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고로 만든 집

윤성희 지음 | 민음사 펴냄

레고로 만든 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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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간일

2009.7.13

페이지

26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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혀누님의 프로필 이미지

혀누

@banduck2

1.
이 책에서 가장 많이 나온 문장을 세 문장만 꼽자면 다음과 같다.
(참고로 이 책은 작가의 일상을 담은 일기같은 에세이다.)
(1) 자, 이제 진짜로 글을 쓰자
(2) 정말로 이제 장편을 쓰자
(3) 한화는 도약 할 일만 남았다

작가는 매일 글을 쓰자는 다짐을 했던 것 같다. 그 다짐의 한결같음이 대단하면서도, 매일 운동하자! 다짐하지만 실천하지 못하는 나의 모습과도 일맥상통하여 일종의 동질감을 느꼈다.

나는 글을 잘 쓰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 그래서 매일 글을 써야지 라는 생각도 한다. 생각이 행동력으로 이어지지 않고 생각에서 그친 다는 것이 문제지만... 작가도 어려운데 일반인 따위인 나에게는 얼마나 어려운 일이겠는가. 내가 정상이었다. 그리고 모든 작가님들의 부지런함이 다시 한 번 존경스럽다.

2.
나는 지금 3년에 한번씩 온다는 지독한 일태기에 갇혀있다. 일태기보다 침체기의 느낌이 강한데 그 이유로 여러가지 있겠지만 첫째, 보람이 없는 일의 내용. 둘째, 더럽게 안맞는 상사놈(진짜 회사는 사람이 전부라는 것을 이 놈 때문에 다시 한번 배움)때문인 것 같다. 아침에 눈을 뜨면 ’하…출근 하기 싫다‘ 라는 생각이 가득하다. (나는 원래 무리없이 출근을 잘 하는 사람이었다고..!) 그래서인지 작은 업무 하나 헤쳐나가기가 버겁다는 생각이 들고 심리적으로 위축되는 시간을 지나고 있었는데, 이 때 읽은 최진영 작가의 일기는 작아져 있던 나에게 조금의 위안이 되었다.

시작했으니 남은 건 끝내는 일뿐이라는 작가의 말이,
그래도 하면 끝나겠지라는 말처럼 들려서.

그렇다면 하자. 언젠가 있을 끝을 향해서

✏️
P.7 💟
매일 글을 쓴다.
앞의 문장은 나의 기도이며 다짐이다. 나의 상태이자 정의이다. 하루가 아무리 엉망이었더라도 글을 썼으면 됐다. 외로우면 외로운, 슬프면 슬픈, 우울하면 우울한, 화가 나면 화를 내는, 평온하면 평온한 글을 쓰고 싶다. 딱 그 정도만 해도 살 수 있을 것 같다. 그런데 그게 어렵다.

P.8
언젠가 내가 쓴 글이 나를 일으켜 세울 것이다. 먼저 손을 내밀지는 않겠지만, 이제 다시 걸어보자고 말을 걸진 않겠지만, 늘 거기에 존재하는 것만으로도 스스로 일어나도록 만들 것이다.
거듭 넘어질 나를 위해 매일 글을 쓴다.

P.15 💟
제주로 이사 오고 책상 앞에 ’일기를 쓰자, 날씨라도 쓰자‘라는 메모를 붙여두었는는데 며칠 전에 떼어서 버렸다. 지키기 어려운 다짐도 아닌 걸 기어이 지키지 않는 나의 한심함을 매일 글 쓰기 전에, 글을 쓰면서 확인하는 것도 지겨워서.

나는 주로 아주 화날 때 일기를 쓴다. 그래서 지난 일기는 대체로 들춰보지 않지. 최진영 사전에 ‘일기’란 ‘종이에 휘갈겨 써서 버리는 분노와 외로움‘이다. 써서 버렸으니 이제 그 감정은 나의 것이 아니라고 생각하면 조금은 괜찮아질 때가 있다.

P.37
작년에 나는 ’프로선수도 10연패를 하는데 나도 10연패 할 수 있지‘라는 마음으로 살았다. 10연패 다음에 1승이 올 수도 있다고 생각하면 좌절도 좌절 아닌 것처럼 느껴졌고 나를 리빌딩하는 과정이라고 생각할 수 있었다.

P.61
나는 내가 물 같아서 묻으면 털어내고 금세 마르고 흔적도 남지 않는 사람이면 좋겠다. 흘러가는 사람이면 좋겠어.
불행을 전파하는 사람이 되진 말자.
행복을 남발하는 사람이 되진 말자.
너무 많이 말하지 말자. 내가 하는 말 중에 90퍼센트는 하지 않아도 되는 말이다.

