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떠나는 수밖에

김남희 지음 | 수오서재 펴냄

일단 떠나는 수밖에 (여행가 김남희가 길 위에서 알게 된 것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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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간일

2025.5.26

페이지

34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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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년 차 여행가. 목적지가 없는 걸음일지라도 과정으로 이미 충분하다는 걸 가장 잘 아는 사람. 작가 김남희는 20년이 넘도록 여행으로 밥 버는 삶을 살아왔다. 여행을 다녀와 그곳에 대해 글을 쓰고, 함께 이야기 나누는 삶을 지속해왔다. 하지만 모순적이게도 여행을 다닐수록 여행의 시대는 끝났다는 생각이 들 뿐이다.

그럼에도 그는 여전히 여행을 포기하지 못한다. 여행이 아니었다면 지금보다 훨씬 좁고 못난 인간이 되었을 거라는 믿음 때문이다. 작가는 말한다. “여행이란 결국 낯선 세계 속으로 뛰어들어 자신의 편협한 세계를 부수는 행위”라고. 책을 읽고 나면 낯선 길 위에서 우리 자신과 마주할 순간을 자연히 떠올리게 된다. 그러니 그의 말처럼 일단 떠나는 수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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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도 내 부모처럼, 다른 사람들처럼, 보잘것없는 나의 성이 있다. 혼자서 세상을 떠돌고, 그 만남에 관한 글을 쓰고, 방과 후 산책단으로 다른 사람들을 이끄는 온통 여행으로 가득한 삶. 그 성을 지키기 위해 이제 무릎을 일으켜 세워야 한다. 나는 눈물로 흐려진 시야를 닦으며 잔을 들었다. 싸울 거야, 이 무기력한 날들과 살아낼 거야. 엄마의 몫까지. 벌어진 상처 위로 눈물을 쏟으면서도 나는 앞으로 나가기를 포기하지 않기로 했다. (p.134)

아침에 공원에 앉은 나를 누군가가 봤다면, 불안정한 상태라 생각하며 바라봤을지도 모르겠다. 굳이 집을 두고 출근 한 시간 전 볕도 좋고 꽃도 좋은 공원에 앉아 『일단 떠나는 수밖에』를 펼쳐 들었다. 에세이 맛집 수오서재에, 김남희라니. 내가 감히 이 책을 방구석에서 읽을 수 없지. 마치 소풍을 하러 가듯 커피 한 잔, 책 한 권을 달랑달랑 들고 나섰던 나는 결국 화장기 하나 없는 말간 얼굴로 사무실에 들어가야 했다. 울고 우느라 기미도 몇 개쯤 얻었을지 모르겠다. 언제나 안전한 것을 추구하는 내가, 어쩌면 나와는 다른 모습으로 살아가는 그녀에게서 살아가는 일의 의미를, 다정함에 다가서는 삶을 배우고, 느끼고, 깨닫는다. 그리고 그것을 꼭꼭 씹어 내 방식으로 소화해본다.

『일단 떠나는 수밖에』를 내 식대로 정리하자면 “돌아갈 곳을 향하기에 여행”이라고 남겨두고 싶다. 유독 이번 책을 읽는 내내 그 마음이 들더라. 다시는 돌아올 수 없는 순간, 다시는 만나지 못할지도 모를 이들 사이에서 남겨진 문장들이지만 그녀는 그 시간들을 돌아, '지금'으로 돌아오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서너 장의 페이지만 남았을 때 문득, 어쩌면 여행이라는 자체가 돌아갈 곳을 향한 그리움이 묻어나는 단어임을 깨닫고, 매일매일의 내게 돌아올 곳이 되어주는 가족이, 집이, 나의 공간, 또 하루를 어떻게든 보낸 나 자신이 사무치게 감사해졌다. 꼭 타인이 아니더라도 나 스스로에게 “이번에는 이런 것을 보고, 이런 생각을 했어.”라며 오늘의 나를 정의하는 것. 때론 유치하고 때론 오글거리며, 때론 다소 모질지라도 매일매일의 “나”를 정리하는 것. 그것이 여행이 아닐까.

