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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듀본의 기도

이사카 고타로 지음
민음사 펴냄

"잘 생각 안 나는데." 나는 쭈뼛거리며 입을 뗐다.
"생각 안 나면 뭐 어때?" 그가 하이 톤으로 말하고는 손뼉을 탁탁 쳤다. "모든 걸 알아야 하는 것과 편히 사는 것은 차원이 다른 이야기잖아?" 마술의 기법은 몰라도, 마술을 즐기는 데는 아무 문제 없지, 하고도 덧붙였다.

아이러니하게도 조금 전 여자들이 히비노에게 보인 태도와 지금 그의 태도에는 비슷한 구석이 있었다. 여자들은 히비노를 우습게 보고 당사자인 히비노는 다리가 불편한 다나카를 우습게 보고...... 세상은 어딜 가나 이런 식으로 서열을 매기게 되어 있는 걸까.

"사는 게 즐겁지 않거나 슬픈 일이 있더라도 다시 원점으로 돌아가 시작할 수는 없다. 안 그러니? 모두들 한 번 왔다가 가면 그걸로 끝이야. 알겠니?"
할머니는 조용히 눈을 감았다. "그러니까 무슨 일이 있어도 살아가는 수밖에 없다."
가족이 죽어도, 죽고 싶을 만큼 슬픈 일이 있어도, 기형의 몸을 갖고 태어났어도, 그래도 그렇더라도 살아갈 수밖에 없다고 그녀는 말했다. 왜냐하면 그것이 단 한 번뿐인 소중한 인생이기 때문이라고.
2021년 6월 1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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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시 후 나는 그녀에게 이렇게 대답했다
나는 실패자가 아니라
아직 실패하는 중이야
거긴 엄연히 큰 차이가 있지
그렇지 않아?

단어가 모인다고 소설이 될 수 없듯
하루를 이어 붙인다고 삶을 설명할 순 없다
삶,
그런 걸 자꾸 지껄이는 놈들을 난 믿지 않는다
그러니 날 믿지마라

- 스토커 -
모기 한 마리 덕에
밤새 잠을 이루지 못했다
이토록 은밀하고 집요하게
나만의 피를 탐하는 암컷이
내 생애 과연 있었던가

외로움은 번역될 수 없는 언어처럼
늘 생경하게
우릴 괴롭히고
쓸쓸하게 걷게 한다

사랑은 개소리지만 넌 예외

권민천 지음
여름 펴냄

3주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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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청만은 아들이 보고 싶어서가 아니라, 간이 필요해 아들을 찾았다. 아들은 간을 줄 생각이 없었다. 어차피 아버지가 죽으면 모든 재산이 자신의 것이니 도망을 가려고 했다. 하지만 아버지의 재산은 한푼도 없었다. 보험 따위는 모두 해지되어 있었다. 어쩌면 그 해약금 중 마지막 남은 돈으로 나형조와 김형래에게 선금을 준 것인지도 모른다.
모든 것이 가짜인 가족이었다. 임옥분만 살인자가 되어 버렸다. 이들은 어쩌면 그대로 해체되었어야 할 가족이었는지도 모른다. 억지로 찾아 이어붙일 것이 아니었다.

2인조

정해연 지음
엘릭시르 펴냄

1개월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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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닝 챌린지 100

이재진(해피러너 올레) 지음
푸른숲 펴냄

읽었어요
1개월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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