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OL.78

리댁션 〕

동네책방 ㅣ 서울 마포구
❝읽고, 행동하는 사람들의 서점❞
한 권의 책이 작은 전환점이 되는 순간,
그 읽음이 삶의 움직임으로 이어지는 공간.
여기, 읽고 행동하는 사람들을 위한 서점 리댁션을 소개합니다.


1. 리댁션을 소개해주세요!
리댁션은 연남동 끝자락, 조용한 골목에 자리한 커뮤니티형 서점입니다. 책을 읽는 데서 그치지 않고, 읽은 것을 삶 속에서 실천해보려는 사람들을 위한 공간이에요. ‘읽고 행동하는 서점’이라는 슬로건 아래, 독서를 통해 방향을 찾고자 하는 분들과 함께하고 있어! 책과 사람, 그리고 공간이 주는 에너지가 누군가에게는 새로운 시작의 발판이 되어주길 바랐어요. 혼자서는 망설였던 시도도 함께라면 조금 더 가까워질 수 있다고 생각해요!

2. ‘리댁션’이라는 이름에는 어떤 의미가 담겨 있나요?
‘Read’와 ‘Action’을 결합해 만든 이름이에요. 책을 읽는 것에서 멈추지 않고, 그 안에서 받은 영감이나 질문을 나의 언어로, 삶의 움직임으로 이어가보자는 뜻을 담고 있어요! 한 권의 책이 작은 전환점이 되고, 그 전환이 실질적인 변화로 이어질 수 있도록 응원하는 공간이 되고 싶습니다.
3. ‘Read’와 ‘Action의 결합이라니! 이런 서점을 시작하게 되신 계기가 궁금해요!
출판사에서 마케터로 커리어를 시작해 약 9년 동안 브랜드 마케팅 일을 해왔어요. 규모나 성격이 다른 여러 조직을 거치며 ‘내가 좋아하고, 잘할 수 있는 일을 나만의 방식으로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점점 뚜렷해졌죠. 그 중심에는 늘 책이 있었고요. 조직의 방향이나 리듬에 맞춰 일하는 데서 오는 한계를 느낄 때마다, 더 이상 미루지 말고 스스로 판을 짜봐야겠다는 열망이 커졌어요. 그렇게 내 이름을 걸고, 내 감각과 방식으로 독서의 장을 만들고 싶다는 마음이 서점이라는 형태로 구체화되었던 것같아요!
4. 서가에 꽂힌 책들은 어떤 기준으로 고르시나요?
책을 고를 때 가장 먼저 보는 건 제가 직접 읽고 마음에 남았는지예요. 밑줄을 많이 그었거나, 책장을 덮은 뒤에도 여운이 남았던 책에 자연히 손이 가요. 다음으로는, 이 책이 리댁션을 찾는 분들, 직장 생활을 하거나 독립을 준비 중인 분들에게 실제로 도움이 될 수 있을지를 살펴보고요. 또, 이 책을 왜 이 자리에 두었는지 제 말로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렇게 고르다 보니, 한국 문학이나 시인의 산문, 시집들이 자연스레 서가에 자리를 많이 차지하게 됐어요.

5. 이 책이 왜 있는지 설명할 수 있는 서가라니! 공간을 꾸미며 가장 신경 쓰신 부분은 무엇인가요?
리덱션은 50년 된 구옥 1층에 자리하고 있어요. 시간의 결이 고스란히 남은 공간을 좋아해, 오래된 느낌을 최대한 살리고 싶었죠. 내부는 어두운 원목으로 정돈해 차분한 분위기를 만들었고, 계절이 바뀔 때마다 향과 음악도 함께 바꿔 방문하시는 분들의 감각을 자연스럽게 환기하고자 했어요. 빛이 드는 각도나 조명의 밝기, 책상 위로 드리우는 그림자까지도 늘 세심하게 살펴보고 있습니다.

