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OL.81
〔 포옹단락 〕
동네책방 ㅣ 서울 구로구 개봉동
서울 구로구 개봉동, 조용한 골목에 자리한 문학서점.
잘 알려지지 않은 외서와 문학성을 지닌 작품들로 서가를 채운 공간입니다.
“안기고 싶은 문장을 건네고 싶었다”는 마음으로,
지금도 담담히 문을 열고 기다리는 포옹단락을 소개합니다.
1. 포옹단락을 소개해주세요!
포옹단락은 신간보다는 구서 위주의 작품성 있는 책들, 혹은 잘 알려지지 않은 숨은 보석 같은 외서들을 주로 다루는 문학서점입니다. 오래 두고 여러 번 보아도 좋을 문학 작품들을 소개합니다.
2. ‘포옹단락’이라는 이름은 어떤 의미를 담고 있나요?
책을 읽다 보면 때로 안기고 싶은 문장을 마주할 때가 있지요. 현실을 한 꺼풀 벗어던진 채 책 속에 잠겨 살아도 좋을 것 같은 꿈같은 순간. 그 순간을 누군가에게 건네주고 싶다는 마음으로 ‘포옹단락’이라는 이름을 지었습니다.
3. 서점을 시작하게 되신 계기가 궁금해요!
‘가끔은 당신의 무게를 내게 덜어도 괜찮아요. 가끔은 당신의 깊이를 내가 헤아리고 싶어요.’ 포옹단락에 들어서면 볼 수 있는 포옹단락만의 슬로건인데요, 아프고 슬픈 마음을 지닌 이들이 그 마음을 잠시만이라도 투정 부리듯 내려놓을 수 있는 공간을 만들고 싶다는 생각으로 서점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사는 게 아니라 살아내고 있는 이들을 위한 작은 위로의 공간을 만들고 싶었다고나 할까요. 조금 거창하게 들릴 수 있겠지만 포옹단락은 여전히 처음 그 마음 그대로 안아주는 공간으로 열려있습니다.
4. 서가에는 어떤 책들이 꽂혀 있나요?
문학의 가치와 순기능을 알리고자 소장가치가 높은 책들을 입고하려고 노력합니다. 그래서 시류에 따른 인기 도서보다는 문학적 삶의 확장을 돕는 책들이 가득합니다.
5. 공간을 만드실 때 어떤 점을 고려하셨나요?
포옹단락이라는 이름이 주는 느낌에 걸맞게 따뜻하고 포근한 느낌을 주고자 노력했습니다. 늘 햇살이 가득한 공간인 만큼 버터색을 기본 테마로 잡아 인테리어를 구상했고 벽 곳곳에 제가 좋아하는 영화 포스터를 붙여 감성을 더했습니다. 의도하진 않았지만 서점을 이년 가까이 운영하며 친해진 손님들께서 선물로 주신 귀엽고 아기자기한 소품들도 책방의 따스한 분위기를 더 돋보이게 하는 것 같습니다.
6. 포옹단락에서 진행되는 프로그램을 소개해주세요!
북토크와 독서모임을 계획 중에 있습니다. 독서모임은 전위문학을 주로 다룰 예정입니다. 작가주의 작품에 관심이 있으시다면 연락 주세요!
7. 책방을 더 즐길 수 있는 팁이 있다면?
포옹단락엔 일대일 수다를 좋아하는 포옹지기가 있습니다. 포옹지기는 수줍음이 많지만 일대일 대화는 참 좋아합니다. 책 추천을 원하시면 성심성의껏 추천해 드릴 수 있습니다. 고민이 있으시다면 열심히 들어드립니다. 포옹, 포옹. 함께 나누는 마음의 연대를 포옹단락에서 느끼고 가시길 바랍니다.
8. 가장 뿌듯했던 순간은 언제인가요?
단골손님들이 하나, 둘 늘어가는 것을 느낄 때가 가장 뿌듯한 것 같습니다. 그들과 함께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눌 때마다 포옹단락이 사랑으로 가득 차는 것만 같아 행복하고 뿌듯합니다.
9. ‘포옹단락’ 다움이란 무엇일까요?
예전에 한 손님이 해주셨던 말이 생각납니다. 포옹단락의 큐레이션엔 결기가 느껴진다고. 생소한 책들, 비주류 책들이 가득한 공간이 주는 그 무언의 결기. 저는 그게 포옹단락의 차별점이자 장점이라고 생각합니다. 잘 팔리지 않더라도 가치 있는 책들로만 책방을 채우고 싶은 고집스러운 마음!
10. 앞으로의 포옹단락은 어떤 공간이 되고 싶으신가요?
처음 서점을 열며 가졌던 마음 그대로, 모두를 안아주는 공간으로 남고 싶습니다.
11. 마지막으로 인생책을 소개해주세요!
자연을 따라. 기초시
W.G. 제발트 지음
우리가 흔히 아는 사회문제를 다룬 문학이나 인물과 서사에 집중된 문학이 아닌 반소설, 초현실주의, 해체주의, 유미주의와 같이 예술성이 짙은 문학을 좋아합니다. 한 권만 택하기엔 어려움이 있지만 그래도 최근에 읽었던 책들 중 제 인생 책을 뽑자면 ‘w.g 제발트- 자연을 따라. 기초시’가 될 것 같습니다. 제단화를 보듯 문장 안의 문장, 이미지 안의 이미지, 그 양 날개를 펼쳐가며 글을 그림처럼 쌓아 올려 보는 재미가 있는 책입니다. 산문시적 소설이나 에세이를 좋아하신다면 강력 추천합니다.
Editor
정재원
jaewon10455@flybook.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