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OL.65
〔 숨은 책방 〕
동네책방 ㅣ 강원도 고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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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 고성의 고요한 골목,
이름처럼 꼭꼭 숨어있는 책방이 있습니다.
번잡하고 빽빽한 도시를 벗어나
들판과 숲 뷰를 즐길 수 있는 이곳,
숨은 이야기를 파는 숨은 책방입니다.
숨은책방을 소개해 주세요!
안녕하세요. 저희는 숨은 이야기와 선물을 파는 숨은책방입니다. 도시와는 조금 먼 조용한 강원도 고성에 자리 잡고 있어요. 이름처럼 들판과 숲 산책로 사이에 꼭꼭 숨어있는데요.이름에 녹아든 저의 성격에 책방지기도 구석에 늘 숨어있답니다.
책방지기님까지 쏙 숨어있는 곳이라니! 너무 귀엽네요. ‘숨은책방’이라는 이름은 어떤 의미를 담고 있나요?
말 그대로 숨어있다는 의미를 담고 있어요. 나만이 아는 숨은 아지트에서 숨바꼭질하듯 조용히 놀고 싶은 저의 마음을 담았습니다. 책과 이야기, 사람과 그 마음까지 구석구석 숨겨놓은 아지트랍니다.
‘숨은책방’ 서가에는 꽂혀있는 책들은 어떤 기준으로 선정하시나요?
숨은책방의 책은 책 전면이 다 보이게 진열하고 있는데요. 숨은책방의 시그니처 “숨은 책”은 선물 포장된 블라인드 북으로 벽 한쪽에 층층이 진열되어 있습니다.
인문, 과학, 문학, 예술, 실용 등 전 분야에서 책방지기의 개인적인 인생 책이나 남녀노소 누구나 읽기 좋은 “선물하기 좋은 책”들을 선정하고 있어요. 한구석에는 창작에 관련 책들이 밀집해 있는 곳도 있는데요. 제가 그림과 이야기 작업을 병행하고 있어서 창작에 도움이 되는 책들을 모으다 보니 이 코너가 꽤 큰 자리를 차지하고 있네요.
책이 모두 전면을 보고있다니, 너무 매력 있어요! 공간을 만드실 때 어떤 점을 많이 고려하셨나요?
방문하시는 분들에게 “쉼”을 선물하고 싶다는 마음을 담고자 했어요. 테이블 공간을 집 모양으로 독립되게 두거나 구석구석에 의자나 미니 테이블을 두어 조용히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오래 머무를 수 있는 숨은 공간들을 곳곳에 마련했습니다. 쉬고 싶어질 때 이곳이 생각나 문득 찾아주었으면 합니다.
고즈넉한 고성에서의 쉼이라, 생각만 해도 너무 좋네요! 숨은책방에서 진행되는 프로그램을 소개해 주세요!
월,화,수,목은 1인 1음료와 함께 책방을 단독으로 이용할 수 있는 사전 예약제 “숨은시간”으로 운영 중이며, 금,토,일은 오전 10시 ~ 오후 5시까지 문을 활짝 열어놓고 운영하고 있습니다.
책방지기가 늘 숨고 싶어 하는 성격 탓에 큰 프로그램은 운영하지 않지만 직접 만든 콘텐츠와 디자인을 구경하실 수 있어요!
이야기해 주신 것처럼 인스타툰을 함께 연재하고 계시는데요! 시작하시게 된 계기가 있을까요?
처음에는 순전히 홍보 목적으로 인스타툰을 연재하게 되었어요. 강원도, 고성, 사람도 없는 조용한 곳에 자리를 잡다 보니 좀 더 많은 손님들에게 숨은책방이라는 존재를 알리려는 숨은 의도를 가지고 야심 차게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숨은 의도가 점점 옅어지더니 인스타 연재도 뜸해지고 있어요. 숨은책방 안에서 내가 정말 하고 싶은 이야기는 뭘까? 라는 고민을 하며 저도 모르게 창작의 영역으로 들어와 버린 것 같습니다. 작품이다 생각하니 주제 선정부터 시간이 많이 걸리고 있네요.
공간을 운영하시면서 가장 뿌듯했던 순간은 언제였나요?
책방을 나가시는 손님이 “잘 쉬었다 갑니다”라는 말을 툭 던질 때 책방 하길 정말 잘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얼마 전 책방에 택배로 아몬드가 왔는데 누가 보낸 건지도 모르고 뜯어 먹었어요. 다음 날 인스타로 메시지를 받았는데 책방을 방문하셨던 손님이 보내주신 거였더라고요.
낯선 만남에 깜짝 놀라면서도 새삼 감격스러웠습니다. 문득 채링크로스 84번지라는 책이 생각났어요 책 속 이야기처럼 묘한 낭만과 교감을 느껴본 순간이었습니다.
손님들이 선물을 보내주는 책방이라니!‘ 숨은책방’ 다움이란 어떤 걸 의미할까요?
숨바꼭질처럼 잘 보이지는 않지만 막상 만나면 의외의 발견과 소소한 즐거움을 주는 것이 가장 저희 다운 가치이지 않을까요? 이 조용한 고성에서 다른 관광지들을 지나쳐 이곳까지 오신 분들께 은근하고 따뜻한 즐거움을 주고 싶어요.
앞으로가 더욱 기대되는 ‘숨은책방’은 어떤 공간이 되고 싶으신가요?
내가 좋아하는 공간은 항상 얼마 안 가 사라져 버리네.. 그럼 그렇지 난 역시 마이너인가? 비주류인가? 왜 항상 내가 좋아하는 것들은 끝내 사라지지?라는 생각이 드는 분들에게 가늘고 길게 존재하는 영생하는 책방으로 남고 싶습니다.
마지막으로 책을 좋아하시는 분들께
한 권의 책을 추천해주세요!
예술가가 되려면
Ellen J. Langer 지음 | 학지사 펴냄
지금은 절판된 책이지만 이 책의 경험을 잊을 수 없어서 추천드립니다. 제 인생의 방향을 바꾸는데 큰 용기를 준 책인데요~! 과연 내가 창작자로 먹고살아도 될까? 라는 고민을 한 번에 털어준 책으로 직장인을 예술인으로 탈바꿈 시켜주는 특급 처방 책입니다.
강원도 고성, 삼포 해수욕장에서 차로 3분 거리에 숨어있는 보석 같은 책방 “숨은책방”입니다.
부쩍 여름의 향기가 느껴지는 요즘, 서점을 온전히 혼자 사용할 수 있는 “숨은시간"을 이용해 책방 힐링 데이를 보내보는 건 어떨까요? 빽빽한 도시를 벗어나 자연과 서점을 함께 만나보고 싶은 분들께 추천드려요!
Editor
정재원
jaewon10455@flybook.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