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작머리님의 프로필 이미지

꼬작머리

@kkojakmeoriqwwj

+ 팔로우
공공연한 고양이의 표지 이미지

공공연한 고양이

강지영 외 9명 지음
자음과모음 펴냄

읽었어요
무운은 자신과 대화하고 있는 설이의 눈동자가 한쪽은 자신을 향해 있지만 다른 쪽은 미묘하게 도로를 향해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이 사람은 정말 한순간도 쉬지 않고 오지 않을 사람을 기다리고 있구나. 올 수 없는 사람을 기다리고 있구나. p.56

너는 덤덤하게 식사를 시작했다. 윤이 너를 향해 뻗으려던 손을 호주머니에 찔렀다. 그는 네가 애완동물이 될 수 없다는 걸 새삼 깨달았을 터였다. 파트너로서 적당한 거리를 두는 게 서로를 위한 배려라 믿는지 몰랐다. 윤과 네가 파트너가 된 건 재작년 초가을이었다. p.84

나는 윤을 원망하지 않는다. 그건 너도 그럴 터였다. 너와 윤은 한결같은 파트너이지 가족이나 친구는 아니었다. 그는 네게 무수한 상처를 남길 뿐 치명상을 입히지는 않는다. 그걸 이해하지 못하는 건 다나뿐일지도 몰랐다. 전화벨이 울렸다. 다나가 불콰하게 달아오른 얼굴을 세수하듯 문지르며 접수대로 향했다. p.91

떠나온 사람보다 떠나보낸 사람이 멀리 간 존재를 더 많이 생각한다는 것을 알았다. p.117

벤치에 앉아 앞산을 바라본다. 서늘한 봄이다. 안채와 사랑채 사이로 내려온 햇살이 벤치에 멎는다. 이 집의 고양이 얌이가 뒤꼍에서 느리게 걸어 나온다. 몇 년 전에 떠나보낸 고양이 네로 생각에 코끝이 시큰해진다. 다시는 살아 있는 것을 집에 들이지 않기로 했다. 다시는 눈길도 주지 않기로 했다. 네로를 잃고 한동안 너무나 힘들었다. 이별이 두려워 만남도 피했다. 제이와의 만남도 마찬가지다. 더 깊어질까 봐 일정 정도의 거리는 늘 유지했다. 멀어지지도 그렇다고 가까워지지도 않게.
"뭐가 선생님을 그렇게 단단하게 만들었어요. 왜 그렇게 늘 꼿꼿하세요?" p.119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삶은 그다지 무겁지도 슬프지도 불행하지도 않을지도 모른다. 얼마든지, 얼마든지. p.131
2021년 1월 10일
0

꼬작머리님의 다른 게시물

꼬작머리님의 프로필 이미지

꼬작머리

@kkojakmeoriqwwj

  • 꼬작머리님의 사랑에 관한 거의 모든 기술 게시물 이미지

사랑에 관한 거의 모든 기술

김달 지음
빅피시 펴냄

읽었어요
1개월 전
0
꼬작머리님의 프로필 이미지

꼬작머리

@kkojakmeoriqwwj

  • 꼬작머리님의 나는 왜 불안한 사랑을 하는가 게시물 이미지

나는 왜 불안한 사랑을 하는가

권요셉 지음
뜰힘 펴냄

읽었어요
1개월 전
0
꼬작머리님의 프로필 이미지

꼬작머리

@kkojakmeoriqwwj

  • 꼬작머리님의 어른의 기분 관리법 게시물 이미지

어른의 기분 관리법

이민영 외 8명 지음
어센딩 펴냄

읽었어요
1개월 전
0

꼬작머리님의 게시물이 더 궁금하다면?

게시물 더보기
웹으로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