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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량
얇은 책
출간일
2025.6.12
페이지
160쪽
상세 정보
누나는 새로운 것에 도전하는 걸 좋아하고, 게임의 범인을 귀신같이 찾아내고, 왼쪽 청력이 약한 날 위해 내 왼편에 서 주었다. 그러나 누나는 이제 마니또를 위해 준비한 선물을 전하지 못하고, 일 년 전 나와 한 약속도 지키지 못한다. 누나는 죽었으니까. 그런데…… 누나가 아끼던 카우보이모자에서 누나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강산, 내 노트를 펼쳐 봐." 나는 누나를 머리에 쓰고 누나와 함께 모험을 시작했다. 슬픔의 중력을 거슬러 나비처럼 날아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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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리오
@lerio
나비도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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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세정보
누나는 새로운 것에 도전하는 걸 좋아하고, 게임의 범인을 귀신같이 찾아내고, 왼쪽 청력이 약한 날 위해 내 왼편에 서 주었다. 그러나 누나는 이제 마니또를 위해 준비한 선물을 전하지 못하고, 일 년 전 나와 한 약속도 지키지 못한다. 누나는 죽었으니까. 그런데…… 누나가 아끼던 카우보이모자에서 누나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강산, 내 노트를 펼쳐 봐." 나는 누나를 머리에 쓰고 누나와 함께 모험을 시작했다. 슬픔의 중력을 거슬러 나비처럼 날아오르다!
출판사 책 소개
◼ 심사평
나비는 어떻게 그 여린 날개로 중력을 이기고 날아오를 수 있는 걸까? 나는 죽음을, 특히 마지막 인사도 나누지 못한 이별을 축제로 받아들일 만큼 강하지 않지만, 약한 우리‘들’은 그럴 수 있을지도 모른다.
◼ 『긴긴밤』의 감동을 잇는 제25회 문학동네어린이문학상 수상작 『나비도감』
◼ 나는 누나를 머리에 쓰고 모험을 시작했다
메아리 누나는 여름방학에 친구와 놀러 갔다가 사고로 세상을 떠났다. 엄마는 앞머리가 눈을 찔러도 자르지 않고, 누나의 단짝인 두나 누나는 새벽에 나에게 문자를 하다 만다. 엄마는 피켓을 들고 아침마다 어디론가 가고, 두나 누나와 나는 “잘 지냈어?” 따위의 인사를 나누지 못한다. 익숙한 풍경 어디에도 누나는 없다.
새로운 것에 도전하는 걸 좋아하고, 게임의 범인을 귀신같이 찾아내고, 왼쪽 청력이 약한 날 위해 내 왼편에 서 주며 세상의 소리를 함께 들어 주었던 누나. 하지만 이제 누나는 마니또 선물을 전하지 못하고, 일 년 전 나와 한 약속도 지키지 못한다.
누나와 나만 아는 비밀이 있다. 우리의 마지막 순간이 싸움이었다는 거. 그런데…… 굳게 닫혀 있던 누나 방에 들어갔던 날 누나가 아끼던 카우보이모자에서,
“강산, 내 노트를 펼쳐 봐.”
누나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나는 누나의 투두리스트가 적힌 노트를 가방에 넣고, 카우보이모자를 머리에 쓰고, 문을 나섰다. 이제부터 누나가 하고 싶었던 일들을 하나하나 해 나가야 하니까. 누나가 나였다면 분명 내가 좋아하는 일들을 함께 해 주었을 테니까.
◼ 슬픔의 중력을 거슬러 나비처럼 날아오르다
◼ “사랑한 것들은 어떤 형태나 순간으로 꼭 되돌아온다.”
