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메리고

슈테판 츠바이크 지음 | 이글루 펴냄

아메리고 (세계사를 훔친 오류와 우연의 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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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6.30

페이지

20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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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대륙의 최초 발견자는 콜럼버스인데, 어쩌다가 베스푸치의 이름이 신대륙을 차지하게 되었을까? 이 책은 아메리고 베스푸치의 생애와 신대륙에 아메리카라는 이름이 붙게 된 역사적 오류와 우연을 추적한다. 또 16세기 유럽의 상황, 신대륙의 발견과 베스푸치에 얽힌 논쟁, 베스푸치의 항해 기록과 열정 등이 흥미진진하면서 드라마틱하게 펼쳐진다. 이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는 미스터리를 풀어가는 슈테판 츠바이크의 해박한 역사적 지식과 긴장감 넘치는 글은 독자들을 500여 년 전 세계사 속으로 빠져들게 한다.

아메리카가 아메리카로 불리게 된 데에는 독일의 수학자이자 지리학자인 마르틴 발트제뮐러의 책임이 크다. 그는 1507년에 출간된 『지리학 입문』에서 베스푸치를 신대륙의 진정한 발견자라고 생각해 신대륙에 “아메리고의 땅 또는 아메리카”라고 부르자고 제안한다. 발트제뮐러의 제안에 따라 모든 새로운 지리학 서적에는 ‘아메리카’라고 표기되었고, 후대인들은 베스푸치가 신대륙의 발견자이며 ‘아메리카’라는 이름도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였다. 이것이야말로 역사상 가장 큰 오류로, 이후 수많은 논쟁을 불러일으킨다.

아메리카 명명(命名)에 얽힌 오류와 우연의 미스터리를 흥미진진하게 다룬 『아메리고』는 1944년에 발표된 슈테판 츠바이크의 유고작이다. 『아메리고』는 콜럼버스가 발견한 대륙이 아시아가 아니라 전혀 다른 ‘새로운 세계’라는 사실을 밝혀내고, 지구의 네 번째 대륙에 자신의 이름이 붙게 되는 엄청난 영광을 누린 베스푸치에 대한 이야기다. 슈테판 츠바이크는 위대한 항해가 또는 사기꾼 등 이중적으로 비친 베스푸치의 신대륙 발견의 의미를 조명하고, 역사적 오류와 우연과 오해 속에 숨겨진 의미들을 읽어내면서 ‘베스푸치 논쟁’의 과정을 규명해나간다. 『아메리고』는 얽히고설킨 이 수수께끼 같은 이야기를 차근차근 풀어나가면서 독자들의 지적 호기심을 자극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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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hkles

* 이 후기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하였습니다.



콜럼버스라는 이름을 아는 사람은 많아도 "아메리고 베스푸치"라는 이름을 아는 사람을 생각보다 많지 않다. 첫 신대륙을 찾아낸 사람의 이름으로 1492년이라는 연도와 함께 콜럼버스라는 이름이 워낙 강력하게 인지되기 때문이다. 나의 경우 "1492"라는 제라르 드 빠이유 주연의 영화를 너무나 재미있게 보고 나서야 콜럼버스는 죽을 때까지 그곳이 인도라고 알았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럼 도대체 누가, 이 신대륙을 신대륙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을까. 대부분의 많은 사람들이 그 사람이 바로 아메리고 베스푸치이며 그의 이름을 따서 아메리카가 되었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하지만 거기에 어떤 오해와 실수들이 겹쳐서 잘못 알려지지는 않았을까? 라는 사실에서 시작한 책이 바로 <아메리고>이다.



두껍지 않은 이 책 한 권의 저자는 "슈테판 츠바이크"이다. <광기와 우연의 역사>라든가 <감정의 혼란>, 무엇보다도 김영하 작가가 추천했던 <발자크 평전>을 쓴 작가. 그러니 평소 아메리고 베스푸치에 대해 조금 더 알고 싶었다거나 궁금한 점이 있었다면 얼른 드러 읽어볼 수밖에.



