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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 산책 연습
박솔뫼 (지은이) 지음
문학동네 펴냄
박솔뫼의 신작 장편이 출간되었다. 너무나도 아름다운 표지에 정신을 잃고 그만, 아이폰과 아이패드와 노트북의 잠금 화면과 배경 화면을 모두 '미래 산책 연습'의 표지로 바꾸었다. 작년 9월부터 주간 문학동네에 매주 연재되었던 소설이고, 나는 이미 다 읽었지만, 당연히 다시 읽었다. 작년 연재가 모두 끝났을 때, 이 소설의 두 중심 서사 중 하나가 완결되지 않아서, 내용이 더 추가되어 출간되는 것인지 궁금했는데, 그러지는 않았다. 하지만 오히려 좋다. 그 말은 이 이야기가 아직 끝나지 않았다는 거니까.
작년 나는 이 소설이 연재되는 금요일 오후 3시를 무척이나 기다렸다. 산책하며 소리를 내어 읽었는데, 확실히 종이책으로 쭉 이어서 보니까 더 좋다. 읽으면서는 토할 정도로 좋았는데, 원래도 좋았지만 정말 이렇게나 좋았단 말이야 하는 생각이 자꾸 들었다. 작년 인문학 글쓰기 기말 과제로 나는 '박솔뫼와 전작주의'라는 글을 썼고, 글에서 주요하게 다루어지는 박솔뫼의 '부산' 서사가 확장되고 있다는 주장은 바로 이 '미래 산책 연습'에서 기인한 것이었는데, 다시 보니 정말 그런 것 같다. 박솔뫼는 지금 더욱더 나아가고 있다.
미래를 다루는 박솔뫼의 문장들은 너무 아름답고 명징해서 숨이 막힌다. 어쩜 이런 문장들을 힘들이지 않고 아무렇게나 써내는 것일까(적어도 그렇게 보이게 쓰는 것일까) 하는 생각이 자꾸 든다. 박솔뫼 안 좋아하래도 그럴 수가 도저히 없고, 이번 겨울에는 꼭 혼자 이 책을 들고 부산에 가서 박솔뫼의 인물들처럼 먹고 마시고 자고 걷고 생각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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