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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 짓는 늙은이 (한국문학전집 8,황순원 단편선)의 표지 이미지

독 짓는 늙은이

황순원 지음
문학과지성사 펴냄

#소나기
대한민국 사람이라면 '소나기' 내용을 모르는 사람은 없다. 읽지 않아도 충분히 알법한 내용이었지만, 30대 때의 감성은 어떻게 다른지 궁금했다. 그런데 책 내용은 하나도 안들어오고, 영화 '엽기적인 그녀'에서 패러디한 부분만 떠올랐다.

#별
9살 꼬마는 이웃할머니로부터 자신의 못생긴 누이가 죽은 어머니를 닮았다는 말을 듣고 충격을 받는다. 그 꼬마의 기억 속에서 어머니는 아름다웠었기 때문이다. 그 이후부터 누이에게 못되게 군다. 그러다 누이는 결혼을 했고, 결혼 후 죽게 된다. 9살 꼬마는 누이의 죽음을 슬퍼하기는 하나, 누이는 어머니와 같은 아름다운 별이 되서는 안된다고 생각한다. 나쁜 꼬마 같으니라고.....

#목넘이마을의개
목넘이 마을에 뼈만 앙상한 신둥이 개가 나타난다. 하지만 마을 사람들은 신둥이를 미친개라고 불리면서 때려서 잡으려 한다. 그러나 간난이 할아버지만은 굶주린 개라면서 보호해 준다. 사실 신둥이는 홑몸이 아니었다. 얼마 후 신둥이는 새끼를 낳았고, 간난이 할아버지는 그 새끼들을 마을 사람들에게 나눠준다. 모진 상황 속에서 버텨준 신둥이가 괜히 고맙다.

#학
8페이지 밖에 안되는 짧은 분량이지만, 6.25 전쟁 후의 상황을 함축적으로 잘 보여주는 소설이다. 성삼이와 덕재는 둘도 없는 단짝 이었지만, 6.25 전쟁 이후에는 적이 되어 만난다. 성삼이의 역할은 북쪽에서 온 덕재를 호송하는 일! 하지만 성삼이는 옛날에 좋았던 추억을 회상하며 덕재에게 학사냥을 제안하게 되면서 덕재를 풀어준다. 항상 느끼는 거지만 이념의 대립이 전쟁을 낳았고, 전쟁으로 인해 개인의 당연한 것들을 빼앗아 버린다. 다시는 그런 일들이 일어나지 않기를 바래본다.

#독짓는늙은이
송영감은 인생이 불우함 그 자체다. 아내는 조수와 바람이 나서 아들을 버리고 떠난다. 그래도 먹고는 살아야 하니 아픈 몸을 이끌고 계속 독을 짓는다. 하지만 생각대로 되지 않자, 아들을 양자로 보내고 본인은 뜨거운 가마 안으로 들어가 생을 마친다. 송영감은 뜨거운 가마 안으로 들어갔을 때 어떠한 마음이었을까? 마음이 먹먹해진다.
👍 기분 전환이 필요할 때 추천!
2021년 11월 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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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이

@jayuyi

1. 모르는 남자애의, 모르는 여자애, 38p
"해야지. 혈액형은?"
"AB형."
"아하, 어울린다."
"어울리다니 뭐가? 그러는 넌?"
"••••••AB."
"아하, 어울리는데."
"엥, 어째 업신여기는 느낌이네."
-> AB형이 어때서! 괜히 긁힌 AB형 독자가...

2. 걸음을 뗀 두 사람, 167p
"나한테는 책은 읽는다기보다 찾아갈 장소야."
-> 나에게는 책이란 무엇인가? 취미? 패션? 현실 도피? 어쨋든 상관 없다. 나는 아직도 책이 좋으니깐.

3. 이 여름은 언제나 한 번, 239p
"아버지, 우리는 달라져야 해요. 이제 도망치는 건 그만 두기로 해요."
-> 내가 우리 아빠한테 하고 싶은 말. 우리 아빠는 언제까지 과거에 갇혀 사실건가!

4. 하얀 공백, 325p
단순히 가미야와 관련된 부분을 삭제하지 않고 나와 가미야를 바꿔치기해서 앞뒤를 맞추었다.
-> 잊혀진다는 건 어떤걸까? 난 죽더라도 사람들이 기억해주면 좋겠는데, 도루는 잊혀지기를 선택했다.

5. 모르는 여자애의 모르는 남자애, 357p
내 현재는 그 애가 만들어준 미래 덕에 있다.
-> 미래를 바꿔주는 사람이라! 나도 신랑에게 그런 존재일까?