그동안 저자의 작품을 읽어보고 싶기는 했으나 <아메리고>가 첫 작품이라 약간 설레기도 한 기분으로 읽기 시작했다. 뭐랄까. 훨씬 더 객관적이고 논리적인 글이 아닐까 생각했는데, 마치 추리소설처럼 신대륙의 이름이 아메리고가 된 사연을 추적해 들어가는 서술 방법이 무척 특이하게 느껴졌다. 그러면서도 객관성을 놓지 않는다. 우선 신대륙을 발견하게 되기 1000년 전부터 시작하여 유럽 사람들이 길을 따라 새로운 곳을 찾아나가는 과정, 프톨레마이오스부터 마르코 폴로까지, 그리하여 점점 더 미지의 세계에 대한 관심이 커져 가고 누군가는 아프리카를 돌아 인도에 도착하는가 하면 누군가는 홍해를 통해 더 빠른 길을 찾기도 한다. 그리고 드디어 콜럼버스가 발견한 길까지.



본인의 이름을 밝히지 않은 누군가가 발행한 팜플렛 한 장으로 시작된 신세계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이 어떻게 아메리카라는 이름을 얻게 되었는지까지 이어지는 이 글을 장대하고 아름답다. 누군가 의도한 것이 아니라 수많은 우연과 실수들이 겹치고 겹쳐져 어떤 사실이 기정 사실인 것처럼 되기까지는 그야말로 "역사"라는 말밖에 할 수가 없다.



우리는 뒤에 태어나 이미 이루어진 것들 사이에서 과거에 어떤 일이 일어났는지를 사실에 가깝게 추척하는 일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 아무리 우연과 실수가 겹쳐져 만들어진 것이라 해도 왜곡된 대로 받아들이면 안되기 때문이다. 평소 궁금했던 것들이 해소되는 듯 <아메리고>는 명쾌한 해답을 주었다.

아메리고

슈테판 츠바이크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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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대륙의 최초 발견자는 콜럼버스인데, 어쩌다가 베스푸치의 이름이 신대륙을 차지하게 되었을까? 이 책은 아메리고 베스푸치의 생애와 신대륙에 아메리카라는 이름이 붙게 된 역사적 오류와 우연을 추적한다. 또 16세기 유럽의 상황, 신대륙의 발견과 베스푸치에 얽힌 논쟁, 베스푸치의 항해 기록과 열정 등이 흥미진진하면서 드라마틱하게 펼쳐진다. 이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는 미스터리를 풀어가는 슈테판 츠바이크의 해박한 역사적 지식과 긴장감 넘치는 글은 독자들을 500여 년 전 세계사 속으로 빠져들게 한다.

아메리카가 아메리카로 불리게 된 데에는 독일의 수학자이자 지리학자인 마르틴 발트제뮐러의 책임이 크다. 그는 1507년에 출간된 『지리학 입문』에서 베스푸치를 신대륙의 진정한 발견자라고 생각해 신대륙에 “아메리고의 땅 또는 아메리카”라고 부르자고 제안한다. 발트제뮐러의 제안에 따라 모든 새로운 지리학 서적에는 ‘아메리카’라고 표기되었고, 후대인들은 베스푸치가 신대륙의 발견자이며 ‘아메리카’라는 이름도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였다. 이것이야말로 역사상 가장 큰 오류로, 이후 수많은 논쟁을 불러일으킨다.

