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팔로우
여름의 겨울
아들린 디외도네 지음
arte(아르테) 펴냄
그동안 쉬쉬했던 가정폭력에 대한 문제가 대두되는 요즘, 읽어봐야 할 책이 아닌가싶다. 폭력은 그 어떤 이유에서라도 정당성이 있을 수 없다. 폭력으로 인한 잔상은 하이에나처럼 피해자 주위를 계속 빙빙 돌게 마련이다.
<작품 속 내용>
...나는 질을 안심시키기 위해 어른스럽게 속삭이곤 했다. "이야기엔 원래 우리가 무서워하는 걸 몽땅 집어넣기 마련이야. 그래야 그런 일들이 진짜 삶에선 일어나지 않는다고 확신할 수 있거든."
나는 자연과 그것의 온전한 무심함을 사랑했다. 우리 집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든 자연은 자기만의 방식대로 생존과 번식에 관한 세밀한 계획을 수행했다. 아버지가 어머니를 망가뜨려도, 새들은 신경도 쓰지 않았다. 나는 거기에서 위안을 느꼈다. 새들은 지저귀고 나무는 삐걱거렸으며 바람은 밤나무 잎 사이를 오가며 쉼 없이 노래를 불렀다. 그들에게 나는 아무것도 아니었다. 그저 관람객이었다. 그리고 작품은 멈추지 않고 공연되었다. 계절에 따라 배경이 바뀌었지만, 매년 여름이 왔고, 그 빛과 향기와 길가 가시덤불 위로 솟아나는 나무 딸기는 언제나 변함없었다.
"아빠 염소는 하루도 안 있고 갔잖아. 서로 알 시간도 없었는데 어떻게 사랑해?"
"응, 그런 걸 바로 첫눈에 반했다고 하는거야."
나는 누군가가, 어른이, 내 손을 잡고 데려가 침대에 눕혀 주길 자랐다. 내 생의 방향을 바꾸어 주길 바랐다. 내일이 올 것이고, 이어서 또 그다음 날이 올 거라고, 그러면 결국 내 삶은 얼굴을 되찾을 거라고, 내게 말해 주길 바랐다. 피와 공포는 옅어질 것이라고.
하지만 아무도 오지 않았다.
👍
동기부여가 필요할 때
추천!
7
summer님의 인생책은?
더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