸 조금이나마 알게 되었다.” _「발끝을 좀 더 믿으며, 다시 모험」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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