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의 남자 되기

정수현 지음 | 러브홀릭 펴냄

그녀의 남자 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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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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z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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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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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학박사 최경희

@can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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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피를 입은 비너스

이 소설의 내용이 작가의 실제 경험을 바탕으로 했다는 것을 알고 읽었지만, 읽고 난 후의 생각은 충격 그 이상이다.

이 책이 발표 당시부터 오랫동안 사회적·도덕적 금기의 상징이었으며, 여러 국가에서 금서로 지정되거나 판매가 금지된 역사를 가지고 있다는 것과 
이로 인해 책의 작가 또한 정통 문학계에서 외면 당했고, 훌륭한 역사 소설과 단편을 썼음에도 불구하고 '변태적인 소설가'라는 낙인이 찍혀 평생 경제적 궁핍과 사회적 고립 속에서 살아야 했다는 것은 실로 안타까움이다.

책의 저자 자허마조흐는 실제로 '패니 폰 피스토어'라는 여남작과 6개월간 노예가 되겠다는 계약서를 썼다.
하인으로 변장해 그녀를 모시고, 그녀가 모피를 입고 자신을 채찍질하는 조건으로 말이다. 일반인으로서는 도저히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일이다.

1886년, 정신의학자 리하르트 폰 크라프트에빙이 이 소설과 작가의 이름에서 따와 '마조히즘(Masochism)'이라는 성도착증 용어를 명명했을 정도다.

현대에 이르기까지도 미국의 일부 주의 보수적인 학군이나 도서관에서 '부적절한 콘텐츠'로 분류되어 논쟁이 되고 있는 소설이다.

'모피를 입은 비너스'는 현대인들에게 ‘마조히즘’이라는 심리학 용어의 기원으로 더 잘 알려져 있다. 하지만 이 작품을 단순히 성적 취향의 기록으로만 치부하는 것은 문학이 지닌 중층적인 상징성을 놓치는 일이다.

이 소설은 사랑이라는 이름 아래 자행되는 권력의 이동, 예술적 이상향에 대한 집착, 그리고 인간 내면에 도사린 원초적 불안을 정교하게 그려낸 심리 소설이다.

책을 읽다 보면 독자들은 완전히 책 속에 빠져들게 된다.

소설은 주인공 세베린이 꿈속에서 만난 ‘비너스’와 대화를 나누는 이야기로 시작된다. 여기서 작가가 형상화한 비너스는 따뜻한 사랑의 여신이 아니라, 차갑고 잔혹한 대리석상의 이미지로 등장한다.
세베린이 갈망하는 여인 반다 역시 이 고전적인 조각상의 현신이다.
그는 반다에게 자신을 노예로 삼아 달라고 간청하며, 그녀가 가장 잔인한 폭군이 되어주길 원한다.

여기서 더 흥미로운 지점은 ‘모피’라는 소재의 상징성이다.
부드러우면서도 짐승의 야성이 남아있는 모피는 비너스의 신성함과 인간의 동물적 본능을 연결하는 매개체다.

세베린은 반다의 채찍 아래서 고통 받으며 역설적으로 살아있는 희망을 느낀다.
이는 근대 사회의 도덕적 규범 아래 억눌린 인간의 파괴적 본능이 어떤 방식으로
분출되는지를 극명하게 보여준다.

책을 읽다 보면 주인공이 사랑했던 여인 반다가  그를 노예로 삼아 점점 난폭해져 가는 이야기로 전개되지만, 실상 이 소설에서 권력을 쥐고 있는 쪽은 세베린 본인이다.

그는 반다에게 ‘잔인한 여왕’이 되어 달라고 교육하고 강요한다.
반다는 처음에는 그의 요구에 당혹해하며 거부하지만, 점차 세베린이 설계한 연극 속에서 자신의 역할을 완벽하게 수행한다.

세베린은 고통을 통해 쾌락을 얻기 위해 스스로를 구속하지만, 그 구속의 규칙을 만든 것은 본인 자신이다.
결국 반다는 세베린의 욕망을 투사하는 ‘거울’에 불과하며, 소설의 끝에서 반다가 진정한 잔혹함을 발휘하며 떠날 때 세베린의 환상은 비로소 파멸을 맞이한다.

자허마조흐는 이 작품을 통해 인간의 사랑이 가진 비대칭성을 해부했다.
세베린과 반다가 맺는 ‘노예 계약서’는 현대의 계약 기반 사회에서 인간관계가 얼마나 인위적이고 연극적일 수 있는지를 시사한다.

또한, 이 소설은 티치아노의 회화나 고전 조각에 대한 탐구를 통해 미술 인문학적 가치도 충분히 지니고 있다. 세베린이 완다를 끊임없이 예술 작품과 동일시하는 과정은, 우리가 대상을 있는 그대로 사랑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이상 속에 가두어 ‘박제’하려 한다는 사실을 일깨워준다.

소설의 결말에서 세베린은 "남자는 노예가 아니면 지배자가 되어야 하며, 그 중간은 없다"는 다소 냉소적인 결론에 도달한다. 하지만 독자는 알고 있다. 그가 진정으로 원했던 것은 고통 그 자체가 아니라, 누군가에게 온전히 장악당함으로써 존재의 불확실성에서 도피하고 싶었던 나약한 자아였다는 것을.

이 소설은 150여 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도발적이다.
인간의 욕망이 얼마나 기괴한 형태로 변주될 수 있는지, 그리고 우리가 ‘사랑’이라 부르는 감정 속에 얼마나 많은 권력 의지가 숨어 있는지 투명하게 비추기 때문이다.

이 책은 한때 금기서라는 복잡한 타이틀과 '마조히즘'이란 성적 병리현상을 넘어서, 인간 심리의 가장 어두운 심연을 직시한다는 점에서 여전히 충격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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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피를 입은 비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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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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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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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 오스터 지음
열린책들 펴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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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7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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