빙하 곁에 머물기

신진화 지음 | 글항아리 펴냄

빙하 곁에 머물기 (지구 끝에서 찾은 내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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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간일

2025.1.24

페이지

27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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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시 지구 이후 빙상이 형성되던 시점부터 농업 발달과 산업화 등 인류 활동이 본격화되던 시기를 지나 핵실험이 만연했던 1945년 그리고 오늘날까지, 인류가 전 지구적으로 영향력을 떨쳤던 시간을 가로지르며 빙하의 언어를 번역한다.

지난 80만 년을 기억하는 남극 빙하 코어는 냉정하게 말한다. 지금의 인류처럼 엄청난 양의 이산화탄소를 급격한 속도로 배출했던 존재는 없었다. 이대로라면 2100년의 이산화탄소 농도는 800피피엠을 웃돌 것이고 그 수치는 3390만 년 전 그린란드에 빙하가 없었던 때와 맞먹는다. 기후위기 시대의 책임자로 빙하는 인류를 지목한다. 지구의 수십억 역사로 눈을 돌리고 냉소할 때가 아니라 우리부터 똑바로 마주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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빙하 곁에 머물기

신진화 지음
글항아리 펴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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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시 지구 이후 빙상이 형성되던 시점부터 농업 발달과 산업화 등 인류 활동이 본격화되던 시기를 지나 핵실험이 만연했던 1945년 그리고 오늘날까지, 인류가 전 지구적으로 영향력을 떨쳤던 시간을 가로지르며 빙하의 언어를 번역한다.

지난 80만 년을 기억하는 남극 빙하 코어는 냉정하게 말한다. 지금의 인류처럼 엄청난 양의 이산화탄소를 급격한 속도로 배출했던 존재는 없었다. 이대로라면 2100년의 이산화탄소 농도는 800피피엠을 웃돌 것이고 그 수치는 3390만 년 전 그린란드에 빙하가 없었던 때와 맞먹는다. 기후위기 시대의 책임자로 빙하는 인류를 지목한다. 지구의 수십억 역사로 눈을 돌리고 냉소할 때가 아니라 우리부터 똑바로 마주할 때다.

출판사 책 소개

국내에서 유일한 여성 빙하학자의 빙하 투쟁기
침묵하는 빙하 곁에서 들은 얼음 조각의 증언

★ 이명현 이원영 강력 추천

지구 역사에 대한 두 가지 독법
빙하학자 대 기후 회의론자

사람들은 ‘빙하가 녹고 있다’는 말을 처음 들었을 때의 충격이 가라앉으면 아무 일 없었다는 듯이 일상의 감각을 회복한다. 반면 자명하다 못해 이제 지루하기까지 한 이 사실에 여전히 처음처럼 놀라고 심지어 전전긍긍하는 사람이 있다. 이 책의 저자인 빙하학자다. 빙하학자는 지질학자가 지층에 새겨진 역사를 읽듯이 수십만 년 전에 생성된 빙하의 층서를 읽는다. 층층이 포집된 당시의 눈, 에어로졸, 사막 먼지뿐 아니라 심지어 최근에는 그린란드 빙하 코어에서 백두산 화산재가 발견됐다는 소식도 전해진다. 빙하학자는 누적된 단서들을 조합해 당대 기후 사건을 해석하고 지구 역사를 파헤친다. 그리고 이는 미래 기후를 예측하는 데에도 주요한 기초 자료로 쓰인다.
지구의 역사로부터 미래를 추정하는 사람 중 현재의 기후위기란 별거 아니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다. 기후 회의론자들이다. 지구의 수십억 년 역사를 들먹이며 지구란 원래 뜨거워지기도 차가워지기도 했고, 게다가 지금은 다섯 번째 빙하기를 지나는 중이라고 말한다. 그들의 말 앞에 서면 우리가 매년 체감하는 기록적인 폭염과 이상기후에 따른 징조, 재난의 풍경은 사소해지기만 한다. 따라서 귀와 눈을 닫게 하는 체념과 선동에 휩쓸리지 않으려면 우리는 더 치밀하고 적확한 분석과 현장에서 밝혀낸 사실에 집중해야 한다. 이것이 이 책을 읽어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빙하학자의 시선은 지구의 역사에만 고정되지 않고 언제나 현재로 돌아온다. 전 지구적인 범위에서 기후 변화의 원인과 과정을 추적하고 오염되지 않은 시료를 채취하기 위해 극한 환경까지 밀고 들어간다. 빙하학자가 현장에서 습득한 지구 역사를 읽는 방법이다.
이 책은 원시 지구 이후 빙상이 형성되던 시점부터 농업 발달과 산업화 등 인류 활동이 본격화되던 시기를 지나 핵실험이 만연했던 1945년 그리고 오늘날까지, 인류가 전 지구적으로 영향력을 떨쳤던 시간을 가로지르며 빙하의 언어를 번역한다. 지난 80만 년을 기억하는 남극 빙하 코어는 냉정하게 말한다. 지금의 인류처럼 엄청난 양의 이산화탄소를 급격한 속도로 배출했던 존재는 없었다. 이대로라면 2100년의 이산화탄소 농도는 800피피엠을 웃돌 것이고 그 수치는 3390만 년 전 그린란드에 빙하가 없었던 때와 맞먹는다. 기후위기 시대의 책임자로 빙하는 인류를 지목한다. 지구의 수십억 역사로 눈을 돌리고 냉소할 때가 아니라 우리부터 똑바로 마주할 때다.
한편 빙하가 다 녹아 사라지면 빙하학자는 어쩐단 말인가. 저자는 빙하에 자신의 생업이 달렸다고 말하며 기후위기를 실질적인 생존의 위기로 체감한다. 그는 빙하 코어에 포집된 과거의 공기 방울을 그러모아 이산화탄소를 분석하고 고기후 연대기를 쓴다. 그래서 그에게 빙하가 녹는 사태는 조선왕조실록이 불타 없어지는 것과 다를 바 없다. 저자는 녹아서 층서가 뒤죽박죽 섞인 빙하를 연구하다가 심전도 모니터의 일직선이 그어지는 듯한 위기를 감지한다. 층서가 균질해진 빙하란 사망선고와도 같다. 그러므로 그는 거듭 강조한다. 지금이야말로 무엇이든 해야 할 때다. 그가 제시하는 실천의 세목은 일상적인 것들이다. 하지만 델모트 박사의 “노력을 모으면 우리가 지구에 배출하는 온실기체의 20퍼센트를 감축할 수 있다”는 말을 떠올리면,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거창한 것이 아니다. 무엇보다 변화를 추동하는 믿음이 우선해야 한다. 저자의 말로 하자면 ‘연대에서 비롯한 희망’이 필요하다. 기후 회의론자의 방관과 체념에 맞서는 저력을 일상의 실천에서부터 발견하자는 말을 빙하학자만큼 절실하고 진실히 말하는 사람은 드물다. 따라서 이 책은 빙하학자가 차가운 빙하에서 뜨겁게 길어올린 기후위기 시대를 향한 제언이자 한 과학자의 희로애락이 흐르는 진솔한 고백이기도 하다.

