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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불안할 때 논어를 읽는다

판덩 (지은이), 이서연 (옮긴이) 지음
미디어숲 펴냄

서양 사상에 큰 영향을 준 사람이 플라톤이라면 동양 사상에는 공자가 있다고 한다. 동서양은 지리적으로 멀리 떨어져 있지만 세계를 거대한 두 가지 축으로 나누었을 때, 우리의 뿌리인 동양을 이해하기에 공자의 사상을 안다는 건 중요한 문제다. 기원전 중국 춘추전국시대에 살았던 공자는 사후 제자들이 공자의 말을 엮어서 쓴 책이 바로 『논어』 다. 논어는 우리 인류사에 커다란 영향을 준 공자의 사상을 심도 있게 엿볼 수 있는 책이다. 그런데 원책 자체는 어렵다. 그래서 시중에는 수많은 해설본이 나와있는데 이 책도 그중 하나다. 특이한 점이 있다면 저자가 중국인이고 국내에 번역된 번역서라는 점이다. 현지인이 쓴 논어, 출판사 미디어숲에서 책을 제공받아 공자의 『논어』를 음미해 볼 기회를 가지게 되었다.

논어를 한마디로 요약하자면 '바르게 살아가는 방법'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살아가며 우리가 추구해야 할 가치는 무엇인지,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 2500년 전 살았던 공자는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까지 많은 메시지를 던져준다. 사실 공자의 사상은 우리에게 친숙하다는 생각이 든다. 학창 시절 교과서에서 접해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성장하는 과정에서 다양한 방법으로 우리는 공자의 사상을 무의식적으로 접하게 되기 때문이다. 가정이 화목해야 모든 일이 풀린다는 '가화만사성'이라든지, 나이 듦에 따라 도달하게 되는 경지를 말하는 '불혹', '지천명'등과 같은 말도 익숙하다. 바로 논어에 등장하는 말이다.

인상 깊었던 부분은 '근본'과 '원칙'의 중요성이다. 논어에서 공자는 '근본'과 '원칙'을 강조한다. 사람이 망가지는 이유는 근본을 잃고 원칙을 버리기 때문이라고 한다. 주변을 둘러봐도 이런 사례는 쉽게 볼 수 있다. 스스로 과거를 돌아봐도 느낄 수 있다. 근본과 원칙을 지키지 못해 아쉬웠던 순간이 늘 있었다. 현재가 불만이라면 이 두 가지를 지키지 못해서일 수도 있다. 그런데 근본과 원칙이 중요하다는 건 누구나 잘 알지만 실천은 어렵다. 그럼에도 근본과 원칙을 지켜야 한다는 이 말이 인류의 태동부터 존재해왔다는 걸 생각한다면, 어쩌면 우리가 살아가며 반드시 지켜야 할 진리라고 말할 수 있다. 지키기 어렵고 쉬움의 문제가 아니다. 스스로 원칙을 세워놓고 이것을 가슴속 깊이 새긴다면 어떤 풍랑이 불어와도 흔들리지 않을 수 있는 것이다.

논어는 삶의 모든 순간마다 우리가 문제를 맞닥뜨릴 때 지혜로운 해결책을 전해준다. 성인이 되어 논어를 접해보니 '불안할 때 논어를 읽는다'라는 의미를 되새겨볼 수 있었다. 지혜란 우리 인간의 본성에 기반한 해결책을 뜻한다. 논어는 지금으로부터 2500여 년 전에 쓰인 책이지만 현재까지도 많은 사람들에게 읽힌다는 건 그만큼 인류 보편적 특성을 잘 설명해 주고 있기 때문이다. 책의 제목처럼 저자 판덩은 삶의 거의 모든 고민은 논어에서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 말한다. 당연하게 생각되거나 알고 있는 것조차 흔들릴 때 논어에서 답을 찾아보는 건 지혜로운 해결책이 될 수 있겠단 생각이 든다.
2022년 4월 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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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에트랑제님의 그냥 하지 말라 게시물 이미지
현대 사회에서 변화 관리란 생존의 문제라고 한다. 변화에 적응하지 못해 도태되는 사례를 수두룩하게 봐왔기 때문이다. 휴대폰으로 유명했던 '노키아'의 사례는 스마트폰 시대에 적응하지 못해 실패한 사례다. 필름 업체 '코닥'은 디지털 변화에 적응하지 못해 도태된 사례다. 이 밖에 변화 관리에 실패한 사례는 우리 주변에서도 흔히 볼 수 있다. 단지 기업의 문제만은 아닌 것이다. 개인이 변화에 적응하지 못하면 훨씬 비참하다. 생존 자체를 위협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처럼 변화가 중요하다는 건 모두가 알고 있지만, 변화에 적응하기란 쉽지 않은 문제다. 특히나 나이가 들어갈수록 변화는 오히려 위협으로 느껴지기도 한다.

