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를 막론하고 걸작은 걸작이다. 흔한 전개, 읽다 보면 누가 범인인지 알 수 있다는 의견도 심심찮게 보이지만 나는 글쎄, 반반이다. (설마하면서도 끝까지 눈치 못 챈 나는 어쩌면 탐정으로서의 자질이 거의 없다고 봐야할 지도) 비슷한 방식으로 전개되는 소설이 많이 등장하는 지금과 이 작품이 발표된 1940년대라는 시기를 비교하면 이 작품은 참 대단하다는 생각밖에 떠오르지 않는다. (그렇게 따지면 ‘클로즈드 서클’이라는 개념을 만들어낸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나 오늘날 로코의 효시로 불리는 <오만과 편견>은 지금 기준으로 보기에 유치하고 클리셰 범벅이지 않는가)
이 작품은 작가가 공정하게 등장인물의 단서와 알리바이를 제공하며 독자도 추리할 수 있게 하지만 이 작품의 또다른 묘미는 몇 번에 걸친 반전과(<팔묘촌>과 묘하게 닮은 구석이 있다) 드루리 레인이라는 탐정에 있다고 생각한다. 사건의 전모와 범인의 정체를 두고 지혜로운 이 노 탐정이 보여주는 고뇌와 내적 갈등이 매력적으로 느껴졌다. 만약 읽게 된다면 제목이 의미하는 바도 한 번 곱씹어 보시길. 밤새 읽었는데도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재미나게 읽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