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 eun님의 프로필 이미지

se eun

@seeunofhd

+ 팔로우
이만큼 가까이 (제7회 창비장편소설상 수상작)의 표지 이미지

이만큼 가까이

정세랑 지음
창비 펴냄

'귀가 뜨거워진 날은 후드를 쓰고 잤다. 비밀이 새어나가지 않도록, 머릿속의 따뜻한 공기가 새어나가지 않도록.'

"오빠한테는 그런 구석이 있었어. 시편같은."
"시 얘기하는 거야?"
"아니, 도자기를 구울 때 시험 삼아 불을 보려고, 혹은 유역을 가늠하려고 넣은 파편이야. 아니면 포도밭에 심는 장미 같은 거."
•••
"응, 오빠가 이 모든 걸 견디지 못했을 것 같아. 아니면 이 모든게 오빠를 견디지 못했거나... 결국 죽었을거야. 겨우 버틸 만큼 예민하고 부서져 있었어. 오빠는 이미 그랬다고."

'여기를 쳐다보면서, 내가 살아 있다고 말해줘.
그렇게는 부탁하지 못했다.'

" 국립국어원에서 '뱃속'을 찾아봐. 진짜 배 말고 마음을 말할 때의 배 속 말야. 예시문이 무시무시해. 내가 읽어줄게. '거짓말 하지말고 솔직히 말해봐. 이 엄마는 너의 뱃속을 들여다보니까.' 진짜야. 진짜 예시문이 이래. 누구 엄마인지 되게 무섭다, 그치?"

" '한눈팔다'의 한눈 말야. 어떻게 설명되어 있는지 알아? '마땅히 봐야 할 곳을 보지 않고 다른 곳을 봄.'이래. 마땅히라는 부사가 쓰였을 줄이야. 마땅히는 강한 어감이잖아. 엄청난 자신감이지 않아? 넌 나를 마땅히 봐야 하는데 어디룰 보니, 하고 묻는 하람은 자신감도 솔직함도 있을 것 같아."

"내 생각에, 별로 좋은 나이라는 건 없는 것 같아. 어릴 때는 언제 어디에 있고 싶어도 결정권이 없고, 나이가 들면 지금이 언제인지 어디에 있는지 파악을 못하니까."

"남의 돈 처먹고 잘살 줄 알았냐는 말 나올 줄 알았는데, 막상 보니 남의 돈 처먹고도 못살면 쓰냐는 말이 나오더라."


도서관에서 숨겨져있는 명작들을 찾아보고 싶어 구석?에 있는 책을 빌려서 읽어봤다. 평소라면 베스트셀러같은 유명한 책 라인에서만 책을 골라서 읽어봤을것이다.

#내가읽어봐준다
2022년 11월 26일
0

se eun님의 다른 게시물

se eun님의 프로필 이미지

se eun

@seeunofhd

희생당한 이들도 누군가의 부모, 아들, 딸, 손녀, 손자였다.
민주주의를 위해 총을 겨누고 있는 군대와 싸우기 위해 거리로 나간 이들은
청춘이었고 미래였고 대한민국의 시민이었다.
그리고, 너무 어렸다. 평균수명의 반도 못산 나이가 대부분이었다.
이들은 다른 누구도 아닌 자국의 군대와 맞서 싸워야 했고, 그들에 의해 청춘을 빼앗겨야 했다.
이들을 잃은 가족, 친구, 주변인들은 평생을 고통받고 그리워해야 했다.
행복하게 살고 있던 가족은 하루아침에 아픈 가족이 되었다.
이 아픔과 슬픔을 누가 보상해 주나.

