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원」은 소설의 제목이자 주인공의 이름이다. '원할 원(願)'이라는 뜻을 가진 유원은 은정동 이동 아파트 화재 사건의 생존자이다. 이불에 싸인 아기로 인터넷을 뜨겁게 달궜다. 사람들은 유원에게 이렇게 말한다. "너는 그렇게 하면 안 돼." "너는 잘 살아야 해."
살아있다는 사실을 감사하며 살기엔 어깨를 내리누르는 무게가 너무 무겁다. 유원은 겨우 열여덟이다. 하고 싶은 대로 마음껏 해볼 수 있는 나이다. 하지만 유원을 보는 눈이 너무 많다. 너무 조심하며 살다 보니 원래부터 조심성이 많은 아이처럼 되어버렸다.
물로켓 발사 대회에서 은상을 받았다고 하는 장면에서 나왔던 말이 있다. 원이는 '물로켓은 한 번 잘못 발사되면 두 번은 발사할 수 없는 상태가 된다'라고 한다. 물로켓에 자신을 빗대어 말한 것 같았다. 말이나 행동을 잘못해서 사람들 눈 밖에 나면 안 될 것 같은, 절대 실수하면 안 될 것 같은 마음이었을 것이다.
자신을 통해 언니를 바라볼 가족들이나 언니의 친구에게 유원은 용기를 낸다. 나를 통해 언니를 보지 말라고. 그렇게 하지 말아 달라고. 자신을 온몸으로 받아 구해준 아저씨에게도, 이제는 너무 무겁다고 말한다. 자신의 몸을 무겁게 짓누르던 짐을 내려놓기까지 많은 용기가 필요했다. 용기를 낸 유원은 훌훌 날았다. 지금 '나' 그 자체로 말이다. 진정한 받아들임, 그로부터 시작되는 성장을 유원과 함께 할 수 있어 좋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