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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량
보통인 책
출간일
2024.10.22
페이지
252쪽
상세 정보
20여 년 가까이 음악에 관한 글을 쓰며 살아온 대중음악의견가 서정민갑이 쓰기, 듣기, 생활에 관해 풀어놓는다. 흔히 대중음악‘평론가’라 불리지만 저자는 주관적이기 마련일 평론을 객관적인 무엇인 양 포장하기 싫어 오랫동안 자신을 대중음악‘의견가’라 소개해왔다. 음악이 담고 있는 이야기를 통해 오늘 이곳에 대해 더 많은 것들을 생각하고 꿈꾸고 싶다고 말하는 그에게 평론은 노동이자 운동이다. 굴종 없이, 계산 없이, 부끄러움 없이 쓰고 살려다보니 종종 눈치 없단 소리를 들어도 별수 없다.
좋은 평론을 쓰기 이전에 나쁜 평론을 쓰지 않는 데서 평론가로서의 책임감을 말하는 사람, 혹여나 자신이 쓰는 평론에 영향을 미칠까 음악인들과 사진 한 장 찍기조차 조심스러워하며 거리를 두는 사람, 음악평론이라는 일을 낭만화하지 않으면서 자신의 노동에 대한 애정을 한결같이 자부하는 사람, “가난하고 힘없는 이들 곁에서 눈물처럼 짭짤해지는 노래”를 사랑하는 사람, 자기애 넘치는 세상에 자기 자신을 그렇게까지 사랑해야 하느냐고 되묻는 사람, 대통령 윤석열과 함께 듣고 싶은 노래 세 곡을 꼽아보는 사람이니 ‘눈치 없다’는 핀잔쯤은 기꺼이 정체성으로 삼아버리는 사람 같다. 무엇보다 이 모든 것에 정말로 진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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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목소리
@sg4kth
눈치 없는 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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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세정보
20여 년 가까이 음악에 관한 글을 쓰며 살아온 대중음악의견가 서정민갑이 쓰기, 듣기, 생활에 관해 풀어놓는다. 흔히 대중음악‘평론가’라 불리지만 저자는 주관적이기 마련일 평론을 객관적인 무엇인 양 포장하기 싫어 오랫동안 자신을 대중음악‘의견가’라 소개해왔다. 음악이 담고 있는 이야기를 통해 오늘 이곳에 대해 더 많은 것들을 생각하고 꿈꾸고 싶다고 말하는 그에게 평론은 노동이자 운동이다. 굴종 없이, 계산 없이, 부끄러움 없이 쓰고 살려다보니 종종 눈치 없단 소리를 들어도 별수 없다.
좋은 평론을 쓰기 이전에 나쁜 평론을 쓰지 않는 데서 평론가로서의 책임감을 말하는 사람, 혹여나 자신이 쓰는 평론에 영향을 미칠까 음악인들과 사진 한 장 찍기조차 조심스러워하며 거리를 두는 사람, 음악평론이라는 일을 낭만화하지 않으면서 자신의 노동에 대한 애정을 한결같이 자부하는 사람, “가난하고 힘없는 이들 곁에서 눈물처럼 짭짤해지는 노래”를 사랑하는 사람, 자기애 넘치는 세상에 자기 자신을 그렇게까지 사랑해야 하느냐고 되묻는 사람, 대통령 윤석열과 함께 듣고 싶은 노래 세 곡을 꼽아보는 사람이니 ‘눈치 없다’는 핀잔쯤은 기꺼이 정체성으로 삼아버리는 사람 같다. 무엇보다 이 모든 것에 정말로 진심이다.
출판사 책 소개
눈치 없이 쓴다는 것
20여 년을 대중음악평론가로 살아오며 오랫동안 음악에 관한 글을 써온 그에게 평론이란 무엇일까. 음악평론에서 음악의 의도, 표현, 의미, 차별성, 아름다움 등을 빼놓고 이야기하기는 어렵겠지만 서정민갑은 여기에 “소리의 무게”를 덧붙인다. 그는 “음악인이 내놓은 소리와 이야기가 지금의 사회에서 어떤 가치가 있는지 따져보고 소리의 무게를 헤아”(22쪽)리는 것까지를 평론이라 말한다. 한 곡의 음악, 한 장의 음반이 듣는 이와 예술계와 사회에서 어떤 역할을 하는지에서 그는 음악의 가치를 찾는다. 이 가치를 정확하게 찾아내고, 사실관계에 근거해 그 맥락을 보여주며, 이를 통해 찬사나 비난이 아니라 새로운 시선의 제안으로 나아가는 것까지를 그는 평론이라 여긴다.