이 책은 '변화 관리'라는 주제를 다룬다. 저자는 20년 가까이 빅데이터를 분석하는 일을 해왔다고 한다. 데이터를 통해 변화를 조망하고 앞으로 우리 사회의 변화가 어떻게 진행될 것인지에 대해 말해주는 책이다. 단순히 예측서라기 보다 거대한 변화의 흐름을 짚어주고 나아가 어떻게 살아갈 것인지에 대한 방향을 제시해 준다. 저자가 강조하는 향후 중요한 변화의 흐름은 ① 개인화, ② 기대수명 증가, ③ 비대면 세 가지다. 완전히 몰랐던 새로운 개념이라기보단 지금 현재 우리가 맞닥뜨리고 있는 과제들인 것이다. 저자는 이런 세 가지 변화가 가까운 미래에는 사람들에게 더욱 강력하게 다가올 것이라고 말한다.

위와 같은 변화 트렌드를 이해하는 것은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건 어떻게 하면 변화에서 도태되지 않는가 하는 것이다. 그런데 변화에 적응한다는 게 쉽지만은 않다. 변화에 적응하는 게 어려운 이유는 인간의 관성 본능 때문이 아닐까 싶다. 과거 성공했던 기억을 바탕으로 현재나 미래를 판단하기 때문이다. 과거에 성공했던 사례는 당시 여러 가지 복합적인 환경 요인이 작용했다는 사실은 쉽게 간과한다. 성공 요인에는 아이디어도 중요하게 작용하겠지만, 그것을 둘러싼 환경, 사람들의 생각 등 다양한 요인이 반영된 결과라는 사실을 망각한다. 이런 요인은 시간이 지나면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는 변수다. 그렇기 때문에 과거의 성공 사례만 고집하는 것은 이런 환경의 변화를 무시하는 결과이며, 나아가 변화를 자칫 놓쳐버리는 결과를 초래하기 십상이다. 책에서 말하는 '당연한 것을 의심하라'라는 말은 변화 관리에서 가장 중요한 말이 아닐까.

변화는 적응이라고 한다. 트렌드가 바뀌면 그 트렌드에 어우러지는 것이고, 사회 정책이 변하면 그 정책에 맞춰지는 것이다. 변화는 환경 변화에 따라 그때그때 대응책이 달라지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변화가 시작된다고 세상이 망한다고 비판적인 의식만 가지고 살아간다면 그것은 변화에 적응하지 못하는 것이라고 할 수도 있다. 그런 의미에서 우리가 좀 더 나은 삶을 살아가기 위해서는 변화에 적응하며 변화의 흐름에 올라타야 한다. 변화는 이미 시작되었으며, 우리가 할 수 있는 건 변화에 적응하는 것뿐이기도 하다. 변화에 적응하며 기회를 만들 것인가, 변화를 거부하며 도태될 것인가. 수용성이 있으면 생존이 가능하고, 그렇지 않으면 도태된다는 저자의 말에 깊은 공감을 느낀다. 생존을 위해 새로움을 체득하는 것은 우리의 의무이자 권리다.

그냥 하지 말라

송길영 (지은이) 지음
북스톤 펴냄

2022년 3월 2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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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에트랑제님의 돈의 심리학 게시물 이미지
요즘 서점에는 『돈의 00』이란 제목의 책이 히트를 치고 있다. 어느 형태의 제목의 책이 히트를 치면 여김 없이 비슷한 제목의 책들이 서점가에 쏟아져 나온다. 이 책 『돈의 심리학』 제목 역시 비슷한 느낌의 제목이다. 히트작의 아류작 같은 느낌이다. 그럼에도 베스트셀러 목록에 꽤 오래 있어서 부담 없이 읽어보게 된 책이다. 외국 작가가 쓴 책들은 번역 오류가 많아 별로 좋아하지 않는 편인데 이 책은 그래도 번역이 잘 되어 있었다. 깔끔한 번역만큼이나 책의 내용도 제목의 가벼움을 뛰어넘을 만큼 괜찮게 다가왔다. 책의 핵심을 간단히 요약하자면, 돈을 대하는 올바른 관점을 가져야 한다는 것이다. 운이 좋아 일확천금의 돈을 번 사람들의 이야기가 아닌, 부자가 되는 정석적인 방법에 대한 내용이라고도 할 수 있다.

