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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8 푸른 눈의 증인
폴 코트라이트 지음
한림출판사 펴냄
영화 <택시운전사>에 나오는 외신기자가 쓴 책인 줄 알았는데 한센병환자를 돕기 위해 미국에서 온 평화봉사단원이 쓴 책이다. 책의 저자는 어느 정도의 한국어를 구사할 수 있는 상태에서 5.18 항쟁이 일어나던 즈음 전라남도 일대를 오가며 보고 경험한 것을 토대로 이 책을 썼다. 그는 당시 사람들로부터 증인이 되어 달라는 요청을 여러번 받게 되는데 40년이 지난 지금 쓰게 될 정도로 그 때의 일을 기억하는 것이 힘들었던 것 같다. 그래도 용기를 내주어서, 그 때의 일을 잘 기록해두고 정리해주어서 정말 감사하다.
역사시간에도 배우고, 책을 읽으면서도 배우지만 민주화운동의 그 처절함을 나는 매우 빨리 잊어버린다. 그래서 이렇게 자꾸 관련된 책을 읽으며 그 때 용기를 내주었던 많은 시민들의 행동을 기리고 감사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지금 누리고 있는 자유와 평화가 얼마나 큰 희생을 치루고 이룬 것인지 잊어버리고 소시민적으로 살게 될 것 같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런 책들을 읽으며 나라면 어떻게 할까를 자꾸 생각할 때 환경보호, 평등 등의 가치들을 위해 노력하는 내가 사실 엄청 대단한 것은 아니라고 객관화를 할 수 있다.
책을 읽으며 자국을 위한 것도 아닌데 우리 나라를 위해 애써주신 외국인들에게 감사의 마음이 들었다. 이 책의 저자도 당시 한센병 환자들을 돕기 위해 불편하고 가난한 생활을 자처하고 있었다. 그런데 외국인이라는 신분을 방패로 구타당하는 사람들을 구해주고 시민들을 보호해주는 장면들이 멋있었다. 그리고 우리 나라 사람들을 존경하는 태도와 사랑하는 마음이 느껴져서 더욱 감사한 마음이 들었다. 특히 사진을 찍을 때나 통역을 할 때에 광주 시민들이 상처받지 않도록 배려한 것도 감동적이었다. 지금도 전 세계적으로 보면 독재체제에 핍박받고 있는 나라들이 있다. 그들을 이 책의 저자처럼 돕지는 못할지라도 연대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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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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