현장이 허락하는 ‘세계와 감각의 확장’
위스키 한 잔과 빙하 한 조각에서 시작한 이야기

저자의 목소리가 특히 더 생생하게 전해지는 대목은 역시 현장에서다. 저자는 극지연구소 소속으로, 국내에서 활동하는 빙하학자 중 유일한 여성이다. 2012년부터 지금까지 빙하만 연구했고 2023년 6월에는 그린란드 국제 심부 빙하 시추 프로젝트에 국가대표로 참여했다. 전 세계 지구과학 영역에서 여성 과학자의 비율이 24퍼센트에 그치는 와중에 여성 빙하학자가 대표로 현장에 파견되기란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다. 저자는 여성이라는 이유로 현장에서 제외되거나 아시아인에 대한 선입견 때문에 모욕적인 일을 겪기도 했다. 하지만 현장 경험 없이는 탁상공론에 그치기 쉬워 악착같이 현장을 자청한다.
그린란드행 항공기가 막 착륙하고 꼬리가 열리자마자 온몸을 덮쳐오는 막강한 한기와 건조한 대기, 대륙을 뒤덮는 흰 눈이 반사하는 강렬한 빛, 눈바람이 형성한 구조물의 독특한 질감 등은 오로지 현장만의 감각적 전유물이다. 그뿐만 아니라 현장에서 시시각각 발생하는 변수들에 대한 대처는 오직 직접경험을 통해 전수된다. 하물며 연구소에서 연구할 때도 현장 경험이 번뜩이는 법이다. 가령 빙하 층서에서 관찰되는 2밀리미터 이하의 얇은 층은 녹은 눈이 다시 얼어서 형성된 용융층이 아니라 바람이 세게 불어서 형성된 윈드 크러스트에 불과하고 데이터 측정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 이 간단한 지식조차 현장이 아니면 쉽게 알 수 없다. 물론 현장이 매사에 흥미롭고 수월하기만 한 것은 아니다. 그린란드는 극한 환경이고 캠프는 약 해발고도 2700미터에 위치했다. 한국처럼 해발고도가 0에 가까운 나라 출신의 사람은 현지에 적응하는 데만 일주일이 넘는 시간이 걸린다. 남성 연구자보다 물리적으로 힘이 달리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저자는 오히려 자기만의 강점에 주목하고 투지를 다진다. 이후 저자가 들려주는 로빈 벨 박사와의 만남은 여성 과학자를 가시화하는 현명하고 우아한 방식이다. 이 외에도 여성 과학자의 동등하게 일할 권리로 맺어지는 일화들은 비단 그린란드뿐만 아니라 연구자로서 삶의 현장에서 분투하며 구축한 흔들리지 않는 믿음이다.
빙하를 이용한 연구가 시작된 계기를 돌아보면 그 모든 게 운명적이라는 생각이 든다. 1965년 빙하학자 클로드 로리우스는 남극 아델리랜드로 빙하를 시추하러 간다. 고된 작업을 마치고 위스키 한 잔을 마시는 게 그의 유일한 낙이었다. 어느 날 위스키에 넣을 얼음이 떨어져서 빙하 조각을 떼어 넣었더니 얼음 조각에서 마치 샴페인처럼 공기 방울이 터져 나왔다. 로리우스는 여기서 착안해 빙하에 포집된 기체를 이용한 이산화탄소 측정법을 개발한다. 이게 빙하를 이용한 이산화탄소 연구의 출발이다. 저자는 이 낭만적이기까지 한 일화에 매료되고 그 황홀감을 동력으로 삼아 다음 연구를 추진한다. 우연이 모여 운명이 된다는 짐짓 상투적인 말이 저자에게는 현실이었다. 그는 연구자로서 걸어온 길을 눈이 쌓여 빙하가 되는 과정에 빗대며 눈앞에 놓인 삶의 단편만이 아니라 지구적 관점으로 삶을 바라보고 의미가 확장되는 순간들을 기록한다. 이 책의 독자 또한 저자의 시선을 빌려 삶을 바라본다면 들쑥날쑥한 궤적 속 삶의 편린이 모여 마침내 빙하가 되어 반짝이는 것을 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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