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OL.72
〔 부자 책방 〕
동네책방 ㅣ 서울 중랑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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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랑구의 한적한 골목길,
오래된 건물에 스며든 세월의 결을
그대로 품고 있는 부자 책방이 문을 열었습니다.
단순한 서점을 넘어 생각과 쉼을 경험할 수 있는 곳,
책방지기와의 이야기를 통해
부자 책방만의 특별한 매력을 만나보아요.
‘부자 책방’을 소개해 주세요!
부자 책방은 “생각 부자가 진짜 부자다’”라는 슬로건을 내건 책방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부자 책방’이라고 하면 자산의 부에 더 관심을 가지지만 물질적 부가 아닌 삶과 생각의 여유를 채워가는 공간이 되길바랬어요. 오래된 건물의 정취를 그대로 살려 책과 함께 사색하며 쉬어갈 수 있는 곳입니다. 오시는 분들이 저희 책방에서 새로운 생각을 만나고, 일상 속 작은 쉼을 누릴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구옥을 매입해 책방을 시작하셨는데요~! 이런 계기가 너무 궁금해요!
사실 책방을 준비하면서 가장 크게 고민한 건 ‘지속 가능성’이었어요. 책과 공간을 나누는 일은 멋진 일이지만, 현실적으로 책만 팔아서 월세를 감당하기는 정말 어렵잖아요 그래서 오래도록 사랑받는 책방을 만들려면 월세 부담에서 자유로워야 한다고 생각고, ‘공간을 직접 매입하자’라고 결심했습니다. 처음 이 집을 발견했을 때 그저 오래된 가정집 같았지만, 문을 열고 들어서는 순간 45년 세월을 견뎌온 나무 천장이 제 마음을 움직였어요. 인테리어를 하며 ‘이 나무를 꼭 살려야 겠다고 생각했죠. 그 세월의 흔적이 이 공간의 가장 큰 매력이니까요
“
서가에 꽂혀 있는 책은 어떻게 선정하시나요?
저희 서가는 책방지기 취향 60%, 손님분들의 추천 책 40% 정도의 비율로 채워진 것 같아요. 초반엔 제가 좋아하는 실용서 위주의 책들이 많았는데, 서가를 채워가며 손님분들의 추천책과 일일 책방지기분들의 참여로 점점 더 다양해지고 있답니다. 독립 출판물도 제안이 들어오면 거의 다 입고하고 있어요. 오시는 분들이 예상하지 못한 의외의 책들을 발견하고 즐거워하셨으면 좋겠습니다.
공간을 설계할 때 가장 신경 쓴 부분은 무엇인가요?
시간의 흔적과 따뜻함을 품은, 누구나 편안하게 머물다 갈 수 있는 공간이 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설계했어요. 가장 중심이 되는 건 45년 된 나무 천장이에요. 세월이 담긴 천장은 책방의 정체성을 그대로 보여주는 상징 같은 존재죠. 인테리어를 해주신 분들도 ‘돈으로는 살 수 없는 가치’라고 할 정도로 특별한데,
보강 작업을 통해 안전하게 보존하면서도 원래의 멋을 그대로 살렸답니다. 책방은 세 개의 방으로 나뉘어 있고, 각 방마다 조금씩 다른 분위기와 큐레이션을 담고 있어요.
큰 방의 창가 자리는 특히 책을 읽거나 창밖 풍경을 바라보며 사색에 잠기기 딱 좋은 자리로, 햇살과 나무 그림자가 어른거리는 순간이 매력적인 곳이랍니다.
부자 책방에서 진행하는 특별한 프로그램이 있나요?
책방을 더 특별하게 느낄 수 있도록 여러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어요. 그중 가장 인기 있는 건 ‘1일 책방지기’인데요.
손님들이 하루 동안 책방을 통째로 빌려 운영해 볼 수 있는 프로그램으로, 좋아하는 사람들과 함께 고요한 시간을 보내며 책방 주인이 되어 보는 경험을 할 수 있습니다
이 외에도 책을 주제로 한 작은 콘서트나 영화 상영회 등 다양한 이벤트를 통해 단순히 책을 파는 공간을 넘어, 책을 중심으로 한 특별한 경험을 선사하고자 노력하고 있답니다.
