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얇은 책
출간일
2025.6.3
페이지
164쪽
상세 정보
생활 속 테마와 시를 나란히 두고, 시적인 순간과 일상을 이야기하는 아침달 에세이 시리즈 〈일상시화〉의 마지막 순서로 안미옥 시인의 『빵과 시』가 출간되었다. 이번 산문은 그간 여러 권의 시집과 산문을 통해 생활 감각을 깨끗하고도 담백한 언어로 펼쳐 온 시인의 두 번째 산문이다.
빵은 생활 속에서 멈춰 선 상태로 먹게 되지만, 빵을 생각하고 찾아가는 과정에서 움직이게 된다. 빵을 생각하고 찾아가는 과정과 빵을 통해 애정하게 된 공간, 빵을 사이에 두고 나눈 사람들과의 시간은, 시인으로 하여금 시를 새롭게 일으키고 바라보는 중요한 동력이 된다.
시의 언어로 내려앉기 위해 분주히 이동하는 시인의 생각은 빵을 생각하며 찾아 나서는 일과 닮아있기도 하다. 『빵과 시』는 시에 대해 난해하고 어려운 마음을 빵과 겪고 있는 생활감으로 선명하게 드러내며, 좋아하는 것에 대한 선명한 기준을 찾아 나서는 시인의 이야기가 갓 나온 빵처럼 따듯하게 담겨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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빵과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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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세정보
생활 속 테마와 시를 나란히 두고, 시적인 순간과 일상을 이야기하는 아침달 에세이 시리즈 〈일상시화〉의 마지막 순서로 안미옥 시인의 『빵과 시』가 출간되었다. 이번 산문은 그간 여러 권의 시집과 산문을 통해 생활 감각을 깨끗하고도 담백한 언어로 펼쳐 온 시인의 두 번째 산문이다.
빵은 생활 속에서 멈춰 선 상태로 먹게 되지만, 빵을 생각하고 찾아가는 과정에서 움직이게 된다. 빵을 생각하고 찾아가는 과정과 빵을 통해 애정하게 된 공간, 빵을 사이에 두고 나눈 사람들과의 시간은, 시인으로 하여금 시를 새롭게 일으키고 바라보는 중요한 동력이 된다.
시의 언어로 내려앉기 위해 분주히 이동하는 시인의 생각은 빵을 생각하며 찾아 나서는 일과 닮아있기도 하다. 『빵과 시』는 시에 대해 난해하고 어려운 마음을 빵과 겪고 있는 생활감으로 선명하게 드러내며, 좋아하는 것에 대한 선명한 기준을 찾아 나서는 시인의 이야기가 갓 나온 빵처럼 따듯하게 담겨 있다.
출판사 책 소개
“마음을 채운다. 일으켜 세운다. 제 길을 가게 한다. 이것이 내가 찾은 빵과 시의 연결고리다”
빵을 먹고 시를 쓰는 반죽의 시간
시인 안미옥이 켜는 생각 오븐
생활 속 테마와 시를 나란히 두고, 시적인 순간과 일상을 이야기하는 아침달 에세이 시리즈 〈일상시화〉의 마지막 순서로 안미옥 시인의 『빵과 시』가 출간되었다. 이번 산문은 그간 여러 권의 시집과 산문을 통해 생활 감각을 깨끗하고도 담백한 언어로 펼쳐 온 시인의 두 번째 산문이다. 빵은 생활 속에서 멈춰 선 상태로 먹게 되지만, 빵을 생각하고 찾아가는 과정에서 움직이게 된다. 빵을 생각하고 찾아가는 과정과 빵을 통해 애정하게 된 공간, 빵을 사이에 두고 나눈 사람들과의 시간은, 시인으로 하여금 시를 새롭게 일으키고 바라보는 중요한 동력이 된다. 시의 언어로 내려앉기 위해 분주히 이동하는 시인의 생각은 빵을 생각하며 찾아 나서는 일과 닮아있기도 하다. 『빵과 시』는 시에 대해 난해하고 어려운 마음을 빵과 겪고 있는 생활감으로 선명하게 드러내며, 좋아하는 것에 대한 선명한 기준을 찾아 나서는 시인의 이야기가 갓 나온 빵처럼 따듯하게 담겨 있다.
