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능력주의는 허구다 (21세기에 능력주의는 어떻게 오작동되고 있는가)의 표지 이미지

능력주의는 허구다

스티븐 J. 맥나미 외 1명 지음
사이 펴냄

6년 전 책이고 서구 책이다 보니 한국권과 맞지 않는 이야기도 있지만 얼추 해당되는 얘기가 많다. 많은 얘기들이 있지만 가장 기억에 많이 남고 의미 있는 단어는 문화적 자본에 대한 이야기. 능력주의의 모순에 대한 이야기를 할 때면 항상 세습되는 부, 금수저라 불리는 기본적인 배경에 대해서만 생각했는데 여기에선 문화적 자본에 대한 얘길 한다. 읽어보니 작가도 다른 요소보다 문화적 자본에 힘을 실은 것 같고.

"가진 자는 더 많은 것을 얻고 한층 커다란 풍요를 누리게 될 것이다. 하지만 갖지 못한 자는 이미 갖고 있는 것까지 빼앗길 것이다."

라는 이야기에서 빼앗기는건 비단 금전적인 것만이 아니라 노력도 빼앗기는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한다. 집안이 풍족해서 배울 수 있었던 문화적 자본을 정작 당사자들은 제 노력으로 얻어낸 건 줄 알고, 그걸 세습받지 못한 사람들의 노력은 인정 하지 않고 인정 받지도 못하니까.

요즘 책은 아니지만 요즘과 일맥상통하고 요즘시대와 비교해서 붕 뜬 이야기도 아니니까 읽어보면 좋을듯싶다.
2021년 8월 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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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인의 인생과 가치관을 가감 없이 마주하는 일은 새로운 우주를 발견하는 일과 같았다."

분량이 많지 않아서 가볍게 읽기 좋았다.
청소년 소설을 자주 읽는 편이 아닌데, 율의 시선은 자주 들어오기도 했고 한번 보고싶긴 했었어서 후루룩 읽음.

이야기는 PTSD를 가지고 있는 율의 시선에서 전개된다.

일련의 사건으로 인간에 대한 불신을 가지게 되고, 자신의 상처가 버거워 무감각 속으로 도망쳐버릴 수 밖에 없었던 중학생 율이,

가정 환경으로 따돌림을 당한 이후, 자신을 숨기고 살게되었던 진욱이,

쓰레기집에서 유일하게 빛나던 북극성을 보며, 지구를 떠나고 싶어했던 도해.

제각각의 상처를 지닌 소년들의 이야기가 주된 내용이었고, 누구와도 시선을 마주치지 못했던 처음에슨 진욱이와 도해의 이야기를 알지 못했다. 그저 남들처럼 다재다능하고 꼬인구석 없는 남자애, 그리고 어딘가 묘한 구석이 있는 비정상적인 아이. 그러다 율의 시선이 바닥에서 하늘로, 누군가의 어깨 너머에서 입술로, 그리고 결국에는 다른 사람의 눈동자를 담았을때 율은 비로소 다른 사람들의 세계를 들여다보게 되었다.

율은 어린 날의 상처로 자신을 숨기고, 거짓에 물든 삶을 살아왔지만 도해와 함께 하는 과정에서 자신의 상처를 인정하고 받아들이게 되며 오롯이 누군가와 시선을 마주할 수 있게 되었고,

진욱은 비록 율의 무심한 행동에 상처를 받게 되었으나, 율의 무심함에 위로를 받고, 균열이 일었던 아버지와의 관계에 본드를 발라가며 앞으로 나아갈 수 있게 되었으며

도해에 관해서는.. 어렵다. 무너질 수 있는 상황에서도 그 애는 무너지지 않았고, 북극성이라는 작은 빛에 의지하며 살아가려 했던 도해는 너무 강인하고 멋진 생명이었던 것 같다. 그가 쌓은 모래성이 무너질 뻔 했으나, 무너지지 않고 지구에 머무르게 된 게 얼마나 다행인지.

율의 시선, 시선을 마주치기 힘들어하던 율이는
도해의 시선에 비추었던 작게 빛나는 북극성을 보았고
그제야 비로소 타인의 시선을 마주할 수 있게 된 이야기.

율의 시선

김민서 지음
창비 펴냄

7개월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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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태어난다는 것은 바람과 바다와 땅, 미움과 사랑이 무엇인지 알 수 있을 정도로 오래 살았던 데 감사하고 작별을 고하는 것이다.

제목에서 보이는 바와 같이 닐스 비크라는 페리 운전수의 삶을 통해 인간의 탄생과 죽음, 그 사이에 엮여있는 수많은 사람들의 인생을 보여준다. 죽기 전 주마등이 보인다고들 하는데, 이 소설이 닐스 비크의 주마등이 아닐까.

죽음을 주제로 한 책은 보통 어둡고, 슬프기 마련인데 닐스 비크의 이야기는 죽음보다는 그의 삶에 초점이 맞춰진 이야기라 부정적인 감정보다는 그저 고요한 마음으로 차분히 읽을 수 있었던 것 같다.

물론 읽다보면 이해 안되는 부분도 있기는 했으나, 전반적으로는 나쁘지 않았던. 가벼운 마음으로 읽어도 되나, 가볍게 읽으면 내용 이해가 안되니 조금은 생각하며 읽어야하는 이야기.

닐스 비크의 마지막 하루

프로데 그뤼텐 지음
다산책방 펴냄

7개월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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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실과 존재에 대한 이야기]

너무나 많은 여름이 우리를 찾아오더라도 그럼에도 사랑하라.

소설을 관통하는 가장 큰 주제가 아마 위 문장이 아닐까싶다.

소설인 줄 알고 산 건 맞지만, 읽다보니 어라.. 소설 맞나? 에세이인가? 하고 여러번 찾아봤다. 엄청난 단편이라 내용이 끊기는건 당연한거긴 하지만 가끔 '뭐를 말하고싶었던거지.' 싶어지는 순간은 문득문득 있었다. 하지만 모든 이야기가 저 주제를 맴돌고 있어서 영 다른 이야기들로 느껴지는 것도 아니었다.

나에게는 아직 많은 여름이 찾아오지는 않았다. 아마 나이때문도 있을거고, 이미 지나왔지만 큰 기억에 남지 않은 여름들도 있을테다. 그럼에도 사계절은 언제나 있듯, 내게는 무수한 여름들이 있었고.. 앞으로도 있을것이고, 그럼에도 사랑은 멈추지 말아야 할 것

너무나 많은 여름이

김연수 지음
레제 펴냄

8개월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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