P.72
동등한 애정이란 존재할 수 없는 것이라면
좀더 사랑하는 쪽이 내가 되도록 해야지

P.90 💟
모르는 것에 대해서 겸손하자. 안다고 생각하는 것에 대해선 더 겸손하자.
할 수 없는 일을 할 수 없다고 말하는 것에 죄책감을 갖지 말자. 할 수 있다고 말했다면 책임을 지자. 할 수 있을 것 같아서 할 수 있다고 말했는데 시간이 지나고 보니 할 수 없겠다는 판단이 들면 미루지 말고 말하자.제발 말을 하자. 자기검열이 없는 것보다는 자기검열이 심한 게 낫겠지.
세상은 나에게 관심 없다. 나의 말과 행동에 관심 있는 사람은 없다. 지금 이 순간 내 생각을 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그러니 제발 걱정을 버려라. 하고 싶은 걸 하자. 먹고 싶은 걸 먹자. 글을 쓰지 않아도 괜찮다. 글을 완성하지 못해도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 그저 내가 글을 쓰지 못할 뿐이다. 그뿐이다. 글을 쓰지 못하는 나도 나다. 글은 나의 일부다. 글이 나를 잡아먹도록 두지 말자. 글을 괴물로 만들지 말자.

P.104
슬픔은 혼자 오지 않는다. 슬픔은 언제나 다른 감정의 손을 잡고 온다. 분노. 의심. 부정. 원망. 죄책감. 분노 다시 분노.

P.107 💟
마감을 끝냈지만 해야 할 일이 많다.
그렇다면 하자.

P.162 💟
어쨌든 시작했으니 이제 남은 건 끝내는 일뿐이다. 우리의 길은 오직 도약뿐이다.

P.213
요즘은 주문처럼 ’한 번 사는 인생‘이라는 혼잣말을 자주 한다. 나에게 뭔가 당부하고 싶은 것 같다. 한 번 사는 인생, 지나고 나면 아무것도 아닐 일에 너무 연연하지 말고 지금 하고 싶은 걸 하자. 지금 먹고 싶은 걸 먹자. 지금 쓰고 싶은 걸 쓰자. 하지만 말은 아끼자. 세 번 삼키고 말 하자. 실없는 말은 하고 중요한 말이라면 넣어두자.

내 주머니는 맑고 강풍

최진영 지음
핀드 펴냄

3시간 전
0
스리님의 프로필 이미지

스리

@seul2

책 읽는 내내 나에게는 따뜻한 편의점

사람들은 책에서도 각자 생각에 따라, 상황에 따라 살아가는구나, 그런 와중에 여러 다른 사람들을 만나서 무언가를 얻고 깨달아가기도 하고 마음의 위로를 받기도 한다.

옥수수수염차 먹고싶다 나두:)

불편한 편의점

김호연 (지은이) 지음
나무옆의자 펴냄

3시간 전
0
에밀리님의 프로필 이미지

에밀리

@milymily

  • 에밀리님의 어른의 행복은 조용하다 게시물 이미지
”다정함도 체력이 밑바탕이 되어야 한다“

삶에 지치면 평범함도 꿈이 된다.
다정함도 체력이 밑바탕 되어야 한다.
삶이 고단하지 않은 날, 나는 다정한 사람이었다.

“웃지 않다 보면 웃지 못하게 된다”

사람은 나이를 하나 먹을 때마다 타고난 표정 하나씩을 잃는다.
즉, 웃음이란 건 미루면 돈처럼 쌓이는 것이 아닌 더 사라지는 것.

어른의 행복은 조용하다

태수 지음
페이지2(page2) 펴냄

4시간 전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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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책 소개

현대문학상, 올해의 예술상, 이수문학상 등 주요 문학상을 휩쓴
작가 윤성희의 첫 소설집, 그 원점의 재발견


소설가 윤성희의 첫 작품집 <레고로 만든 집>의 개정판이 출간되었다. 저자의 재교정과 재편집을 거쳐 새로운 디자인으로 출간된 이번 개정판은, '어제의 윤성희'가 바라본 '오늘의 윤성희'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윤성희는 1999년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단편 「레고로 만든 집」이 당선되어 등단한 이후, 꾸준한 활동으로 문단의 주목을 받고 있다. 김윤식 교수가 꼽은 역량 있는 작가 윤성희의 작품들은 현대문학상, 올해의 예술상, 이수문학상 등을 수상하며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데뷔작 「레고로 만든 집」은 지진아인 오빠와 칩거하는 아버지를 부양하는 젊은 여자의 희망 없는 삶을 섬세한 필치로 군더더기 없이 그려 내었다는 평가를 받은 작품이다. 이후 작가는 고단한 삶을 외롭게 버텨 나가는 이들의 모습을 지속적으로 그려내고 있는데, 소설집에 수록된 여타의 작품들은 그 연장선상에 놓여 있다고 볼 수 있다.