빵과 시로 채워가는 마음의 틀
그 안에서 빚는 생각이라는 모양
가끔 정말 맛있는 빵을 만나면, 한 입 한 입 사라지는 그 시간이 무척이나 아쉽다. 어떨 땐 먹지 않고 향을 맡는 것만으로도 감사하고 소중하다. 이리저리 들추며 속 재료를 궁금해하고 주변에 선물하거나 알리고 싶어진다. 어떤 좋은 시를 읽을 때도 마찬가지다. 시가 끝나지 않길 바라는 마음으로, 잘린 문장을 눈과 입으로 좇으며 문단과 행간 사이를 한동안 맴돌 것이다. 시인 안미옥은 빵을 좋아한다. 좋아하는 만큼 자주 생각하고 찾는다. 당근을 보며 당근케이크를 떠올리고, 앵두나무를 보며 앵두빵을 떠올린다. 빵에 기대는 순간도 많다. 빵에 새겨진 무늬와 겉껍질을 통해 유년의 기억을 떠올리고, 빵을 사며 빵과 함께 할 사람들을 떠올리는 힘을 얻기도 한다. 시를 쓸 때도 빵을 곁에 둔다. ‘충분히 들여다보고 싶은 마음’과 ‘서둘러 끝내고 싶은 마음’. 이런 갈팡질팡한 모순 사이에서 빵과 시는 시인을 더 자유롭게 여기저기로 부추긴다. 모험적이고 능동적인 사람으로 만든다. 한 번도 가본 적 없는 먼 곳의 빵집을 찾아가고, 발음도 어려운 생소한 빵 이름을 통해 낯선 이와 말문을 트고, 주변 여기저기 좋은 시를 퍼뜨리기도 하는. 찰나의 좋은 문장을 향해 고군분투하고 헤매는 그런 모험성과 운동성을 통해, 시인은 계속해서 하는 사람, 쓰는 사람, 믿는 사람이 되어 간다.
한 가지 음악 계속 듣기, 일단 아무 말이나 쓰기, 다른 작가의 훌륭한 문장 읽기. 시를 쓰기 전 시인의 루틴이다. 단 하나의 빵을 만들기 위해 발효와 둥글리기 등의 사전 과정이 필요하듯, 창작에 필요한 이런 시간을 그는 “이마를 맞대는 시간” 혹은 “몰입의 순간”이라고 칭한다. 언제 찾아올까, 하는 시적 영감을 마냥 기다리지 않고 생활과 언어를 자주 구부려 본다. 오븐 속 반죽이 잘 부풀며 익어가고 있는지 확인하는 마음처럼, 생활 감각과 리듬을 물렁물렁하게 섞으며 단 한 문장을 향해 엎치락뒤치락하는 뜨거움의 시간을 기꺼이 감내한다.
“돌이켜보면 시를 쓰면서 가장 좋았던 순간은 시와 온전히 이마를 맞대고 있는 것 같은 몰입의 순간이다. 삶의 어느 순간에 몰입되어 있을 때, 관계나 풍경에 몰입되어 있을 때, 아니면 언어 자체에 몰입되어 있을 때. 그럴 때 영감은 찾아오지 말라고 해도 찾아오는 것 같다고.” (「쓰기 전에 필요한 것들」 부분)
터진 주머니의 시간 속에서 만나는
빵과 시와 삶의 연한 풍경
시는 어렵다. 이렇게도 보이고 저렇게도 보인다. 안미옥 시인은 이런 애매와 모호에서 오는 천진난만함과 엉뚱함에 집중한다. 어긋나고 벗어난 것들에 귀 기울일 줄 안다. 어딘가 구멍이 나 있는 시, 딱 부러지게 한 방향으로만 고정된 것이 아니라 계속해서 다른 방향을 상상하게 하는 시. 시인은 이 지점을 자꾸만 건드린다. 터진 주머니를 메우려 하지 않고 그 구멍 안으로 계속해서 들어가고 궁금해한다. 마치 소금빵 중앙의 텅 빈 부분을 들여다보며 그 안을 이것저것 채우듯이. 소금빵을 나만의 방법으로 더 맛있게 먹으려 하듯이. 이런 장난꾸러기 같은 자세에서 오는 맑고 연한 감각을 좇는다.