어떤 페이지를 읽으면서는 “나”에 대해 생각하기도 했다. 여행길에서 만나는 성소들 안에서 “너는 이대로도 괜찮다고, 최선을 다해 여기까지 오지 않았냐고 위로해주는 것 같은(p.162)” 느낌을 받았다는 그녀에게는 그 여행이, 그 걸음들이 퀘렌시아였을까. 이 작은 식탁에 앉아 가만히 책을 읽고 글씨를 쓰는 순간을 “가장 나답다”라고 생각한다면, 나의 삶은 너무 리듬이 없는 것일까. 조금 더 단단해질 수 있다면 누군가 “네 삶이 재미없어 보여”라고 한대도 “오, 그래?”하고 웃어넘길 수 있는 사람이 되어야지. 남은 몰라도, 나는 가장 나다운 것이 무언인지 알아주어야지. 그녀 말대로 나도 뜨거운 삶이었음을, 뜨거운 삶임을 잊지 말아야지.

책을 덮고 난 지금도 가만히 여러 문장을 곱씹어본다. 어쩌면 원래 알았을지 모르지만, 깜깜한 밤이 되서야 비로소 고개가 끄덕여졌다. 내가 붙여온 수많은 핑계, 변명들 아래의 숱한 것들을 가만히 생각해봤다. 시간이 없어서, 워킹맘은 바빠서, 아직 아이가 어려서. 사실 그 핑계들의 대부분은 다른 선택지가 늘 존재했지만, 내가 답을 모르거나 애써 모른척했던 것이 더 많다. 늘 조급하고, 서툴고 여유 없는 내게 그녀의 문장은 꽤 밀도 높은 응원이 되었다. 날개 크기조차 가늠할 수 없어 지금 당장 날아오지는 못해도, 적어도 녹슬지 않도록- 제자리에서라도 날갯짓해야지.
'안 한 일'을 '못한 일'로 덮어버리지는 말아야지. “세상은 성공, 완성 같은 단어로 이뤄진 게 아니라 실패, 미숙함, 불완전함 이런 단어로 구성되어 돌아가는(p.294)” 것이라고 조금 더 믿어봐야지.

“지구는 언제까지 내 여행을 허락해줄까? 산은, 바다는, 강은, 사막은 언제까지 내 걸음을 받아들여 줄까(p.262)”라는 그녀의 질문에 내가 산이나 받아 대신 “오래오래”라고 말해주고 싶어진다. 그래야만 우리는 이 섬세하고도 편안한 문장들을 오래오래 읽을 수 있지 않겠나. 어떤 사람은 빙하를 보고 에어컨 온도를 높이고, 어떤 사람은 온난화의 심각성을 뉴스로 읽으며 에어컨 온도를 높인다. 그녀는 전자, 나는 후자에 가깝겠지만 서로의 실천은 모두 틀리지 않는다. 그래서 감히 나는 그녀에게 그 여행을 계속해달라고 남겨둔다. 그러면 그 문장들로 함께 실천하고 고민할 나같은 사람들도 있을 테니 말이다.

일단 떠나는 수밖에

김남희 지음
수오서재 펴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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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세정보

23년 차 여행가. 목적지가 없는 걸음일지라도 과정으로 이미 충분하다는 걸 가장 잘 아는 사람. 작가 김남희는 20년이 넘도록 여행으로 밥 버는 삶을 살아왔다. 여행을 다녀와 그곳에 대해 글을 쓰고, 함께 이야기 나누는 삶을 지속해왔다. 하지만 모순적이게도 여행을 다닐수록 여행의 시대는 끝났다는 생각이 들 뿐이다.

그럼에도 그는 여전히 여행을 포기하지 못한다. 여행이 아니었다면 지금보다 훨씬 좁고 못난 인간이 되었을 거라는 믿음 때문이다. 작가는 말한다. “여행이란 결국 낯선 세계 속으로 뛰어들어 자신의 편협한 세계를 부수는 행위”라고. 책을 읽고 나면 낯선 길 위에서 우리 자신과 마주할 순간을 자연히 떠올리게 된다. 그러니 그의 말처럼 일단 떠나는 수밖에.

출판사 책 소개

“그에게선 바람 냄새가 난다. 나도 한바탕 떠났다 돌아온 기분이다.”
-양희은, 가수
“길 위에 선 그의 단단한 내면에 동화되다가
수직이 아닌 수평의 시선으로 사유하는 그를 보며 경외심마저 느낀다.”
-박미옥, 《형사 박미옥》 저자

주어진 생을 견디고 사랑하기 위하여
기꺼이 길을 나서는 여행가 김남희, 4년 만의 신작!
“길을 나서면 늘 새 길이 열리곤 했다.”

