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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의 증명

최진영 지음
은행나무 펴냄

추천을 받고 읽어본 책이다. 자극적인 내용도 등장하고 차마 내 입으로 읽기 거북했던 문장들도 있었지만, 이 책을 읽어볼 수 있어서 좋았다. 문장 하나하나에 이들의 마음이 가득 들어있다. 하지만 책을 읽고나니 씁쓸하고 이 세상이 차갑게만 느껴진다. (한 번 더 읽어보고 싶진 않다. 잔인한 장면들이 머릿속에 계속 생각난다.)

[기억에 남는 구절]
- 아이는 물건에도 인격을 부여하지만 어른은 인간도 물건 취급한다.
- 돈이 없으면 살 수 있는 사람도 살지 못하고, 돈이 있으면 죽어 마땅한 사람도 기세 좋게 살아간다.
- 그건 아니고, 그건 힘들고, 그건 말이 안 되고, 그게 말처럼 쉬운 게 아니고, 대부분의 문장이 그렇게 시작되거나 끝났다. 그들의 얘기를 듣는 것만으로도 깊은 무력감에 빠졌다. 아직 아무것도 시작하지 않았는데도 실패는 예정되어 있는 것 같고, 할 수 있는 일은 정해져 있는 것 같고, 그래서 이미 진 것 같았다.
2022년 10월 2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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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렌지와 빵칼

청예 지음
허블 펴냄

읽었어요
1일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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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상 깊은 구절> 스포 조심해 주세요!




🌙 미드나잇 라이브러리 The Midnight Library

- “얘, 노라, 미래가 걱정되는 건 당연해. 물론 시험이 걱정될 거야. 하지만 넌 원하는 건 뭐든 될 수 있어, 노라. 그 모든 가능성을 생각해봐. 얼마나 신나니. 넌 앞날이 창창해. 뭐든 할 수 있고, 어디서든 살 수 있어. 덜 춥고 덜 축축한 곳에서 말이야.” (9)

- 노라는 자신의 반려묘를 보며 동정과 절망을 느껴야 마땅했고, 실제로도 그랬다. 하지만 다른 감정도 있다는 것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 고통이라고는 전혀 없이, 미동도 하지 않는 볼테르의 평화로운 표정을 보고 있으니 어두운 마음 한구석에서 외면 할 수 없는 감정이 우러나왔다. 질투였다. (18)

- 이 소도시는 눈을 돌리는 곳마다 절망이었다. (25)

- 생각은 멈추지 않는 마음의 경련 같다. 너무 불편해서 참을 수 없지만 무시하기에는 너무 강력하다.
- 행복했던 순간도 시간이 흐르면 아픔이 될 수 있다. (38)

- 예부터 음악가들이 상투적으로 하는 말이 있다. 피아노에 잘못된 음은 없다는 말. 하지만 노라의 삶은 무의미한 불협화음이었다. 훌륭해질 수도 있었지만 지금은 망해버린 작품이었다. 와인을 마시고 나니 또렷하게 깨달을 수 있었다. 그녀는 이번 삶에 적합하지 않다. 그녀가 둔 모든 수는 실수였고, 모든 결정은 재앙이었으며, 매일 자신이 상상했던 모습에서 한 걸음씩 멀어졌다. (39)

- “삶과 죽음 사이에는 도서관이 있단다. 그 도서관에는 서가가 끝없이 이어져 있어. 거기 꽂힌 책에는 네가 살 수도 있었던 삶을 살아볼 기회가 담겨 있지. 네가 다른 선택을 했다면 어떻게 달라졌을지 볼 수 있는 기회인 거야⋯⋯. 후회하는 일을 되돌릴 수 있는 기회가 생긴다면 하나라도 다른 선택을 해보겠니?” (49)

- 한 번이라도 ‘내가 어쩌다 이렇게 됐을까?‘라고 생각해본 적 있는가? 미로 속에서 완전히 길을 잃었을 때처럼.
모든 건 당신 잘못이다. 왜냐하면 매번 어느 쪽으로 갈지 당신이 선택했기 때문이다. 여기서 빠져나갈 수 있는 길이 많다는 것도 안다. 미로 밖에서 미로를 빠져나간 사람들이 미소 짓고 웃는 소리가 들리니까. 가끔은 미로를 이룬 산울타리 사이로 그들의 모습이 얼핏 보이기도 한다. 나뭇잎 너머로 스쳐 가는 형체가 보이기도 한다. 그들은 여기를 빠져나가서 아주 행복한 듯하다. 당신은 그들에게 화나는 게 아니라 여기서 나갈 능력이 없는 자신에게 화가 난다. 안 그런가? 아니면 나만 미로에 갇힌 걸까? (91)