“나는 이런 애매하고 모호한 것들을 좋아한다. 딱 부러지게 한 방향으로만 고정되는 것이 아니라 사람에 따라, 또 때에 따라 이렇게도 보이고 저렇게도 보이는 것들. 그러나 분명한 자기만의 특색이 있어서 다른 것과 쉽게 혼동되지 않는 것들. 이런 것들은 다른 방향을 상상하고 생각하게 만든다.” (「애매와 모호」 부분)
발효된 반죽이 오븐 안에서 제때 잘 터지도록 하기 위해 칼로 미리 상처를 내는 것처럼, 아픔과 고통은 시인을 쓰는 사람으로 만들었다. 슬픔과 상처는 그를 질문을 놓지 않는 사람으로 만들었다. 슬프면 슬플수록 아픔을 선명히 부풀렸다. 팽창한 아픔에 이름을 여럿 붙이며 더 작고 선명하게 보았다. 마음과 사랑, 감정에 다양한 질문을 던지며 삶의 다른 방향으로 계속해서 나아갔다. 모르겠으니 알고 싶은 마음을 가진 사람으로, 나만 아는 불행이 아닌 모두가 아는 불행으로.
때때로 빵은 혼자만의 시간을 가지고 싶어 하는 ‘나’의 좋은 친구가 된다. 동시에 타인이나 다른 공간, 세계와 만나게 되는 중요한 매개가 되기도 한다. 시도 마찬가지다. 시를 쓰고 끝마치는 일은 혼자만의 일이지만, 그 ‘시’를 통해 누군가와 연결되고 만나고 있다는 점에서 “각자 가지고 있는 터진 주머니의 시간 속에서” 재회한다는 점은 빵을 통해 시인이 알게 된 시의 세계이기도 하다.
"그러니 나는 어떤 시간을 불행이라는 주머니에 넣고 꽁꽁 싸매는 것이 아니라, 차라리 터진 주머니에 담고 싶다. 터진 주머니로 새어나간 시간들이 전혀 다른 풍경을 펼쳐 보이기도 하니까.” (「불행의 주머니를 털자」 부분)
속 재료가 훤히 보이는 빵, 어딘가 엉성하고 투박한 빵, 내용물이 드러나지 않은 빵, 부재료가 듬성듬성 붙어 있는 빵. 만드는 이에 따라 다르게 읽히는 빵처럼, 숨기고 싶은 “무미의 맛”을 가진 시라 하여도, 시인의 손을 거친 문장은 어떻게든 독자에게 가닿아 흔적을 남겨 매번 다르게 읽히고 새롭게 보인다. 속 재료 하나 없는 우유식빵을 손으로 계속 뜯어 먹고 싶어지는 것처럼, 무미이기에 수천 가지 맛으로 느낄 수 있는 “하드 계열 빵”처럼. 그런 면에서『빵과 시』는 언제고 희미하게 켜져 있는 무인 빵집 같다. 누구든 들어와 나에게 맞는 빵을 골라 갈 수 있는, 주인 없이 맑고 자유로운 곳. 각기 다른 빵을 산 사람들이 모여 각기 다른 삶을 이야기하는 곳. 빵을 통해 애정하는 공간이 생긴 것처럼, 빵의 여러 이름을 통해 시의 언어로 가닿을 수 있었던 것처럼, 『빵과 시』를 통해 삶이라는 무거운 반죽을 즐겁고 자유롭게 뭉뚱그릴 수 있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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