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라질 순간을 붙잡아두고 싶은 마음은 어쩌면 모든 기록의 시작인지도 모릅니다. 『세부 속으로』는 리디아 데이비스가 ‘나는 왜 쓰는가’라는 질문을 붙들고, 자신과 다른 작가들의 글쓰기를 집요하게 들여다본 산문입니다.
눈앞의 장면을 다시 재현하기 위해, 아직 이해하지 못한 감정을 알아보기 위해, 혹은 지금의 현실을 누군가와 나누기 위해 우리는 쓰고 남깁니다. 데이비스는 그렇게 종이 위에 옮겨진 순간은 누가 읽지 않더라도 ‘읽을 수 있는 것’으로 존재하게 된다고 말합니다.
결국 사라질 하루 속에서도 무엇을 붙잡아 남겨둘 것인지, 그리고 그렇게 남긴 조각들이 우리에게 무엇이 되는지를 생각해보게 하는 책입니다.
🌙 by.해나
저는 『소크라테스의 변명』을 참 좋아해요.
어떻게 보면 ‘나는 알지 못한다’에서 시작해 ‘나는 알지 못한다’로 끝나는 책인데, 그 모습이 제가 생각하는 철학과 많이 닮아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무엇보다 『변명』에 나오는 소크라테스의 모습이 좋습니다. 철학자라고 하면 보통 논문을 쓰고, 공부를 많이 하고, 어려운 이야기를 하는 사람을 떠올리잖아요. 그런데 그보다 앞서 소크라테스는 끊임없이 묻는 사람이에요. 궁금해하고, 알고 싶어 하고, 알아가는 일에 굉장히 진지한 사람이죠.
그런데 동시에 자신이 이미 알고 있다고 생각하지는 않아요. 무언가를 알게 됐다고 생각하는 순간에도 다시 묻고, 거기에 머무르지 않습니다.
저는 철학에 진지하다는 게 그런 것 같아요. 많이 아는 사람이 되는 것보다 계속 궁금해할 수 있는 사람이 되는 것. 무언가를 알게 됐다고 해서 멈추지 않고 다시 질문할 수 있는 것.
그래서 철학을 처음 접하는 분들에게도 『소크라테스의 변명』을 추천하고 싶어요. 철학이 어떤 내용을 공부하는 학문인지 알려주기보다, ‘철학한다는 것’이 어떤 태도인지를 가장 잘 보여주는 책 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