아메리카 명명(命名)에 얽힌 오류와 우연의 미스터리를 흥미진진하게 다룬 『아메리고』는 1944년에 발표된 슈테판 츠바이크의 유고작이다. 『아메리고』는 콜럼버스가 발견한 대륙이 아시아가 아니라 전혀 다른 ‘새로운 세계’라는 사실을 밝혀내고, 지구의 네 번째 대륙에 자신의 이름이 붙게 되는 엄청난 영광을 누린 베스푸치에 대한 이야기다. 슈테판 츠바이크는 위대한 항해가 또는 사기꾼 등 이중적으로 비친 베스푸치의 신대륙 발견의 의미를 조명하고, 역사적 오류와 우연과 오해 속에 숨겨진 의미들을 읽어내면서 ‘베스푸치 논쟁’의 과정을 규명해나간다. 『아메리고』는 얽히고설킨 이 수수께끼 같은 이야기를 차근차근 풀어나가면서 독자들의 지적 호기심을 자극한다.

출판사 책 소개

아메리카는 오류와 우연의 역사다
“신대륙을 발견한 항해가인가, 파렴치한 사기꾼인가?”

★ 아메리카 최초의 독립선언문
★ 베스푸치의 여행은 허구인가?
★ 신대륙의 발견자는 누구인가?
★ 인류의 가슴속에 있는 ‘지상의 낙원’
★ 신세계라는 인식을 유럽에 가져오다
★ 베스푸치의 여행문을 부풀린 사람들
★ 세상에 알린 사람의 이름을 따서 명명하다


신대륙의 최초 발견자는 콜럼버스인데, 어쩌다가 베스푸치의 이름이 신대륙을 차지하게 되었을까? 이 책은 아메리고 베스푸치의 생애와 신대륙에 아메리카라는 이름이 붙게 된 역사적 오류와 우연을 추적한다. 또 16세기 유럽의 상황, 신대륙의 발견과 베스푸치에 얽힌 논쟁, 베스푸치의 항해 기록과 열정 등이 흥미진진하면서 드라마틱하게 펼쳐진다. 이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는 미스터리를 풀어가는 슈테판 츠바이크의 해박한 역사적 지식과 긴장감 넘치는 글은 독자들을 500여 년 전 세계사 속으로 빠져들게 한다.
아메리카가 아메리카로 불리게 된 데에는 독일의 수학자이자 지리학자인 마르틴 발트제뮐러의 책임이 크다. 그는 1507년에 출간된 『지리학 입문』에서 베스푸치를 신대륙의 진정한 발견자라고 생각해 신대륙에 “아메리고의 땅 또는 아메리카”라고 부르자고 제안한다. 발트제뮐러의 제안에 따라 모든 새로운 지리학 서적에는 ‘아메리카’라고 표기되었고, 후대인들은 베스푸치가 신대륙의 발견자이며 ‘아메리카’라는 이름도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였다. 이것이야말로 역사상 가장 큰 오류로, 이후 수많은 논쟁을 불러일으킨다.
아메리카 명명(命名)에 얽힌 오류와 우연의 미스터리를 흥미진진하게 다룬 『아메리고』는 1944년에 발표된 슈테판 츠바이크의 유고작이다. 『아메리고』는 콜럼버스가 발견한 대륙이 아시아가 아니라 전혀 다른 ‘새로운 세계’라는 사실을 밝혀내고, 지구의 네 번째 대륙에 자신의 이름이 붙게 되는 엄청난 영광을 누린 베스푸치에 대한 이야기다. 슈테판 츠바이크는 위대한 항해가 또는 사기꾼 등 이중적으로 비친 베스푸치의 신대륙 발견의 의미를 조명하고, 역사적 오류와 우연과 오해 속에 숨겨진 의미들을 읽어내면서 ‘베스푸치 논쟁’의 과정을 규명해나간다. 『아메리고』는 얽히고설킨 이 수수께끼 같은 이야기를 차근차근 풀어나가면서 독자들의 지적 호기심을 자극한다.

