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꾸는 자가 창조한다

박경리 지음 | 다산책방 펴냄

꿈꾸는 자가 창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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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간일

2025.2.6

페이지

132쪽

상세 정보

1980년 박경리가 서울 정릉동에서 원주 단구동으로 이사한 후에 써 내려간 산문들을 모은 책이다. 세간에서는 당시 『토지』를 집필 중이던 그가 아무런 연고도 없는 원주로 이사한 것은 오로지 『토지』 집필에 몰두하기 위해서라고 미루어 짐작했다. 그는 서문에서 그 시기를 “파도를 타듯 굽이굽이 넘어와야 했던 삶의 역정에서 심정적으로는 어쩌면 가장 힘들었고 처참했던 시기”라고 밝히고 있다.

“철저하게 혼자 서야 했던 그 당시” 그는 “원시림에 내동댕이쳐진 한 마리 작은 짐승”이었고, “원주는 낯설고 황막한 벌판이었다.” 박경리는 “뜰에 서면 시야를 가득 메우는 치악산의 능선과 남쪽으로는 백운산이 시계를 가로막는” 그곳에서 자연에 귀의할 수밖에 없었다. 그는 풀잎 하나, 조약돌 하나에도 정겨움을 표하고 철 따라 찾아오는 이름 모를 철새들, 나무를 타고 오르내리는 청설모 한 마리에도 극진한 애정을 드러낸다.

원주에서 보낸 13년간 박경리는 그 생명들을 있게 한 자연의 질서에 감격해하며 그 감동을 고스란히 글로 옮겨 담았다. 반면에 “인간들이 조성한 약육강식의 세상이 끔찍스럽다”고 고백하면서 “그런 끔찍스러운 것을 끔찍스럽다고 느끼는 사람이야말로 내 동기간”이며 “그들을 가슴 뜨겁게 사랑한다”고 털어놓는다. 이 책은 “그런 사람들이 세상에는 훨씬, 훨씬 더 많다는 것을 알고 있는” 박경리가 그들에게 보내는 가슴 뜨거운 연가(戀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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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경리 지음
다산책방 펴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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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세정보

1980년 박경리가 서울 정릉동에서 원주 단구동으로 이사한 후에 써 내려간 산문들을 모은 책이다. 세간에서는 당시 『토지』를 집필 중이던 그가 아무런 연고도 없는 원주로 이사한 것은 오로지 『토지』 집필에 몰두하기 위해서라고 미루어 짐작했다. 그는 서문에서 그 시기를 “파도를 타듯 굽이굽이 넘어와야 했던 삶의 역정에서 심정적으로는 어쩌면 가장 힘들었고 처참했던 시기”라고 밝히고 있다.

“철저하게 혼자 서야 했던 그 당시” 그는 “원시림에 내동댕이쳐진 한 마리 작은 짐승”이었고, “원주는 낯설고 황막한 벌판이었다.” 박경리는 “뜰에 서면 시야를 가득 메우는 치악산의 능선과 남쪽으로는 백운산이 시계를 가로막는” 그곳에서 자연에 귀의할 수밖에 없었다. 그는 풀잎 하나, 조약돌 하나에도 정겨움을 표하고 철 따라 찾아오는 이름 모를 철새들, 나무를 타고 오르내리는 청설모 한 마리에도 극진한 애정을 드러낸다.

원주에서 보낸 13년간 박경리는 그 생명들을 있게 한 자연의 질서에 감격해하며 그 감동을 고스란히 글로 옮겨 담았다. 반면에 “인간들이 조성한 약육강식의 세상이 끔찍스럽다”고 고백하면서 “그런 끔찍스러운 것을 끔찍스럽다고 느끼는 사람이야말로 내 동기간”이며 “그들을 가슴 뜨겁게 사랑한다”고 털어놓는다. 이 책은 “그런 사람들이 세상에는 훨씬, 훨씬 더 많다는 것을 알고 있는” 박경리가 그들에게 보내는 가슴 뜨거운 연가(戀歌)이다.