6. 리댁션에선 어떤 프로그램들이 열리고 있나요?
대표 프로그램은 ‘리드액션 클럽’이에요. 함께 문학을 읽고, 그 안에서 인상 깊었던 문장을 골라 각자의 언어로 짧은 글을 써보는 모임이죠. 카피라이팅 형태로 문장을 재구성하면서 단순한 독서를 넘어, 글을 나만의 감각으로 소화해보는 경험을 할 수 있죠. ‘머리로 읽고 손끝으로 쓴다’는 말처럼, 문장에 한 번 더 밀착할 수 있는 방식이에요. 또 ‘리액션 스테이션’이라는 이름으로는 외부 기획자, 작가, 심리 전문가 등 다양한 분들을 초청해 심리 회고, 브랜딩 워크숍, 콘텐츠 기획 세션 등도 열고 있어요. 모든 프로그램은 ‘읽고, 쓰고, 나누는 흐름’을 중심에 두고 기획하고 있습니다.





7. 리댁션을 더 재밌게 이용할 수 있는 책방지기님만의 팁이 있다면?!
책방 한쪽 벽에는 ‘리드 액션 선언 카드’를 붙일 수 있는 작은 공간이 있어요. 오늘 읽은 책의 한 장면이나 문장을 계기로, 내 삶에서 해보고 싶은 실천 하나를 적는 곳이에요. 예를 들어 “이 책을 읽고 면접을 보러 가겠다”, “이 장면 덕분에 엄마에게 연락할 수 있었다” 같은 아주 사적인 결심들이 쌓여 있어요. 조용히 붙여진 누군가의 다짐이 또 다른 사람에게 작은 용기를 건네는 모습을 볼 때마다, 이 공간이 책 이상으로 다양한 층위를 만들어가고 있다는 걸 느껴요.

8. 리댁션을 운영하며 가장 기억에 남았던 순간이 있다면요?
리댁션을 단순히 책을 파는 곳이 아니라, 각자의 전환점을 위한 공간으로 받아들여주는 분들을 만날 때 가장 큰 보람을 느껴요. 이곳에서의 경험을 계기로 책방을 열게 되었다는 이야기, 해외에서 잠시 귀국한 일정 중 일부러 찾아와 주신 순간처럼 진심이 오간 만남들은 오래 기억에 남아요.
9. ‘책방 리댁션’ 다움이란 어떤 걸 의미할까요?
읽는 데서 멈추지 않고, 작게라도 실천해보려는 태도. 그리고 기존의 조용하고 정적인 서점 이미지에서 조금 벗어난 방식으로, 독서가 삶에 자연스럽게 닿을 수 있도록 제안하는 책방이라고 생각해요. 그런 점에서 리댁션은 ‘균열’을 만들어내는 공간이고 싶고, 그 틈에서 각자의 방식대로 새로운 방향이 자라나면 좋겠어요.

10. 앞으로가 더욱 기대되는 ‘리댁션’은 어떤 공간이 되고 싶으신가요?
각자의 다음 시즌을 그려볼 수 있는 공간이면 좋겠어요. 누군가의 전환점, 새로운 방향을 찾는 과정에서 리댁션이 잠시 머무는 쉼터 같은 역할을 할 수 있다면 그걸로 충분하다고 생각해요. 앞으로는 물리적인 공간을 넘어, 콘텐츠와 프로그램을 통해 온라인에서도 연결될 수 있는 방법들을 계속 찾아보려 해요.

11. 마지막으로 책을 좋아하는 분들에게 추천 이유와 함께 책방지기님의 인생책을 소개해주세요!
크눌프
헤르만 헤세 지음 | 출판사 민음사
헤르만 헤세의 『크눌프』를 자주 소개하게 돼요. 남들과는 조금 다른 방식으로 살아가는 인물이 나올 때, 나도 저렇게 살아도 괜찮을까 고민하던 시기가 있었거든요. 그때 이 책이 조용하지만 단단한 위로가 되어줬어요. 방황하는 누군가에게 “이런 삶도 가능하다”고 말해주는 책이라고 생각해요. 무언가를 가르치려 들기보다, 그 사람의 방식과 결정을 조용히 존중해주는 이야기라서 더 오래 마음에 남았어요.
Editor
정재원
jaewon10455@flybook.kr
리댁션
@
readac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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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댁션〕

◦ 주소 | 서울 마포구 연남로11길 31 1층 우측호
◦ 운영시간 | 토,일 13:00~19:00 (월,화,수,목,금 휴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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