책을 읽으며 이 책의 배경이 5.18 민주화운동이라는 것을 잊을 때가 많았다.
일제강점기인 줄 알았다.
너무 잔혹했고, 강압적이었다.
1980년대 대한민국의 사회가 맞나 싶었다.
민주주의를 얻는 것은 왜 이렇게 힘들까.
누군가의 희생이 있어야 만들어지는 민주주의.
그 희생이 있어서 대한민국은 여기까지 왔는데
또다시 민주주의가 무너지고 있다.
지금 시국에 이 소년이 온다를 읽어봐야 한다.
아니, 대한민국의 전 국민이 이 소설과 역사를 알아야 한다.
그들의 희생의 일부분이 이 책에 담겨있으니까.
누군가는 이렇게 생각하겠지. “소설인데 과장해서 썼겠지!” 아니, 더 잔인했고, 상상도 하지 못할 만큼 잔인했을 거야. 세상에 알려지지 않은 이야기들이 많을 거야.
학생들을 고문하고, 총을 겨눈 너희, 우리 민족을 억압하고 강압하고 죽이고 고문한 일제강점기의 일본인과 다름없어. 아니 더 심해.

너무 화가 나고 어지럽다.
근데 화나고 어지럽고 읽기 힘들어도 읽고 잊지 말아야 한다.
이게 우리나라의 역사니까. 우리가 민주주의라는 사회 속에서 살 수 있게 해준 그들의 이야기니까.
죽은 그 혼의 억울함과 슬픔의 마음을 어루만져주고 100% 공감할 수는 없겠지만, 같이 울어주고 싸워줄 것이다.

‘뭐가 문제냐? 맷값을 주면서 사람을 패라는데. 안 팰 이유가 없지 않아?‘
나는 이 문장을 절대로 잊지 않을 것이다.
이 문장을 읽자마자 머리가 띵 했다. 진짜 몇초간 아무 생각이 안 들었다.
내가 책을 많이 읽어보고, 수많은 문장을 봤지만, 이 문장보다 잔인한 문장은 없었다.
이 책이 에세이가 아니라서 이 문장이 실제로 누군가 내뱉은 말인지는 장담할 수 없다.
하지만, 이런 생각을 가지고 시민들을 그렇게 했겠지 ….

모든 이들의 죽음을 나는 겪어보지 못했기 공감하고 헤아릴 수는 없다.
하지만 각자의 죽음들이 다른 이들에 의해서 기억되고 추모 되기를 바란다.


별점은
너무 읽기 힘들고, 받아들이기 어렵고 슬퍼서
4.5점 ..

소년이 온다

한강 지음
창비 펴냄

6개월 전
0
se eun님의 프로필 이미지

se eun

@seeunofhd

"그럼, 이게 바로 행복이지. 별거 있나? 왜, 넌 행복하지 않아?"
"아니,아니. 나도 행복해."

"그래도 스트레스는 받지 마. 100점도 좋지만, 엄마는 네가 노력하는 모습이 더 좋아."

"행복. 그러니까 행운의 네 잎 클로버를 첮으려고 수많은 행복을 만진 거야. 엄마는 네 잎 클로버를 찾아서 좋은게 아니라 다 같이 함께한 그 시간이 정말 소중하고 즐거웠어. 사실 세 잎이든 네 잎이든 그냥 토끼풀인데, 뭐."

#얇은책

오늘부터 행복할 거야

이진용 지음
큰북작은북 펴냄

읽었어요
2022년 12월 29일
0
se eun님의 프로필 이미지

se eun

@seeunofhd

믿고보는 히가시노 게이고의 책이다.
생각보다 너무 두꺼워서 이걸 언제 다 읽지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빨리 반납을 했어야 해서 금방 읽었다.
이 이야기는 스키장에서 있었던 이야기다.
이야기가 너무 길어 지루하긴 하지만
나름 재미 있었다.
스키장에 설치된 폭팔물을 설치한 범인을 찾는, 그런 내용이다.
#ㅎㄷㄷ

백은의 잭

히가시노 게이고 (지은이), 양윤옥 (옮긴이) 지음
㈜소미미디어 펴냄

2022년 12월 29일
0

se eun님의 게시물이 더 궁금하다면?

게시물 더보기
웹으로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