출판사 책 소개

“문학은 내부에서 터져 나오는 것, 불러들여서 하는 게 아니다”
고통을 구원으로 승화시킨 문학을 향한 박경리의 간절한 소망들


“원주로 내려온 몇 가지 이유 중의 하나는 어떠한 것에도 사로잡히지 않는 시간과 공간에서 남은 생애의 불길을 태워보겠다는 내 문학적 소망이었다.” 박경리는 「인간만으로 살게 하소서」의 첫머리를 이렇게 시작한다. 한때 그는 절망 속에서 밤을 지새우며 글을 썼고, 가족과의 호구(糊口)를 위해 밤을 밝혀야만 했다. 병고(病苦)와 맞섰는가 하면, “몰이꾼들에 쫓기는 한 마리 사슴”이 되기도 했다. 그의 분노와 고통과 비애는 글을 쓰는 행동으로 지탱이 되었으며, 글쓰기는 곧 구원이 되었다.
또 다른 에세이 「나의 문학적 자전(自傳)」에서 박경리는 김동리를 ‘내 문학의 아버지’로 지칭했다. 그는 김동리에 대해 자신이 쓴 ‘졸렬한 시 속에서 소설을 쓸 수 있을 것이란 가능성’을 발견한 분이라고 적었다. 그는 누군가에게 전했다는 말로써 문학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이렇게 정리한다. “문학을 한다는 것은 팔자예요. 문학은 내부에서 터져 나오는 것이지, 불러들여서 하는 건 아니에요.”
이 책 곳곳에는 자기 자신에 대해 끊임없이 성찰하는 박경리의 내면이 엿보인다. 그의 어머니는 박경리를 보고 늘 별나다고 했다. 그는 “자신의 존엄에 상처를 받았을 때, 심정적으론 생명을 내거는 지경까지 가는 나를 나는 제어하지 못한다”라면서 『토지』의 최치수에게 자신이 투영된 것을 부인하지 못한다고 적었다. 나아가 “인간의 존엄과 소외”가 자신의 “문학의 기저(基底)가 아니었나 싶다”고 고백한다.
「나의 문학적 자전(自傳)」에는 그의 아버지에 관한 이야기가 비교적 상세하게 나온다. 여학교 시절, 아버지가 학비를 송금하기로 한 약속을 지키지 않자 그는 짐을 싸서 고향으로 내려간다. 그러곤 학교를 그만두라는 아버지에게 “당신이 공부시켰냐?”며 따지고 들다 따귀를 맞는다. 조강지처를 버리고 재혼한, 너무나 젊은 아버지에게 박경리는 ‘존중해야 할 두렵고 어려운 딸’이자 ‘자랑스러운 딸’이었다.
그가 원주로 내려온 이유는 또 있다. 나중에야 스스로 밝힌 것이지만 하나밖에 없는 사위 김지하가 유신 체제하에서 반공법 위반으로 구속되어 원주교도소에 수감되자 옥바라지하는 딸을 위해 딸과 손자가 있는 원주로 온 것이다. 이 책에는 손주들을 위해 집 안마당에 손수 연못 겸 풀장을 만드는 일화도 소개되어 있다. 어찌나 그 일이 즐거웠던지 아침 일찍이 시작해서 해 저무는지도 모를 정도였다고 적었다. 그러고 나서 바라본 마당에는 “산수유가 만발하고 덩달아 개나리 진달래도 꽃망울을 열었으며 과수도 개화(개화)를 서두르고 있었다”라면서 지금부터 비를 탓하며 미뤄둔 원고를 쓰고 “저녁에는 끊어다 놓은 광목으로 작업복이나 만들어야겠다”고 적은 원주에서의 그의 삶에 관한 기록은 독자들에게 깊은 사색과 함께 뭉클한 감동을 자아낸다.

