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하는 자는 출발한 곳으로 돌아와야 하지만, 돌아온 그곳은 결코 전과 같을 수 없으리. -25p.
나는 절박해졌다. 집중력을 유지할 수 있고, 작은 글씨를 무리 없이 볼 수 있고, 좋은 자세로 앉아 있을 수 있고, 활발하게 지적 활동을 할 수 있는 시간이 몇십년 되지 않는다는 것을 갑자기 깨달았기 때문이다. -27p.
독서란 곧 경청이며, 경청이란 곧 집중하고 반응하고 되묻는 일이다. -29p.
읽을 책을 고르는 일은 어떤 사람이 될지를 고르는 일과 비슷하다. -31p.
멍청한 짓을 저지를 후 그걸 수습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글을 쓰는 것이다. 글쓰기가 멍청한 짓을 무마해 주어서가 아니라 내가 멍청한 짓을 했다는 걸 받아들이게 해 준다는 점에서 그러하다. -77p.
대립하는 것처럼 보이는 많은 것은 실은 서로를 밀어내는게 아니라 보충하는 관계에 있다. -79p.
위로는 그러니까 ' 내가 지금부터 너를 위로하겠어'라고 말하는 것과는 관계가 없는것 같다. -83p.
글은 쓴 사람이 지니고 있는 내면의 일부를 보여 준다. 그것은 전부가 아니며 또한 외면이 아니다. 책은 저자가 아니라 저자가 가진 일부를 뽑아내 차근차근 꿰어 낸 것이다. -95p.
신의 존재를 증명한다고 해도 우리는 여전히 먹어야 하고 자야하고, 언젠가는 죽기도 해야한다. 내 고통에 의미가 있는지 없는지는 신에게 직접 물어보지 않는 이상 알 길도 없다. 결국 내 삶은 내가 사는 수밖에 없다는 말이다. -101p.
그리하여 누구나 죽을 때에 이르러서는 오로지 자신만이 읽을 수 있는 외로운 책을 갖게 된다. 자신만이 읽었고 읽을 수 있으며 단 한 번 낭독되었고 앞으로 결코 완독될 일이 없는 책이다. 누구도 읽을 일 없는 이 책을 최선을 다해 아름답게 쓰는 태도를 우리는 품위라고 부른다. -153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