평론가 황종연은, 윤성희가 동시대의 자잘한 삶의 체험을 거울처럼 세세하게 묘사하는 데 능숙하다며 천운영과 함께 "현대 일상을 탐구하는 미시적 리얼리즘"에 천착하는 작가군으로 묶은 바 있다. 작가는 가령, 등장인물이 9자를 알파벳 g와 비슷하게 쓴다거나(「레고로 만든 집」), 3자를 8자와 비슷하게 쓰는(「서른세 개의 단추가 달린 코트」) 것까지 보여 준다.
사소한 것 하나도 스쳐 보내지 않고 마치 대상이 눈앞에 있는 것처럼 그려 내는 데 치중하는 작가의 모습은, 「레고로 만든 집」에서 대학 휴학생인 척하며 학교 앞 복사 가게에서 일하는 주인공의 행위에서 상징적으로 드러난다. 주인공은 복사기에 얼굴을 대고 눈을 뜬 채 자기를 복사한다. 복사기에서 쏘아져 나오는 빛에 온몸이 저절로 움찔거리고 눈물이 주르륵 흘러내리는데도 눈을 감지 않는다. 이러한 주인공의 모습은, 초라하고 외로운 젊은이들의 모습을 외면하지 않고 끊임없이 응시하는 작가의 모습과도 닮아 있다.

작품 속의 주인공들은 대부분 안정된 직업을 갖지 못한 채 아르바이트 등으로 간신히 생을 이어 나간다. 벌어진 이빨을 보이기 싫어 사람들과 직접 대면할 필요 없는 '기념일 서비스'라는 일을 택하거나(「당신의 수첩에 적혀 있는 기념일」), 방송국에서 탄 경품을 팔아 돈을 벌거나(「악수」), 빌린 돈을 갚을 방도가 없어 스턴트맨이 되는(「모자」) 등 세상의 주변부에 위치한 이들이 주류를 이룬다.

한편 주인공들은 대개 평범한 가족 관계에서도 벗어나 있다. 엄마는 집을 나가고 생활력 없는 가족과 함께 살아가는 여자(「레고로 만든 집」), 아기 때 사과상자에 담겨 버려진 여자(「이 방에 살던 여자는 누구였을까?」), 매주 고향 근처에서 맴돌기만 할 뿐 집으로는 돌아가지 않는 남자와 화재로 어머니를 잃고 보험금으로 살아갈 준비를 하고 있는 여자(「그림자들」), 형과 어머니를 잃은 남자와 아내에게서 버림받은 남자(「계단」) 등 기댈 곳 없는 혹은 기대지 않는 이들이 그려져 있다.

윤성희는 이렇게 활력 없는, 마치 '그림자'처럼 뚜렷한 형상으로 자신을 드러내지 않는 사람들의 삶을 그려 내면서도, 다른 여성 작가들과 달리 과도한 감상에 빠져들지 않는다는 강점을 갖추고 있다. 평론가 황종연이 「모자」를 다룬 글에서 "윤성희는 자칫 초라한 앙심의 문학으로 떨어질 소지가 많은 스토리를 가지고 시장의 그늘 속에 주눅 들어 서식하는 젊음의 초상을 이뤄 냈다. 윤성희 소설은 낙백한 젊은이의 영혼 앞에 사랑의 맑은 렌즈를 반짝이는 성능 좋은 캠코더이다."라고 말했듯, 따뜻한 시선을 가지고 있되 적정한 거리를 유지하여 읽는 이의 가슴을 먹먹하게 만들면서도 긴장을 늦추지 않는다.

현대문학상, 올해의 예술상, 이수문학상 수상 작가. 오늘의 한국 단편 문학을 대표하는 윤성희의 첫 소설집. 고독한 일상을 레고처럼 해체하고 조립해서 만든 희망의 공간 속에서 지금, 다시 한 번 '그녀들'의 작고 낯선 희망과 조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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