우리는 함께 슬퍼하는 방법을 제대로 배운 적이 있을까? 서두르지 않고 한동안 슬픔 안에 머물러도 된다고 들은 적 있을까? 생명이 있는 모든 존재는 죽음을 피할 수 없다. 살아 있는 한 남겨진 자가 되는 것도 피할 수 없다. 그러므로 우리는 상실 이후의 삶, 있다가 없어진 자리의 빈 공간을 어떻게 대할지 질문하며 살아간다. 『나비도감』은 남겨진 이들이 어떻게 다시 세계를 듣고, 말하고, 써 갈 것인가를 생각하게 한다._심사평
제25회 문학동네어린이문학상을 받은 『나비도감』은 누나의 죽음 이후 상실의 시간을 통과하는 한 아이의 날갯짓을 섬세하고도 따듯한 시선으로 그려 낸 작품이다. 사랑하는 존재를 떠나보낸 아이가 완전히 사라지지 않을 슬픔과 함께, 사랑한 존재를 품고 살아가는 과정을 호소력 짙고 빛나는 문장들로 풀어냈다.
과학도감 속 지식 정보를 믿으며 세상을 이해해 온 산이에게 누나의 갑작스러운 죽음은 도무지 설명되지 않는 현실이자 세계가 뒤틀리는 균열이다. 마지막이 다툼으로 끝난 기억, 제대로 작별하지 못한 마음, 그리고 누나의 사고 기사에 달린 난폭한 댓글들은 산이의 머릿속에 깊게 새겨져 번번이 상처를 헤집는다. 엄마가 스스로 낸 상처를 앞머리로 가리고 다니는 것도, 두나 누나가 잠을 못 이루는 것도, 누나가 죽어 특별대우받는 자신도 번뜩번뜩 누나의 부재를 떠올리게 한다.
하지만 산이는 보청기 없이는 들리지 않는 ‘왼쪽 귀’로 들려온 누나의 목소리를 따라 누나가 남긴 흔적들, 누나와 이어졌던 사람들을 만나며, 깊숙한 곳에 웅크리고 있던 자신의 마음을 마주한다. 누나는 왜 오렌지를 좋아했는지, 왜 책방 골목에서 울었는지, 왜 이서빈 형을 어색해했는지, 이전엔 몰랐던 누나에 대해 궁금해하며, 누나와의 관계를 현재에 새롭게 쌓아 간다. 산이의 세계는 조금씩 열려 가고 하나씩 희망의 문장들이 새겨진다. 죽은 것 같아도 번데기는 성장 중이듯 산이는 깜깜한 껍질을 뚫고 천천히 날개를 내민다. 사랑한 존재는 죽음으로 사라지지 않는다. 남겨진 우리는 그 기억을 품은 채 또 다른 방식으로 ‘함께’ 살아갈 수 있는지도 모른다. 『나비도감』은 사랑이 어떻게 죽음을 넘어 계속 살아남는지, 우리가 어떻게 죽음 이후를 살아갈 수 있는지를 보여 준다.
오랫동안 죽음이라는 것을 완전한 이별로 생각해 왔던 것 같다. 하지만 이제는 안다. 사랑한 것들은 어떤 형태나 순간으로 꼭 되돌아온다는 것을. 그 사람이 하지 못한 일을 이루어 가는 것도 애도라는 것을._작가의 말
“누나가 알까요? 하늘에서?”
나도 많이 사랑한다는 것을. 내 시간은 누나와 함께하거나 함께하지 못한 기억뿐이라는 걸.
그리고 내가 많이 미안해하고 있다는 걸.
엄마는 무릎을 꿇고 앉아 나와 눈을 맞추며 힘 있게 말했다.
“메아리는 다 알아.”
“어떻게요?”
절실하면 가능하다는 그런 말 대신에 내가 이해할 수 있도록 엄마가 사실만을 말해 주기를 바랐다.
진짜 이야기를._본문 중에서
◼ 멈추었던 누나의 시간이 다시 흐르기 시작한다
◼ 함께라서 건너갈 수 있는 슬픔
산이가 이어 가는 발걸음 옆에는 또 다른 작은 발걸음들이 하나둘 나란히 걷기 시작한다. 그 걸음들은 멈추었던 메아리의 시간을 다시 흐르게 한다. 카우보이모자에 얽힌 일화를 말해 주는 두나에게서, 메아리와 돌멩이를 주웠던 시간을 기억하는 한별이에게서, 메아리의 책상에 꽃을 올려놓는 단비에게서, 메아리가 부르려고 했던 노래를 함께 듣자는 은우에게서, 산이 가족의 ‘쭉 친구’인 정민 이모에게서, 누나를 기억하고 사랑하는 모두에게서. 그리하여 산이는 자신의 시간을 다시 걷기 시작한다. 누나와 함께였기에 용감할 수 있었고, 함께였기에 많은 걸 해낼 수 있었던 산이 곁엔 세상의 소리들을 함께 들어 주는 또 다른 이들이 있다.