- “여전히 죽고 싶어요. 전 꽤 오랫동안 죽고 싶었어요. 제가 곰곰이 생각해봤는데 ‘노라 시드’라는 빌어먹을 재앙 같은 존재로 살아가는 고통이 제가 죽었을 때 다른 사람이 받게 될 고통보다 훨씬 커요. 사실 제가 죽으면 다들 안도할 거예요. 전 쓸모없는 사람이에요. 직장에서도 그렇죠. 전 모든 사람을 실망시켰어요. 솔직히 말해서 ’탄소발자국‘만 낭비할 뿐이라고요. 전 사람들에게 상처를 줬고, 주위에 아무도 안 남았어요. 심지어 가여운 볼츠마저 떠났죠. 제가 제대로 보살피지 않았기 때문에 죽은 거예요. 전 죽고 싶어요. 제 삶은 재앙이고, 전 그만 끝내고 싶어요. 전 사는 데 적합하지 않아요. 이런 체험도 아무런 의미가 없어요. 다른 삶에서도 틀림없이 불행할 운명일 테니까요. 그게 나예요. 난 세상에 아무런 도움도 되지 않아요. 자기 연민에 빠져 있죠. 그냥 죽고 싶어요.” (94)

- “어떤 후회는 전혀 사실에 기반하지 않는단다. 가끔은 그냥⋯⋯ 완전 개구라야.”
- “때로는 살아봐야만 배울 수 있으니까.” (100)

- 이 세상에는 댄처럼 실제로 이루고 나면 싫어하게 될 꿈을 꾸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또한 행복이라고 착각하는 자신의 망상 속으로 타인을 밀어넣는 사람은 얼마나 될까? (113)

- “넌 선택은 할 수 있지만 결과까지 선택할 수는 없다는 걸. 하지만 내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 그건 좋은 선택이었어. 단지 결과가 바람직하지 않았을 뿐이지.” (123)

- 어쩌면 자살마저도 너무 활동적인 행위일 것이다. 그냥 둥둥 떠다니며 달리 아무것도 기대하지 않은 채 변화하려고 시도조차 하지 않는 인생도 있을 것이다. 어쩌면 대부분의 인생이 그럴지도 모른다. (124)

- “하지만 넌 네가 뭘 좋아하는지 알아야 해. 비유의 검색창에 뭐라고 쳐야 할지 알아야 한다고. 그리고 자신이 뭘 좋아하는지 확실해지기 전까지는 몇 가지 시도를 해봐야 해. 살아봐야만 배울 수 있어.” (125)

- 하지만 아마 아빠는 이렇게 될 줄 알았으리라. 하나의 후회가 다른 후회로 이어지다가 갑자기 온통 후회만 남는다는 것을 알았으리라. 한 권의 책이 될 정도로. (129)

- ”체력이 좋다고 해서 다른 사람과 다른 몸을 타고나는 건 아닙니다. 유일한 차이점이라면 마음 속에 명확한 목표가 있고, 그 목표에 도달하겠다는 단호한 의지가 있다는 것뿐이죠. 체력은 방해물이 가득한 삶에서 목표에 계속 집중하게 해주는 필수 요소입니다. 몸과 마음이 한계에 달했을 때 일을 계속 할 수 있는 능력이며, 주위를 둘러보며 날 추월하는 사람이 있으면 어쩌나 걱정하지 않고 그저 고개를 숙인 채 자신이 속한 레인에서 계속 수영하는 능력입니다⋯⋯.
- 내가 아닌 다른 사람이 되는 걸 목표로 한다면 반드시 실패합니다. 나 자신이 되는 걸 목표로 하세요. 나처럼 보이고 행동하고 생각하는 걸 목표로 하세요. 가장 ‘나다운 나’가 되는 걸 목표로 하세요. 나를 나로 만드는 모든 요소를 받아들이세요. 그걸 지지하세요. 사랑하세요. 갈고 닦으세요. 사람들이 그걸 조롱하고 비웃을 때 휩쓸리지 마세요. 대부분의 험담은 사실 질투랍니다. 묵묵히 할 일을 하세요. 체력을 키우세요. 계속 수영하세요⋯⋯” (138)

- 한곳에 너무 오래 머무르면 세상이 얼마나 넓은지 잊어버린다. 경도와 위도가 얼마나 긴지 무감각해진다. 한 사람의 내면이 얼마나 광활한지 깨닫기 힘든 것과 마찬가지일 거라고 노라는 짐작했다. 하지만 일단 그 광활함을 알아차리고 나면, 무언가로 인해 그 광활함이 드러나면, 당신이 원하든 원치 않든 희망이 생기고 그것은 고집스럽게 당신에게 달라붙는다. 이끼가 바위에 달라붙듯이. (195)

