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41년 남만서고(南蠻書庫: 발행인 오장환)에서 간행된 <화사집(花蛇集)>(초판본 100부 한정판)을 정본삼아 재편집한 것이다. 문학사에만 남아있는 <화사집>을 젊은 문학도들이 보기 좋도록 가로쓰기로 바꾼 것 외에는 원문 표기를 그대로 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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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약
화사집 (서정주 시집) 내용 요약 🐍
미당 서정주의 첫 시집인 《화사집》은 한국 현대 시사에서 기념비적인 작품으로 평가받습니다. 1936년에 발간된 이 시집은 당시의 암울한 시대 상황 속에서도 생명력 넘치는 언어와 파격적인 감각을 선보이며 한국 문학의 지평을 넓혔습니다. 이 시집의 제목인 '화사(花蛇)'는 꽃뱀을 의미하는데, 이는 시인이 추구했던 원초적인 생명력과 탐욕, 그리고 그 이면에 숨겨진 인간의 본능적인 욕망을 상징합니다. 🌿
“스믈세햇동안 나를 키운건 팔할이 바람”(「자화상」)이라 고백하며 시집은 시작한다. 바람은 움직인다. 강물도 움직인다. 요컨대 자연은 끊임없이 움직이며 변화하는 역동(逆動) 그 자체다. 사람은 어떠한가. 우리는 움직일 수도 있고 움직이지 않을 수도 있다. 흥미로운 것은 움직여질 수 있고 움직여지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이다. 능동 말고 피동(혹은 사동)도 가능하다는 것.
서정주의 『자화상』을 읽으면서는 그러한 대비가 유독 눈에 띄었다. 다섯 편의 시를 언급하고자 한다. 먼저, 「입마춤」에서 화자는 내처 가시내를 따라 달린다. 첫 행에서 “가시내두”는 반복되면서, 어느새 콩밭으로, 울타리로 달아나 있는 시적 대상을 상상케 한다. 석류꽃은 사랑과 낭기로 뒤덮여 있고, 산노루와 개고리와 머구리가 흘러내리는 강물 옆에서 두 인물을 바라보고 있다. 이 시에서 자연은 그 자체로 살아 숨 쉰다. 그리고 시적 화자 역시 시적 대상을 따라, 시적 대상이 경도된 자연을 따라 움직인다. 마지막 행에서 “달드라”를 반복하며 입마춤의 기분을 환상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대낮」도 결이 비슷하다. 님은 달아나며 나를 부르고 있고, 나는 붉은 코피를 흘리며 붉은 꽃밭 사이를 지나 달려가고 있다. 자연과 시적 대상이 나를 움직이고, 시적 화자인 ‘내’가 기꺼이 움직이는(혹은 움직여지는) 시.
그러나 움직이는 자연 앞에서 그것에 동화되지 않는 ‘나’도 있다. 「벽」에서의 시적 화자는 정지(停止)해 있다. 서러움이 소리로 치환되지 못한 채, 벙어리의 그것이 된다. 「서름의 강물」에서 강물은 언제나 흐르지만, ‘나’는 오지 못할 이를 그리며 서서 울고 있다. 자연이 생동하는 것처럼, 님과 함께 그러했던 화자는 온데간데없고, 그는 멈춰 서 있다. 역동의 특성 말고도 자연에서 볼 수 있는 색채나 소리가 그에게 가닿지 못한다. 시적 대상의 부재 때문일까? 혹은 화자가 처해있는 부정적 상황에서 그 실마리를 찾아야 하는 것일까? 「단편」에서는 바람과 밤과 서리, 그리고 자신 혼자뿐이라는 것을 인지하고 있는 '내'가, 그러나 걸어가자며 청유한다. 그 길 위에서 그가 기다리는 것이 "아름다운 날"이라는 것으로 보아, 그가 바라고 원하던 것은 특정 인물일 수도, 특정 상황일 수도 있을 것 같다.
자연이 등장하고, '너'가 등장하고, '내'가 등장하는 시에서 시인은 그것들을 움직이기도, 멈춰 서게도 한다. 서정주의 시를 읽으면서는 내 마음도 그들과 같이 움직였고 멈춰 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