베스푸치, 신세계를 발견하다

1503년, 『신세계』라는 팸플릿이 출간되자 센세이션을 불러일으켰다. 그것은 ‘문두스 노부스(Mundus Novus)’, 즉 ‘신세계’라는 제목 때문이었다. 이 팸플릿은 인류의 가슴 깊은 곳에 묻혀 있던 ‘지상의 낙원’에 대한 그리움을 건드렸으며, 아메리카 최초의 독립선언문이 되었다. 1504년 『아메리고 베스푸치가 네 번에 걸친 여행에서 발견한 섬들에 대한 편지』가 출간되고, 1507년 『새로운 세계와 피렌체 출신의 베스푸치가 새로 발견한 땅들』과 『지리학 입문』이 출간되었다.
이 책들의 제목은 위험스럽기 짝이 없을뿐더러, 이 새로운 땅에 ‘신세계’라는 명칭을 붙인 것도 베스푸치이고, 이 ‘신세계’를 발견한 사람도 베스푸치인 듯한 느낌이 들게 했다. 베스푸치는 네 번의 여행으로 당대의 위대한 항해가이자 발견자의 대열에 들게 되었다. 이 책들은 위험스러울 정도의 속도로 베스푸치가 신대륙의 첫 발견자라는 허위사실을 계속해서 유포시켰다. 그러나 동시대 사람들의 가슴속은 미지의 땅에 대한 호기심으로 채워진 동시에 자극을 받았다. “이 세상 어딘가에 지상의 낙원이 있다면, 그곳은 멀지 않은 곳에 있을 것이다”는 한마디 말로 베스푸치는 그 시대의 가장 신비스러운 소망을 건드린 것이다.
베스푸치는 어떻게 불멸의 명성을 얻게 되었을까? 아메리카를 발견했기 때문인가? 사람들에게 자신이 이 대륙에 처음으로 도착했다고 거짓말을 했기 때문인가? 그가 명예욕에서 이 대륙에 자신의 이름을 붙일 것을 제안했기 때문인가? 하지만 그는 이 대륙에 자신의 이름이 붙었다는 사실을 평생토록 알지 못했다. 콜럼버스는 자신이 첫발을 내디뎠던 과나하니와 쿠바가 인도였다는 착각 속에 빠져 있었는데, 베스푸치는 이 대륙이 인도라는 가설을 깨트리고 그곳이 ‘신세계’라고 주장했다. 즉, 세계가 다른 사람들에 의해 확장된 것은 사실이지만, 사람들에게 그것을 처음으로 진실로 인식하게 해준 사람은 베스푸치였다.

베스푸치의 영광과 치욕

15~16세기에는 새로운 발견이 세상의 지식을 넓혀주고 있던 터라 시대의 호기심은 지리학에 쏠려 있었다. 벨저가‧푸거가‧메디치가 같은, 독일과 네덜란드와 이탈리아의 상인 집안은 리스본과 세비야 등에 연락관을 두고 있었다. 이들은 계피와 후추와 생강을 어떤 길을 통하면 더 싸게 운송할 수 있을지에 대해 고민하고 있었다. 그래서 지리상의 발견 여행에 대한 편지 형태의 보고서는 사람들의 호기심을 채워줄 수 있도록 면죄부나 의료 처방전과 함께 고가(高價)에 판매되었다.
당시 사람들은 베스푸치를 새로운 대륙의 발견자로 칭송했을 뿐만 아니라 ‘새로운 프톨레마이오스’라는 별칭까지 달아주었다. ‘콜럼버스는 단순히 몇 개의 섬을 발견했지만, 베스푸치는 새로운 세계를 발견했다.’ 아메리카가 아메리카라고 불리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일이었다. 더구나 마르틴 발트제뮐러는 “이 대륙을 아메리쿠스가 발견했으므로 오늘부터는 이 땅을 아메리쿠스의 땅 또는 아메리카라고 불러도 무방할 것 같다”고 제안한다. ‘버뮤다’가 ‘후안 데 베르무데스’에서, ‘태즈메이니아’가 ‘아벌 타스만’에서, ‘페르난도포’가 ‘페르낭 두 포’의 이름에서 따온 것처럼, 아메리카 역시 아메리카를 처음으로 세상에 알린 사람의 이름을 따서 명명된 것이다.
그러나 베스푸치의 명성에 이의를 제기하는 사람들이 등장한다. 이들은 베스푸치가 언제, 어디서, 어떤 원정에서 아메리카에 발을 들여놓았는가 하고 물었다. “포르투갈왕의 후원과 경제적 도움을 받아” 두 번의 원정에 나섰다는 말은 순전히 거짓말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콜럼버스에게서 아메리카의 발견자라는 명예를 빼앗으려는 의도에서 교활하고도 고의적으로 자신의 여행 보고문을 위조했다고 주장했다. 베스푸치는 야비한 범죄를 저질러가며 불멸의 명성을 얻으려고 음흉하게 그것을 훔친 자였다.
프랑스의 철학자 피에르 벨과 프랑스의 사상가 볼테르는 그의 무덤에 발길질을 했으며, 미국의 사상가 랠프 월도 에머슨은 “이 드넓은 아메리카가 도둑의 이름을 달고 있어야 하다니 참으로 이상하다”고 비난했다. 미국의 역사가 새뮤얼 엘리엇 모리슨은 “자, 아메리고, 축배를 들자. 당신은 거짓말쟁이지만 대서양 횡단 항해를 세 번씩이나 했고 그 이야기를 재미있게 써서 기록으로 남겼다”고 비꼬았다. 반면 미국의 역사학자 대니얼 부어스틴은 “베스푸치는 훌륭한 항해가였으며, 쥐뿔도 모르는 사람들이 그를 욕되게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역사적 오류와 우연은 어디에서 비롯되었는가?

