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는 ‘싱클레어’와 비슷한 점이 있다. 나의 부모님 역시 독실한 기독교 신자이며 그에 따라 나도 태어나면서부터 자연스레 기독교를 따르게 된 점, 그리고 지금은 기독교에 대한 회의감에 힘들어하고있다는 점이 그러하다. 그래서인지 책을 읽고 잠자리에 누울 때마다 나의 마음에서는 두 가지 대립되는 힘이 서로 격투를 벌였다. 그 격투는 가족에 대한 원망과 가족을 사랑하는 마음의 대립이기도 했고, 자기혐오와 자존감의 대립이기도 했다. 이 번뇌들이 알을 깨어가는 나의 몸부림인지, 단순한 잡생각의 향연일 뿐인지 나는 알지 못한다. 다만 확실한 것은 나의 세계는 아직 깨어지지 않았다는 것, 그리고 나는 ‘아프락사스’를 원하고 있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