권위에 굴복하고 통념에 기대는 평론은 결국 평론을 쓸데없는 일로 만들어버린다고 말하는 저자는 그런 면에서 ‘눈치 없이’ 쓴다. 평론만으로는 생계를 꾸릴 수 없어 들어오는 심사와 강의, 인터뷰, 공연 연출도 종종 맡으며 먹고살기의 문제를 고민하지만 여전히 들을 수 있고 쓸 수 있음에 안도한다. 평론의 목표는 생계만이 아니지만, 생계를 잇지 못하면 지속할 수 없다. “물독이 차지 않는다고 실망하지 않고, 단순노동의 반복을 견디는”(45쪽) 일로서 평론을 말하면서도 “이 일을 퍽 사랑하는 모양”(88쪽)이라 잠시 고백하고 “셔터를 내려야 할 때 징징대는 사람, 뒷방에 모여 앉아 잔소리하는 고인물은 절대되고 싶지 않다”(92쪽)고 다짐하는 그의 이야기는 저마다의 노동을 하는 우리의 삶과 그리 멀리 떨어져 있지 않다.
눈치 없이 듣는다는 것
대중음악평론가이지만 듣는 것만큼이나 읽고, 보는 것에 진심이다. 온라인 서점 개인보관함에 담아둔 책이 3901권, OTT 서비스에 보고 싶다고 찜해둔 영화가 3556편, 드라마가 598편이다. 요즘은 일주일에 두세 번 연극까지 챙겨 본다. 그는 이 리스트를 지우기 위해 오래 살고 싶어 하는 사람이다. “지금껏 책을 읽고 음악을 듣고 영화/드라마를 보는 동안 고정관념은 번번이 무너졌다. 찾아서 읽고 보고 듣기 전에는 그렇게 쓰는 사람이 있는 줄 몰랐다. 그렇게 말하는 방식이 가능한지 알지 못했다.”(97쪽) 걸작들을 보며 고정관념이 깨지고 어느새 낯선 곳에 와 있었던 경험을 통해 비로소 자신의 세계가 넓어졌다고 말하는 저자는 다른 세상을 꿈꾸는 예술의 힘을 확신한다.
음악과 예술을 사랑하는 마음과 함께 그 힘을 제대로 알아보기 위해, 눈치 없이 듣기 위해 그는 온갖 것들을 보고 읽는지도 모른다. 저자는 “지금도 어딘가에서 한 줌밖에 안 되는 이들이 싸움을 이어가고 있으며, 그 곁에는 항상 노래하는 이들이 있다는 사실”(100쪽)을 상기시킨다. 오래된 맥줏집을 지키려는 이들의 한겨울 밤 저녁 문화제 현장에서 기타 한 대와 함께 울려퍼진 “눈물처럼 짭짤해지는 노래”를 음악의 진실한 순간으로 이야기한다. 남성, 백인, 권력자의 이야기가 넘쳐나는 세상에서 모르는 삶을 향하는 노래, ‘개인’은 넘치고 ‘우리’는 드물어진 세상에서 “삶을 뒤흔드는 사회와 운명과 인간의 욕망”을 말하는 예술을 언제나 기다린다.
눈치 없이 산다는 것
쓰고, 듣고, 생활하는 일이 딱히 분리되어 있지 않으며 원칙과 신념을 지키기 위해 매일같이 자신을 몰아붙였기 때문일까. 눈치 없는 이 사람도 어느 날 공황발작을 맞닥뜨리고 만다. 평론이라는 노동에대해서든, 음악을 비롯한 예술에 대해서든, 자신의 삶에 대해서든 꼿꼿한 철학으로 우직하게 나아가는 것처럼 보여도 실상은 매일에 고민과 성찰 가득이다. 눈치 없이 쓰고, 듣고, 생활한다는 건 정말로 세상이나 남의 마음을 읽지 못해서가 아니라, 그런 기준을 알면서도 같은 기준으로 타협하지 않음이다. 그러니 고민과 성찰이 끊일 리 없다.
그냥 가끔은 눈치 좀 보면 안 될까. 좋은 게 좋을 때도 있는 거 아니냐고, 저자의 이야기들을 읽어나가다 누군가는 한순간 그런 의문을 품을지도 모르겠다. 분위기 파악 잘해서 찬물 끼얹지 않는 게 성숙이고 미덕인 것처럼 여겨지는 세상이니 말이다. 하지만 그 ‘좋은 분위기’란 대개 누구에게 좋은 것일까? 많은 사람이 “개인의 삶과 일상의 즐거움을 옹호할 때, 나는 거대담론과 공공의 삶에 무게를 싣는 사람으로 살다 가고 싶다”(247~248쪽)고 말하는 사람 한 명쯤, 그래서 가끔 눈치 없단 핀잔을 들으며 사는 사람 한 명쯤, 세상에는 분명 이런 평론가 한 사람쯤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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