6. 마음은 너를 그리니까, 371p
겨우 6년이 지났는데도 도루는 서글플 정도로 과거가 되고 있었다.
-> 시간은 소중했던 기억도 잃게 만든다.

오늘 밤, 세계에서 이 사랑이 사라진다 해도

이치조 미사키 (지은이), 권영주 (옮긴이) 지음
모모 펴냄

1주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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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이

@jayuy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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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밤, 세계에서 이 사랑이 사라진다 해도

이치조 미사키 (지은이), 권영주 (옮긴이) 지음
모모 펴냄

읽었어요
1주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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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이

@jayuyi

1. 금지된 관계

"바로 이것 때문에 너는 여기 온 거야!"
"나는••••••."
나는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랐다. 그렇다고 할 수도, 그렇지 않다고 할 수도 없었다. 나는 몸을 돌렸다. 나는 그녀를 제대로 볼 수가 없었다. 우리는 너무 가까이 서 있었다. 하지만 나는 그녀의 벌거벗은 몸에 완전히 압도당했다.
- 제1부, 29p

제1부를 읽으면서 솔직히 당황스러웠다. 15살의 소년이 성적 호기심을 가질 수 있다는 건 이해하지만, 36살의 성인이라면 분명 제지했어야 하지 않나? 어떻게 어린아이에게 그런 감정을 품을 수 있는지,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

책을 읽는 동안 불편함과 혼란스러움이 동시에 밀려왔다. 그녀는 왜 그런 선택을 했을까. 아직 1부만 읽었기 때문에 그녀의 감정과 생각을 다 알 수 없지만, 아직까지는 그녀의 행동이 전혀 납득되지 않는다.

2. 문맹을 감추기 위해 전범이 된 여자

그렇다, 그녀는 그것을 위해 싸웠다. 그러나 그녀는 승리를 위해 자신이 문맹이라는 사실이 노출되는 대개를 치르고 싶어하지 않았다. 그녀는 또한 내가 그녀의 형량을 몇 년이라도 줄이기 위해서 그녀가 만들어놓은 자신의 이미지를 매도하는 것도 원치 않을 것이다. 그런 거래라면 그녀도 직접 할 수 있었다. 그러나 그녀는 그러지 않았다. 그러므로 그녀는 그것을 원치 않은 것이다. 그녀에게는 자신의 이미지가 감옥에서 보낼 세월 이상의 가치가 있는 것이다.
- 제2부, 148p

한참의 세월이 흘러, 한나와 소년은 법정에서 재회한다. 한나는 전범죄의 피고인이 되어 있고, 소년은 법대생으로 재판을 참관하던 참이다. 그때까지도 한나는 자신의 문맹 사실을 숨기고 있었지만, 그 덕분에 자신이 책임지지 않아도 될 죄목까지 모두 뒤집어쓰게 된다. 재판에 함께 회부된 무리들이 한나의 사정을 눈치 채고 한 짓이었지만, 한나 또한 상황을 변화시킬 생각이 없었다.

한나는 아우슈비츠 수용소에서 가스실로 보내질 유대인을 선별하는 일을 했다. 문맹이었던 그녀는 주어진 임무를 성실히 수행했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언제 가스실로 끌려갈지 모르는 사람들을 극진히 돌보는가 하면, 하나씩 불러다가 책을 읽어달라고 하는 기이한 행동도 보였다.

나는 이 대목에서 정말 충격을 받았다. 문맹을 숨기기 위해 전범임을 인정한다는 게 도무지 이해되지 않았다. 그렇게 치욕적인 비밀이라면 범죄자가 되는 것도 마다하지 않는 걸까? 한나라는 인물은 여전히 내게 낯설고 받아들이기 힘들다.

3. 끝까지 이해할 수 없었던 한나의 선택

"그 여자 정말 짐승이나 다름없었군요."
- 제3부, 227p

오랜 세월이 흘러 석방을 앞둔 한나는 결국 자살로 생을 마감한다. 글을 배우며 자신이 저질렀던 죄의 실체를 더 깊이 자각했기 때문일까? 아니면 소년이 보내준 테이프와 글공부로 위안을 삼을 수 있었던 감옥과 달리, 바깥세상이 두렵고 무의미하게 느껴졌기 때문일까?

소년이 한나의 과거와 감옥생활을 수용소 생존자에게 전했을 때, 그녀는 “그 여자 정말 짐승이나 다름없었군요”라고 말했다. 이 짧은 한 문장은 한나의 죄와 존재를 단칼에 규정해버렸다. 어쩌면 이 책을 끝까지 읽은 뒤 내가 내리는 한나에 대한 평가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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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른하르트 슐링크 지음
이레 펴냄

1개월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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