슈테판 츠바이크는 이런 일이 일어나게 된 배후에는 수많은 오류와 우연과 오해가 뒤엉켜 있다고 말한다. 이런 오류와 오해와 탐구욕, 자신의 견해가 옳다고 생각하는 개인의 공명심이 ‘콜럼버스와 베스푸치’ 두 사람의 위대한 항해가 사이에 생전에는 결코 있지도 않았던 경쟁 관계를 계속해서 부채질했던 사람들의 의해 이루어졌다고 말이다. 더욱이 오류의 실타래는 시간이 흐르면 흐를수록 더 엉키게 되었다. 어떤 사람들은 아메리카에 세례를 준 대부인 그를 세계의 촉진자(促進者), 즉 이 세상을 넓힌 위대한 인물로, 발견자로, 항해가로, 고명한 학자로 치켜세웠다. 반면, 어떤 사람들은 그를 지리학의 역사에서 더없이 파렴치한 사기꾼으로 몰아붙였다. 어떤 학자들은 베스푸치의 무죄를 주장했고, 어떤 학자들은 그에게 영원한 치욕의 굴레를 씌웠다.
첫 번째 오류는 『새로운 세계와 피렌체 출신의 베스푸치가 새로 발견한 땅들』이라는 책에 그의 이름이 등장한 것이다. 두 번째 오류는 라틴어 판본에 ‘라리압’ 대신에 ‘파리아스’라는 말이 찍히는 오식(誤植)으로 인한 것이다. 세 번째 오류는 당시 27세의 젊은 지리학자인 마르틴 발트제뮐러가 베스푸치가 쓴 『아메리고 베스푸치가 네 번에 걸친 여행에서 발견한 섬들에 대한 편지』를 근거로 해서 그의 이름을 따서 신대륙에 아메리카라는 이름을 붙이자는 제안을 한 것에서 생겨난다. 네 번째 오류는 베스푸치의 1497년 첫 번째 여행이 모든 자료를 뒤져도 흔적을 찾을 수 없다는 의구심에서 생겨난다. 다섯 번째 오류는 『아메리고 베스푸치가 네 번에 걸친 여행에서 발견한 섬들에 대한 편지』가 어떤 사람이 베스푸치의 육필 원고를 마음대로 오용해 만들어낸 무책임하고 자의적인 조합물이라는 의구심에서 생겨난다.
그렇게 해서 콜럼버스가 산타마리아호의 갑판에서 과나하니 해안이 멀리서 반짝이는 것을 본 1492년 10월 12일을 신대륙의 실제적인 생일이라고 한다면, 『지리학 입문』이 출판사를 떠난 1507년 4월 25일을 신대륙의 세례일이라고 부르게 된 것이다. 즉, 이 책은 ‘아메리카의 세례 증서’라고 할 수 있다. 마르틴 발트제뮐러는 아메리고의 라틴어인 아메리쿠스를 제시하면서, 다른 대륙, 즉 유럽‧아프리카‧아시아에 여성형의 이름이 붙었으므로 지구의 네 번째 대륙인 신대륙에는 아메리쿠스의 남성형인 아메리카라는 이름이 붙어야 마땅하다고 주장한다. 그 후 아메리카라는 말은 공간과 시간을 훌쩍 뛰어넘어 불멸의 존재가 되었다.

