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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력과 노력으로 성공했다는 당신에게
로버트 H. 프랭크 지음
글항아리 펴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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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소해 보이는 우연한 사건들이 엄청나게 중대한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인정한다 해서 성공이 재능이나 노력과 무관하다는 의미는 아니다.
가용성 추단법은 우리가 세상이 어떻게 움직이는지 이야기를 구성할 때 기억에서 꺼내기 더 쉬운 정보에 훨씬 더 강하게 의존한다고 상정한다. 하지만 이 말은 몇몇 유형의 정보가 나머지 정보에 비해 훨씬 더 기억하기 쉬우므로 우리 생각에 왜곡이 발생할 가능성이 매우 크다는 뜻이기도 하다. 한 예로, 우리가 반복적으로 경험해온 무언가에 대해 더욱 두드러지게 다가온다. 바꿔 말하면, 후자의 범주에 들어가는 정보는 기억해내기가 훨씬 더 힘들다.
따라서 똑똑하고 열심히 일하는 사람들이 갑자기 큰 부자가 되었을 때, 그들은 자신의 상공을 오직 재능과 노력 때문이라고 여기는 것은 대단히 자연스러운 일이며 그리 놀랄 일도 아니다. 무엇보다 그들 대부분은 자신이 얼마나 열심히 노력했고 얼마나 재능이 뛰어난지 또렷하게 인지하고 있다. 오랜 세월 하루도 거르지 않고 열심히 노력해서 어려운 문제들을 해결해온 사람들이다.
아마도 그들은 자신이 다른 환경에 처했다면 지금과 같은 성고가를 내지 못했을 수 있다고 추상적으로나마 생각할지 모른다. 하지만 순간순간 최선을 다해서 노력했던 일상의 경험들로 인해 전쟁으로 쑥대밭이 된 짐바브웨 같은 나라에서 태어나지 않은 게 얼마나 커다란 행운인지 생각해볼 기회는 별로 없었을 것이다.
가용성 추단법은 각자의 개인적 경험을 또 다른 방식으로 왜곡시킨다. 우리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던 사건보다 불리하게 작용했던 사건이 체계적으로 기억해내기 쉬운 까닭이다. 코넬대학 동료 교수인 톰 길로비치는 순풍과 역풍에 비유를 들어 이런 상황을 설명한다.
[만약 여러분이 역풍을 맞으며 달리거나 자전거를 탄다면, 그 바람의 존재를 잘 인지할 것이다. 그러면 바람의 방향이 저절로 바뀌어 여러분의 뒤를 밀어불 순풍이 될 때까지 마냥 기다리지는 않을 것이다. 순풍을 처음 느낄 때는 기분이 퍽 좋을 것이다. 하지만 그 사실은 금세 잊어버린다. 등 뒤에서 밀어주는 순풍을 느끼지 못하게 된다는 것이다. 이는 우리 정신의 작동 방식에 내재하는 근본적인 특성이다. 우리는 도와주는 것보다 방해하는 것을 점점 더 크게 인지할 것이다. ]
실력주의를 앞세우며 개인주의를 찬양하는 사회에서 돈을 가장 많이 버는 사람들한테 그 성공에 약간의 운이 따랐다고 말한다면, 이는 그들 실제로는 최고가 아니며 스스로 생각하는 만큼 대단한 존재도 아니라고 말하는 것과 다름없다. 사람들은 실력주의라는 듣기 좋은 말로 성공과 실패가 종종 개인이 전혀 통제할 수 없는 사건들에 의해 좌우된다는 사실을 숨겨왔던 것 같다.
좋은 환경에서 태어나는 것이 누군가에게 일어날 수 있는 가장 커다란 행운 가운데 하나라면, 행운의 중요성을 제대로 인정하지 않는 태도야말로 우리 모두의 행운을 갉아먹는 것이다. 성공한 사람들이 좋은 환경을 유지한 세금을 더 꺼리는 이유도 행운의 중요성을 제대로 인정하지 않기 때문이다. 앞으로 살펴보겠지만, 행운의 역할을 제대로 이해하면 다음 세대에도 행운을 지속시켜줄 환경을 만들고 유지하기 쉬울 뿐만 아니라 사회에서 가장 큰 성공을 거둔 사람들의 물질적 생활수준 역시 향상시켜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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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전에선 기세가 팔 할이야. 실령 승부에선 지더라도 기세에서 밀리면 안 돼. 차라리 감춰. 니 생가, 감정, 숨소리까지,,,, 그 어떤 것도 상대에게 드러내지 마."
"모든 것은 체력이다... 불쑥 손이 나가는 경솔함, 대충 타협하려는 안일함, 조급히 승부를 보려는 오만함... 모두 체력이 무너지며 나오는 패배의 수순이다. 실력도 집중력도, 심지어 정신력조차도 종국에 체력에서 나온다. 이기고 싶다면 마지막 한 수까지 버텨낼 체력부터 길러."
"그렇게 견디다가 이기는 거요. 쓰라린 상처에 진물이 나고, 딱지가 내려앉고, 새살이 돋고! 그렇게 참다 보면 한 번쯤은 기회가 오거든.... 조국수. 바둑판 위에선, 한 번 피하기 시작하면 갈 곳이 없습니다."
승부 각본집
윤종빈 외 1명 지음
스튜디오오드리 펴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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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를 계속 살게 도와주는 것들이 많다. 예를 들어 종교가 있으면 자살이 ‘그릇된 짓’이라는 생각이 윤리적 저지책 역할을 한다. 물론 죽음이 사랑하는 이들에게 미칠 영향이나 모방 자살 염려도 자살을 저지한다. 또 앞에서 봤듯이 정상적인 상황에서 진화적 항상성(내부와 외부의 자극에도 형태와 생리적 특성을 안정적으로 유지하려는 것 - 옮긴이)이라는 자기 보존 본능도 있다.
인지 붕괴에 빠지면 이런 장벽들이 하나씩 무너진다. 의미 있는 생각을 하는 사고력을 잃고, 구체적인 세부 사항에만 몰두한다. 정상일 때는 고통의 숨은 의미를 찾는 생각이나 영적인 생각을 낳는 추상적인 사고를 한다. 그런데 자살 앞에서는 이런 사고가 놀랍도록 사라진다. 슈나이드먼은 "자살학에서 가장 위험한 어휘는 네 글자로 된 단어(욕설 fuck을 의미 - 옮긴이)뿐이다." 라고 말했다. 달리 말해 자살 의향자는 모아니면 도라는 식의 이분법적 사고에 젖는다. 상황이 흑백이 되었고, 은유적 미묘함 따윈 없이 오직 죽기 아니면 살기밖에 없다.
나는 죽으려고 했던 심리학자입니다
제시 베링 (지은이), 공경희 (옮긴이) 지음
더퀘스트 펴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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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은 게임'이라니, 그런 헛소리를 지껄이는 인간은 믿으면 안 돼."
신발장에서 로퍼를 꺼내는 마토는 웬일로 저기압이었다. 5교시 수학 시간에 하시모토 선생님이 잡담을 하다 꺼낸 한마디가 아무래도 마음에 안 든 모양이다.
- 대학 입시에 취업 준비에 육아. 앞으로 많은 시험대가 너희를 기다리고 있겠지만, 뭐든지 즐기지 않으면 손해야. 인생은 게임 같은 법이니까.
"마토는 그런 사고방식을 좋아할 줄 알았는데."
"어? 내가? 에이, 무슨 소리야, 고다. 오히려 그런 사고방식은 싫어하는 편이랄까."
"왜?"
"인생은 무를 수 없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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