2003년부터 여행을 시작해 올해로 23년 차 여행가가 된 김남희. 수많은 길을 걷는 동안 아무것도 아닌 동시에 무엇이든 될 수 있었다고 말하는 그가 4년 만에 신작, 《일단 떠나는 수밖에》를 선보인다. 그는 20년이 넘도록 여행으로 밥 버는 삶을 살아왔다. 여행을 다녀와 그곳에 대해 글을 쓰고, 함께 이야기 나누는 삶을 지속해왔다. 하지만 갑작스레 찾아온 코비드 시국은 그의 삶의 많은 것을 바꾸어놓았다. 강연과 글쓰기로 이어가던 생계 활동은 충분치 못했고 에어비앤비 호스트, 방과후 산책단 등 ‘N잡러’가 될 수밖에 없었다. 어느 것도 절대적 벌이는 되지 못했지만 그렇기에 오히려 어느 곳에도 얽매이지 않은 ‘유목민’의 삶을 이어갈 수 있었다. 어쩌면 코비드 이전보다 더 여행으로 가득한 삶을 살게 되었달까.
20년 동안 질리지도 않고 여행하며 살아온 작가 김남희. 무엇이 그를 여행으로 이끄는 것일까. 아니, 우리는 왜 여행을 떠나는 것일까. 여행을 마치고 돌아올 때면 조금 더 자신을 둘러싼 모든 것을 더 사랑하고 아끼게 된다는 그의 고백처럼, 낯선 곳에서 낯선 이들을 마주하는 여행지에서 오히려 우리는 우리 자신에 대해 더 많은 것을 알게 되는지도 모른다. 어제와 다름없는 삶을 이어나가는 이들에 대한 경이, 어머니를 떠나보내고 떠난 여행지에서의 공허한 시간, 여행자들을 이끄는 방과후 산책단 리더로서의 고민, 새로운 곳에서의 또 다른 삶을 꿈꾸는 도전까지. 수십 년 동안 여행을 해왔지만,“길을 나서면 늘 새로운 길이 열렸다” 말하는 그는 언제나 길 위에서 또 다른 자신을 마주했다.
가장 내밀한 이야기를 고백하기를 두려워하지 않는 작가 김남희. 그는 수많은 좌절 속에서도 희망을 찾아내며 끝끝내 나아가기를 포기하지 않는다. 혹여 목적지가 없는 걸음일지라도, 그 과정으로 이미 충분하다는 걸 누구보다 잘 아는 사람이기에.

“여행의 끝말은 언제나 같았다.
‘떠나길 참 잘했어.’”
23년 차 여행가가 끝내 여행을 포기하지 않는 이유에 관하여

여행을 떠날 때마다 더욱 절실히 실감하게 되는 건, 앓고 있는 지구이다. 언제까지 여행할 수 있을까. 아름다운 풍경을 목격할 때마다 그 먹먹한 질문은 전보다 자주 피어오른다. 여행을 다닐수록 여행의 시대는 끝났다는 생각이 들 뿐이다. 하지만 그는 여전히 여행을 포기하지 못하고 있다. 여행을 하지 않았다면 지금보다 훨씬 좁고 못난 인간이 되었을 거라는 믿음 때문이다. 그래서 오늘도 지속가능하며 현지인의 삶을 훼손하지 않는 여행을 위한 질문과 고민을 끌어안고 고군분투하고 있다. 그러니 방과후 산책단을 구상할 때도 조금 귀찮고 불편해도 지구를 위하는 조심스러운 여행을 하겠다는 소망을 품은 것은 당연했다. 그가 가장 사랑하는 여행을 포기하지 않기 위한 걸음이었으므로.
지금 눈앞의 순간에 몰두하기, 비효율적이고 무용한 것들에 시간을 기꺼이 낭비하기, 여행지에 최소한의 흔적만을 남기기, 누리고 있는 것에 감사하기, 낯선 타인을 자연스레 받아들이기. 모두 길 위에서 알게 된 것들이다. 사냥에 매번 실패하는 사자의 모습에서 그는 또 깨닫는다. 어쩌면 세상은 성공, 완성 같은 단어로 이뤄진 게 아니라 실패, 미숙함, 불완전함 이런 단어로 구성되어 돌아가는 것 같다는, 삶의 위로가 되는 사실을.
“여행이란 결국 낯선 세계 속으로 뛰어들어 자신의 편협한 세계를 부수는 행위”라 말하는 그가 여행을 대하는 태도는 결국 삶을 대하는 태도와 다르지 않을 것이다. 책을 읽고 나면 낯선 길 위에서 우리 자신과 마주할 순간을 자연스레 떠올리게 된다. 그러니 그의 말처럼 일단 떠나는 수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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