저자는 책의 여러 곳에서 경제 활동에 있어 운의 역할을 과소평가하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돈에 대한 의사결정을 할 때 누구나 자신이 합리적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결과를 놓고 보면 아쉬움으로 가득하다. 자신의 합리적인 선택이 곧 성공적인 결과를 보장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단기적으로 큰 수익을 낸 사람이나, 도박으로 재산을 탕진한 사람 모두가 합리적인 의사 결정을 한 것이다. 그런데 결과는 다른 문제다. 돈을 잃기 위해 도박을 하는 사람은 없다. 마찬가지로 실패를 기대하고 행위 하는 사람도 없다. 그러면 합리적인 의사결정 뒤에 간과된 문제는 하나다. 행운의 역할을 과소평가했다는 사실이다. 역사는 합리적 선택을 하는 것만이 반드시 승리로 귀결되는 것은 아니며, 정의가 늘 옳은 것만도 아니란 사실을 반복적으로 알려주고 있다. 결국엔 삶에는 운의 역할이 크다고 할 수 있다.

운의 역할이 크다는 것을 인지하면 실패에 대한 여지를 남겨야 하는 것이 중요해짐을 깨닫게 된다. 불확실성 가득하고 리스크가 난무한 금융 현실에서 살아남기 위해 중요한 것은 멈춰야 할 때를 아는 것, 시간의 힘을 믿는 것, 그리고 꼬리가 몸통을 좌우한다는 것을 간과하지 않는 것이다. 한순간의 실수로 파산한 제시 리버모어의 사례는 가까운 주변에서도 볼 수 있는 사례다. 반면에 워런 버핏이 지금까지 있기에 무엇보다 유효했던 전략은 조급함을 버리고 시간에 투자했다는 사실이다. 이처럼 역사의 사례가 수두룩하지만 사람들은 단기적 수익의 유혹에 쉽게 빠지게 된다. 조급함은 간절함이 지나칠 때 발생하는 문제다. 뭐든 지나치면 탈이 난다는 진리는 투자의 세계에서도 통용되는 말인 것이다.

비관주의의 유혹에 휘둘리지 말고 느긋한 마음으로 여유를 가지고 시간에 투자하는 것이야말로 투자에서, 인생에서 성공하는 법과 같다는 생각을 해본다. 한 번도 일어나지 않은 꼬리 사건은 언젠가 반드시 일어나기 마련이기 때문이다. 꼬리 사건과 같은 대형 위기는 누구도 예측하지 못한 모습으로 찾아온다. 그렇기 때문에 리스크 관리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어떤 위기가 찾아와도 버틸 수 있고 살아남을 수 있다는 것은 투자를 지속할 수 있다는 뜻이며, 결국에는 성공을 성취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인덱스 펀드에 장기로 묻어놓듯 소위 한탕주의가 아닌, 꼬리의 변화에도 흔들리지 않는 기반을 만드는 것이다. 최소한의 안전마진을 확보로 투자에서 돈을 번다는 것도 결국에는 우리가 얼마나 성공적인 인생을 살아가느냐에 맥이 상통한다고 생각한다.

우리가 원하는 것, 옳다고 생각하는 가치에 더 집중하여 나아가 자기주도적 삶을 살아갈 수 있게 해주는 '시간'이란 자산이야말로 돈이 주는 가장 큰 매력이다. 책에서 저자는 돈이 주는 가장 큰 배당금은 바로 '시간'이라고 말해준다. 돈이 벌고 싶은 이유는 단순히 람보르기니나 페라리를 타고 과시적 소비를 하고자 함이 아니다. 궁극적인 목표는 시간적 자유를 얻고자 함이다. 가족들과 행복한 시간, 내면을 성장시키는 시간, 주도적 삶을 위해 투자할 수 있는 '시간'이란 자산을 활용할 수 있게 해주는 것이 돈이 주는 가장 큰 가치가 아닌가 싶다. 돈이 인생에 전부는 아니지만 많은 역할을 해줄 수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조급함을 내려놓고 꼬리가 몸통을 좌우한다는 사실을 깨달으며, 리스크 관리의 중요성을 깨닫는 것만이 돈을 버는 가장 빠른 지름길이다. 우리는 삶의 법칙을 자주 망각하며 살아가고 있는 것 같다.