- 당신을 제한하는 건 오로지 당신의 상상력뿐입니다. (218)
- 이건 아주 드문 기회고, 우린 어떤 실수든 되돌릴 수 있고, 내가 원하는 어떤 삶이든 살 수 있다는 걸 기억해야 합니다. 어떤 삶이든요. 꿈을 크게 가져요⋯⋯. 당신은 원하는 건 무엇이든 될 수 있습니다. 그렇게 사는 삶이 존재하니까요. 하지만 삶의 의미만 찾다가는 제대로 살지 못할 겁니다.” (219)

- 무엇이 날 정말로 재미있게 했는지는 잘 모를 수 있지만, 재미없게 했던 건 확실히 알 수 있다.
- 만약 내게 무슨 일이 일어난다면 나는 거기에 존재하고 싶다. (222)

- 그 순간 노라는 깨달았다. 자신이 알고 있던 것보다 훨씬 더 많은 일을 해낼 수 있다는 사실을. (231)

- ’저임금 서비스직 종사자를 지나칠 정도로 함부로 대하는 사람을 절대 믿지 마라.‘ (291)

- “모든 삶에는 수백만 개의 결정이 수반된단다. 중요한 결정도 있고, 사소한 결정도 있어. 하지만 둘 중 하나를 선택할 때마다 결과는 달라져. 되돌릴 수 없는 변화가 생기고, 이는 더 많은 변화로 이어지지⋯⋯.” (364)

- “중요한 것은 무엇을 보느냐가 아니라 어떻게 보느냐이다.” (367)

- “다 잘될 거야, 노라. 괜찮을 거야.”
- “그 책은 아직 쓰이지 않았어. 네가 써야 해.”
- “어서 가서 살아” (379)

미드나잇 라이브러리

매트 헤이그 (지은이), 노진선 (옮긴이) 지음
인플루엔셜(주) 펴냄

👍 불안할 때 추천!
2023년 12월 2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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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nghf6h

정말 읽기 잘했다고 생각하는 책이에요. 20대 초반에 이런저런 일로 고민도 많고, 방황하고 있는 찰나에 책을 읽으며 많은 위로를 받았습니다.
좋은 문장들이 많아서 필사하는 분들에게도 추천드리고 싶어요.


⭐️첫 번째. 무례한 사람들에게 휘둘리지 않는 법
“취준생이나 불안정한 자리에 있는 분들이 특히 많이 물어보는 게 인간관계를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는 거예요. 그런데 그분들은 ‘내가 인간관계를 잘못해서 자꾸 이런 일을 겪나?’라고 생각하고 자꾸 자기를 바꾸려고 하거든요. 하지만 ‘내가 뭘 잘못하고 있나’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잘못하는 경우를 거의 못 봤어요. 그래서 저는 ‘그게 인간관계를 잘못해서 그러는 게 아니다. 지금 힘이 약해서 당하는 일이다.‘ 그렇게 말해요.“
그러므로 어떤 일을 당해도 자책하지 말라고, 뭘 잘못해서 당하는 게 아니라 힘이 약하고 만만해서 당하는 것일 뿐이라고 생각하라고 했다. 살다보면 가끔 무례한 사람들을 만난다. 그런데 우리는 그럴 때 보통 ‘내가 뭘 잘못했나’ 자책을 한다. 하지만 김영하 작가의 말처럼 힘이 약해서, 만만해서 당하는 일이라고 생각하면 그것은 내 잘못이 아니게 된다. 무례한 사람에게 문제가 있는 것이기 때문이다. 무례한 사람들은 지위와 권력에 약하고, 그것이 없는 이를 함부로 대한다. 그러니 일일이 상처 받을 필요가 없다. 설령 상대방이 나에게 아무리 상처를 주고 싶어 하더라도 내가 상처를 받지 않으면 그만이다.

⭐️두 번째. 네가 뭔데 위로를 하느냐고 묻는다면
“당신을 위로하는 사람이라고 해서 그 위로하는 좋은 말들처럼 평탄한 인생을 살고 있다고 생각하지 마라. 그의 인생 역시 어려움과 슬픔으로 가득 차 있을 것이다. 당신의 일생보다 훨씬 더 뒤처져 있을 것이다. 그렇지 않다면 그 좋은 말들을 찾아낼 수조차 없었을 것이다”
라이너 마리아 릴케 - [젊은 시인에게 보내는 편지]

⭐️ 세 번째. 평생 가장 후회되는 한 가지
나는 다시 내게 주어진 것들보다 가지지 못한 것들에 눈을 돌리며 어떻게 하면 하나라도 더 채울 수 있을까 아쉬워하고 있다. 나는 왜 누리는 많은 것들 중 하나라도 잃게 되어야 그 소중함을 깨닫게 될까.


언젠가 이 책이 기억에서 희미해지는 날. 다시 책을 꺼내 한 번 더 읽어보고 싶다. 다시 나에게 위로를 주고 싶다.

참 괜찮은 태도

박지현 지음
메이븐 펴냄

2023년 6월 1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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