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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밀한 결정
오가와 요코 (지은이), 김은모 (옮긴이) 지음
문학동네 펴냄
읽었어요
“소멸이 일어나면 한동안 섬이 어수선해져. 다들 길거리 여기저기 모여서 사라진 것에 대한 추억을 이야기해. 그리워하고, 서글퍼하고, 위로를 나누지. 만약 그것이 형체를 지닌 물건이라면 모두 들고 나와서 불태우거나 땅에 묻거나 강에 흘려보낸단다. 하지만 그런 동요도 이삼일이면 가라앉지. 사람들은 금방 원래의 일상을 되찾아. 무엇을 잃었는지조차 떠올리지 못하게 되는 거야.”
그 오르간과 가방은 어디로 갔을까. 비싼 오르간이었는데 내가 일 년도 되지 않아 학원을 그만두는 바람에 어머니가 뭐라고 불평한 건 기억이 난다. 한동안 뚜껑을 닫은 채 조각품을 올려두는 받침대처럼 쓰다가 어느 틈엔가 자취를 감추었다. 설령 소멸이 찾아오지 않더라도, 여러 가지가 이렇게 조용히 사라져가는 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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