“겨울을 견뎌낸 나의 나무들이 환희에 차서 간지럽게 일렁이고”
아픔과 사랑을 품은 모든 생명에 보내는 박경리의 연서(戀書)


원주로 이사한 초기, 박경리는 서툰 살림에다 사소한 일조차 힘겨워하며 가슴이 뛰곤 한다. 우물의 모터가 한겨울 추위에 얼어붙자 그는 우물가에서 펌프질을 하여 겨우 물 한 양동이를 길어 오던 중 눈밭에 미끄러진다. 그러곤 그 자리에 퍼질러 앉아 소리를 내어 운다. 사람의 흔적조차 찾아볼 수 없는 허허로운 벌판에서 그의 울음소리를 들어준 것은 자연의 뭇 영신(靈神)들이었다. 아는 사람 하나 없는 원주로 거처를 옮긴 후 짙은 소외감 속에서 하루하루 삶을 개척해나간 그에게 위안이 되었던 것은 자연이었고, 그 시기를 보내면서 박경리는 자연에 대해 더 큰 애정을 갖게 된다.
「치유받은 내 영혼」에서 그는 “고추며 옥수수며 모조리 결딴을 내던 들쥐를 퇴치하는 고양이 가족, 방에는 짖어주는 강아지, 발소리가 나면 웅덩이에서 건져온 모기의 유충과 실지렁이를 받아먹으려고 모여드는 붕어들―. 이들을 거둬 먹이는 것으로 아침이 열린다”고 적고 있다. 거름으로 쓰려고 구해온 어마어마한 분량의 닭똥을 손으로 뭉치고 또 뭉쳐 피라미드처럼 쌓아 올리는 “기막히게 고달픈 작업”을 하는 동안 외로움이나 한탄이 없는 자신을 이상하게 생각한다. 그러면서 “자연은 과민하고 상처받기 쉬운 내 영혼을 언제 이토록 실하게 치유해주었을까.” 하며 감탄한다.
박경리는 사람들이 그 대지의 모성으로부터 떠나 있는 것을 안타까워하며 거대한 기계문명의 발전과 “사악하고 전투적이며 미래를 망각한 오늘의 물질적 충족에 급급한 인간상”을 보며 하루에도 수차례 절망에 사로잡힌다고 말한다. “생명은 아픔이요, 생명은 사랑이다. 아픔과 사랑이 사라져가는 세상, 나는 인간에 대하여 혐오를 느낄 때가 많다. 아픔과 사랑이 없을 때 생명은 존재할 수 없고 따라서 생존도 확약할 수 없는 것 아닐까.” 하는 그의 목소리는 지구 존폐의 갈림길에 선 세기말적 비극을 바라보는 작가 혹은 문학의 역할을 되돌아보게 한다. “오늘날 작가는 총체적인 인식으로부터 출발하여 왜 쓰는가를 물어야 할 것입니다. 창조는 정신의 소산입니다. 틀과 본도 정신의 소산입니다. 기능과 창조는 공평하게 분배되어야 합니다. 그 공평한 자리에 서서 우리는 물으며 발을 내밀어야 할 것입니다”라는 그의 글이 그 어느 때보다도 깊은 울림으로 다가온다.

#박경리 17주기 추모 기획
#다산책방 <박경리 산문선> 출간!


한편 다산책방에서는 2026년 박경리 작가 탄생 100주년을 준비하며 한국 사회와 문학의 중추를 관통하는 그의 방대한 작품들을 새롭게 출간하고 있다. 대하소설 『토지』와 장편소설선에 이어 진행하고 있는 이번 기획은 박경리 작가의 산문과 시를 아우르며, 오랫동안 유실되었던 미발표 작품도 포함되었다. 올해 집중적으로 출간되는 <박경리 산문선>은 지난 2023년에 다시 출간된 『일본산고』에 이은 다산책방의 기획 산문선이다. 새롭게 개정된 『꿈꾸는 자가 창조한다』는 작가의 육필 원고를 옮기는 과정에서 발생했던 이전 판본의 오류들을 바로잡았다. 또한 현대의 독자들이 편하게 읽을 수 있게끔 다듬으면서도 고유한 문장과 표현, 시대를 드러내는 단어들은 그대로 두어 작가의 목소리를 오롯이 전하고자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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