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년전 '타인의 고통' 이후 다시 접하는 수전 손택의 비교적 오래된 저작. 타인의 고통과 비교해 보면 보다 지적이고 전문적인 대신 흥미 측면에서는 좀 덜한, 그래서 약간 지루하다고 느낄 수도 있는 문화 예술 비평서. 문학, 연극, 영화 등 문화 전반에 관한 26꼭지의 논평으로 구성되어 있어 관심있는 분야 위주로 pickup 해서 읽어도 좋을 듯.
(인상 깊은 문구)
-예술은 유혹이지 강간이 아니다.
-해석자는 직접 손을 대서 지우거나 고쳐 쓰지 않으면서, 텍스트를 바꾸고 있는 것이다.
-해석은 지식인이 예술에 가하는 복수다. 아니, 그 이상이다. 해석은 지식인이 세계에 가하는 복수다.
-카프카는 동정과 두려움의 감정을 일깨웠으며, 조이스는 경외감을, 프루스트와 지드는 존경을 일깨웠으나, 카뮈를 제외하면 내가 생각할 수 있는 어떤 현대 작가도 사랑을 일깨운 사람은 없다.
-재판을 받는 것은 아이히만 혼자가 아니었다. 그는 1인 2역으로서 재판정에 섰다. 특정 개인으로서, 나치 일반으로서. 가공할 죄악의 무거운 짐을 짊어진 자와, 상상을 초월하는 순교로써 절정에 다다른, 반유태인 정책의 전 역사를 표상하는 하나의 암호로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