『나비도감』은 약한 마음이 힘을 내는 눈부신 순간들을 목격할 수 있는 동화다. 두나가 메아리에게서 바통을 넘겨받듯 산이의 손을 이끌고 횡단보도를 건너는 장면, 친구들이 “우리는 사고 영상을 보지 않을 거야.”라고 약속하는 장면, 산이가 엄마에게 누나의 카우보이모자를 씌워 주는 장면, 하늘 높이 ‘바람’을 안고 연이 날아오르는 장면, 어린 메아리와 산이가 함께 나비를 날려 보내는 장면…… 수많은 장면장면마다 목이 뻐근해지는 감동을 만날 수 있을 것이다.
우리나라의 인구는 오천백칠십오만 천육십오 명이다. 작년 기준이니까 메아리 누나는 아직 한 명이라는 숫자를 담당하고 있다. 저 숫자 속에는 나도 있고, 엄마도 있고, 만나 보지 못한 아빠도 포함되어 있다. 앞으로 내가 오천백칠십오만 천육십오 명 중에서 만나게 될 사람들은 어떤 사람들일까?
나 같은 사람이 또 있을까?
오천백칠십오만 천육십오 명 중에서 보청기를 낀 사람은 몇 명이나 될까?
보청기를 끼고 마음이 아픈 사람은?
보청기를 끼고 마음이 아픈데 열한 살인 사람은?
그런 사실은 알 수 없다. 인터넷에도 생물도감에도 나와 있지 않다.
내가 아는 사실은, 나는 앞으로 더 자랄 거라는 것이다. 손톱도 자라고 키도 자라고 머리카락도 자랄 거다. 살아 있는 생물은 세포가 변화하니까. 나는 내가 어떻게 클지 궁금하다.
메아리 누나도 그랬을 것이다._본문 중에서
◼ 『나비도감』으로 문학동네어린이문학상, 『스파클』로 창비청소년문학상을 동시에 수상한
작가, 최현진이 전하는 눈부신 감동
십 년 넘게 꾸준히 글을 쓰고 아동청소년문학을 탐독해 온 그는, 같은 해 문학동네어린이문학상과 창비청소년문학상을 동시에 수상하며 성큼 걸음을 내디뎠다. 두 작품 모두 어둠을 밀어 올리고 끝내 빛을 틔워 내는 서사로 그 안엔 “나는, 그리고 우리는, 회복할 수 있다고 함께 꿈꾸었던 일들을 끝까지 이룰 수 있다고” 믿는 작가의 진심이 담겨 있다. 앞으로 어떤 이야기를 들려줄지, 다음 행보가 어디를 향할지 기대하게 하고 응원하게 하는 작가다.
◼ 메아리가 없어도 메아리가 느껴지고, 바람이 불지 않아도 바람이 느껴지는,
화가 모루토리의 그림
화면이 펼치는 순간 속으로 힘 있게 끌어당기는 구도와 연출, 텍스트 너머 서사까지 확장하는 그림은 애니메이션을 보듯 마음을 감아쥔다. 인물을 안아 주고 싶고, 그 감정에 함께 흔들리며, 인물의 상황에 들어서게 한다. 메아리가 없어도 메아리가 느껴지고, 바람이 불지 않아도 바람이 느껴지는 신기한 감각. 마지막 페이지를 덮고 다시 첫 장면으로 돌아왔을 때, 이야기를 따라 차곡차곡 쌓인 감정들이 파도처럼 되밀려와 전혀 다른 깊이로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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