돈의 심리학

모건 하우절 (지은이), 이지연 (옮긴이) 지음
인플루엔셜(주) 펴냄

2022년 3월 1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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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에트랑제님의 어떻게 말해줘야 할까 게시물 이미지
육아에서 가장 힘든 점을 꼽으라면 바로 의사 소통 문제다. 아이가 말도 못할 정도로 어릴 때는 아이의 모든 행동이 이해가 간다. 의사 소통 자체가 안 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어느 정도 의사 표현을 하기 시작하면 상황은 달라진다. 부모는 아이와 말이 통한다고 생각하게 된다. 이때부터 부모와 아이의 갈등이 시작된다. 아이가 떼를 쓰거나 잘못된 행동을 하면 아이에게 화를 내기도 하고 신체적으로 고통을 주는 방법 등으로 행동의 변화를 유도한다. 그러나 생각보다 잘 안 된다. 왜냐하면 아이의 근본적인 문제는 해결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똑같은 일이 쳇바퀴처럼 반복되며 육아의 악순환은 계속 된다. 근본적인 문제는 바로 아이는 성숙하지 못한 인간이란 사실이다.

육아의 가장 기본적인 핵심은 '잘 가르치는 것'이다. 갓 세상에 태어난 아이들은 말 그대로 아무것도 모른다. 아이가 태어나서 가장 자주 접하는 사람이 부모이기에 그 누구보다 부모의 역할이 중요하다. 세상의 모든 부모는 내 아이가 잘 배우고 바르게 성장하길 원한다. 어떤 부모도 자식이 불행해지기 바라지 않는다. 이 책 『어떻게 말해줘야 할까』는 국민 육아 전문가 오은영 박사의 책이다. 아이가 떼를 쓰는 경우, 억지를 부리는 경우 등 수없이 겪는 육아 상황에서 아이에게 말하는 법, 가르치는 법을 말해준다.

부모의 역할은 아이의 감정에 공감해주며, 꾸준히 일관된 메시지를 전달해주것이다. 책에는 육아를 하면서 수차례 겪게 될 상황이 나온다. 아이가 화를 내거나 때리거나 소리를 지르거나 하는 등의 문제부터 고집을 피우거나 공공장소에서 뛰어다니는 경우 등의 문제까지 부모의 혈압이 오르는 모든 상황이 나온다. 이런 상황에서 어떻게 말해줘야 하는지 단 하나의 핵심 메시지는 바로 '공감'이다. 생각해보면 육아가 힘든 근본적인 문제는 아이는 성숙하지 못한 인간이라는 사실 뿐이다. 아무리 부모가 훈육을 한들 해결 방법은 없다. 시간이 유일한 해결책이다.

지나침은 부족함만 못하다는 오랜 격언처럼 부모가 해줄 수 있는 최고의 방법은 바로 기다려주는 것이 아닐까. 신입 사원이 업무에 숙련이 되려면 최소 3년의 시간이 필요하다고 한다. 다 큰 성인도 3년이란 오랜 시간이 필요한데, 아직 어린 아이가 한 번에 알아들을 거라고 생각하는 건 부모의 지나친 조급함이 아닐까 생각이 든다. 조급한 마음에 행동이 거칠어지기도 한다. 아이에게 소리를 지르고 심지어 체벌이라는 수단을 사용하기도 한다. 내 아이는 한 번에 알아듣는 슈퍼맨이 되었으면 하는 게 부모의 마음이지만, 조급함에서 오는 행동으로 인해 아이는 평생 상처를 안고 살아갈 수도 있다.

한 번 책을 읽었다고 곧바로 실천으로 이어지는 건 아니다. 저런 상황을 겪어봤는데, 별로 효과가 없다고 생각하는 것도 지나치다. 사람이 화가 난 상황에서는 어떤 것도 합리화되기 마련이다. 그러나 조금만 시간이 지나면 풀려버릴 일에 집착하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다.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레 해결될 일에 집착하지 말아야함을 느낀다. 행위의 결과에 집착하지 않는 성인의 마음을 품고 육아를 대한다면 그 어떤 문제도 결코 무거운 문제가 아님을 느끼게 된다. 육아를 한다는 것 역시 부모의 마음 성장의 과정이라 생각하고 더 넓은 마음을 가지려 노력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어떻게 말해줘야 할까

오은영 지음
김영사 펴냄

2022년 3월 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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