‘신세계’라는 인식을 유럽에 가져오다

콜럼버스는 자신이 발견한 땅이 신대륙이라는 사실을 인식하지 못했다. 그는 쿠바는 중국의 일부이고 아이티는 일본에 속한다고 생각했다. 중세의 스콜라적 사고방식에 얽매여 있던 콜럼버스의 눈을 흐리게 만든 것은 황금과 하나님에 대한 맹목적인 믿음이었다. 그는 모든 경험과 정보를 분석해 그 땅이 인도가 아니라 새로운 땅이라는 사실을 밝혀낼 의지가 결여되어 있었다. 그러나 베스푸치는 새로 발견된 이 땅은 콜럼버스가 말한 인도나 섬이 아니라 ‘신대륙 혹은 신세계’라는 인식을 유럽에 가져온 것이다. 즉, 콜럼버스는 아메리카를 발견하기는 했지만 그것을 인식하지 못했다. 반면 베스푸치는 아메리카를 발견하지는 않았지만 가장 먼저 그것을 ‘신세계’로 인식했다.
이러한 의미에서 베스푸치는 실제로 아메리카를 발견했다고 할 수 있다. 왜냐하면 모든 발견이나 발명은 그것을 행한 사람보다는 그것의 의미와 작용을 인식한 사람을 통해 궁극적인 타당성을 얻기 때문이다. 그리고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것은 행동 자체가 아니라 그 행동에 대한 인식과 그 행동의 영향이기 때문이다. 콜럼버스가 신대륙을 발견했다는 공적을 세웠다면, 베스푸치는 콜럼버스의 행위에 대한 역사적 해석을 통해 공적을 쌓은 것이다. 그렇다면 그것을 정확하게 분석해 그 땅이 신대륙임을 밝혀낸 베스푸치에게 그의 이름으로 신대륙이 불리는 영광이 돌아가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민주주의를 표방하며 새롭게 태어난 신대륙에 ‘아메리카’라는 명칭이 붙은 것은 다행한 일이다. 식민지 총독으로서 원주민들을 핍박하고 많은 사람을 죽인 콜럼버스의 이름이 아니기 때문이다. 베스푸치는 신대륙을 찾겠다는 소박한 일념으로 다른 부차적인 황금이나 향료 같은 것에 대한 생각을 떨쳐버렸다. 따라서 표면적으로 보면 순전히 우연적인 역사 속에도 심오한 필연성이 숨겨져 있으며, 반대로 이 여러 우연의 고리들의 본질을 파헤칠 때 비로소 필연성이 인식된다. 세계사는 이와 같은 우연의 고리에 의해 이어지며 그 안에는 또 다른 필연성이 밑바탕에 강물처럼 흐르고 있다. 한 인간의 평범한 이름이 민주주의 나라의 이름이 되었다는 것이 갖는 의미를 생각하면, 신대륙의 이름이 ‘아메리카’가 된 것은 결코 인류 최대의 실수가 아니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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