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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렉터스 컷 (살인을 생중계합니다)의 표지 이미지

디렉터스 컷

우타노 쇼고 지음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펴냄

그러나 그날로부터 시간이 제법 흐른 지금, 하세미는 그녀의 죽음을 객관적으로 볼 수 있게 됐다.
오키타는 죽었다. 자신의 기획안을 통과시키거나, 디렉터가 되거나, 더욱이 그 위를 목표하는 것도 무엇 하나 이룰 수 없다. 하루의 끝에 샤워를 하고, 가끔은 옷을 사러 사고 싶다는 작은 소망조차 이룰 수 없다.
그러나 나는 아직 살아 있다. 회사에서 잘려도, 형을 살게 되어도, 살아 있기만 하면 소망을 품을 수 있다. 오키타는 이제 복권을 살 수 없으니 절대 억만장자가 되지 못하지만, 나는 앞으로도 계속 살 수 있으니 가능성이 아예 없지는 않다.
2021년 6월 2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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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쓰다는 다들 어디로 가 버렸을까 생각했다. 그리고 자신이 생물학적인 죽음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음을 깨달았다. 죽은 사람들이 흔적도 없이 소멸했다는 사실을 믿지 못하고, 이 세계와 다른 어딘가로 가 버렸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았다.
그들이 이곳에 돌아와 준다면 얼마나 마음이 포근해질까. 유령이라도 좋으니 이 식탁에 도란도란 둘러앉아 준다면.
이뤄질 리가 없는 바람이 처량한 정적을 잠시나마 달래 줬지만, 그 바람은 이내 통한의 감정으로 바뀌었다. 그들이 건강했을적에 어째서 그 고마움을 알아차리지 못했을까. 언젠가 영원한 이별이 반드시 찾아오리라는 것을 알았으면서도 어째서 함께 보내는 시간을 더 소중히 여기지 않았을까. 자신만을 남기고 모두가 떠나 버린, 견디기 힘든 이 현실 역시 가족을 소홀히 여긴 업보인 것 같았다.

"1년 내내 특종을 잡아내느냐 빼앗기느냐 소동을 벌이다 보니 그림을 그릴 여유 따윈 없었지."
"사회부 기자는 새해 첫날에만 쉰다는 얘기가 있던데 사실입니까?"
"응. 그조차 못 쉬는 해도 있었지."
요시무라가 동정하며 신음을 흘렸다.
"취직하고 30년이 흐르고 보니 화가가 아니라 기사쟁이로서 인생을 다 보냈더라."
마쓰다는 오로지 생활비를 벌기 위해서만 소모해 왔던 자신의 과거를 돌이켜봤다.
"인생은 좀 더 재밌을 줄 알았어."

건널목의 유령

다카노 가즈아키 지음
황금가지 펴냄

23시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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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널목의 유령

다카노 가즈아키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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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시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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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 50만 원으로 8억 만드는 배당머신

평온 외 1명 지음
이나우스북스 펴냄

읽었어요
1주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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