부자 책방에서 가장 뿌듯했던 순간은 언제였나요?
딸과의 추억이 가장 기억에 남는 것 같아요. 초등학생인 딸이 이 곳의 추억을 바탕으로 짧은 책을 썼더라고요.
아빠 책방에서 팔아달라고 해 “나름의 독립출판물(?)이지!”하고 장난 반 귀여움 반으로 책방에 진열해 놓았는데 실제로 몇 분이 사가셨어요.
이곳에서의 추억과 감정을 자기만의 글로 풀어낸 걸 보며 큰 감동을 받았습니다.
딸의 글과 성장을 보며, 이 책방이 단순히 책을 파는 곳이 아니라 누군가의 이야기가 시작되는 공간이라는 걸 느꼈어요.
책방지기가 추천하는 부자 책방을 더 재미있게 즐기는 방법이 있을까요?
부자 책방은 구옥 구조를 그대로 살려, 방이 세 개로 나뉘어 있어요. 큐레이션이 각각 다른 방을 돌아다니며 책을 고르는 재미가 있답니다.
특히 큰 방 창가 자리는 오후 2~4시에 햇살이 예쁘게 들어오는데, 책을 읽지 않고 창밖 나무 그림자만 바라보아도 마음이 편안해질 거예요.
책방 한쪽에는 LP 플레이어도 마련되어 있어 책을 읽을 때 좋아하는 LP와 함께해보는 걸 추천해요. 또 가시기 전 방명록을 들춰보시면 다른 분들의 다양한 글과 따뜻함이 가득하답니다.
부자 책방 다움이란 무엇일까요?
“몰입의 쉼과 무의 쉼이 공존하는 공간이에요.”
깊이 몰입하며 책을 읽어도 좋고, 그저 아무 생각 없이 멍하니 쉬어가도 좋은 곳, 오래된 건물이 주는 여유와 따뜻함을 오롯이 느낄 수 있는 공간이 되었으면 합니다.
5년 뒤, 부자 책방의 모습은 어떤 모습으로 그리고 있나요?
5년 뒤에도 부자 책방이 지금처럼 사람들에게 따뜻하고 편안한 공간으로 남아 있으면 좋겠어요.
단순히 책을 파는 곳이 아니라, 책과 공간을 통해 작은 쉼과 영감을 얻을 수 있는 곳이요. 부자 책방이 속초의 동아서점처럼 오랜 시간 동안 사랑받는 책방이 되었으면 해요.
사람들에게 책과 함께 특별한 기억을 만들어줄 큰 감동과 보람을 느껴요. 5년 후에도 이 골목을 지나는 사람들이 ‘여기 오길 잘했다’고 느낄 수 있는 그런 책방으로 계속 이어졌으면 합니다.
추천하고 싶은 인생 책이 있다면요?
관점을 디자인하라
박용후 지음 | 쌤앤파커스 펴냄
제가 추천하고 싶은 책은 박용후 작가의 《관점을 디자인하라》입니다. 이 책은 상황을 바라보는 시각을 바꾸는 방법에 대해 이야기하는데, 저에게 큰 영향을 준 책이에요. 사실 부자 책방을 열기로 결심했을 때 ‘월세를 내느니 공간을 매입하자’라는 결정을 내린 것도 이 책 덕분이었는데요. 단순히 긍정적으로 생각하라는 말에 그치지 않고, 새로운 시각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고 기회를 찾는 방법을 알려주는 책입니다. 책을 읽다 보면 나도 모르게 삶의 작은 부분들을 다시 들여다보게 되고, 그 안에서 새로운 가능성을 발견하게 될 거예요. 그런 점에서 독자분들에게도 꼭 한번 추천드리고 싶은 책입니다.
Editor
정재원
jaewon10455@flybook.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