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플린님의 프로필 이미지

제플린

@zeppelin

+ 팔로우
새카만 머리의 금발 소년 (안드레아스 그루버 장편소설)의 표지 이미지

새카만 머리의 금발 소년

안드레아스 그루버 지음
북로드 펴냄

1/25 ~ 2/6

443쪽.
갑자기 그녀는 이 모순의 의미를 깨달았다. 이 세상은 온통 모순으로 가득 찬 희한한 곳이다. 사람들은 이 사실을 받아들이지 않는다. 하지만 바로 이런 이유로 사건이 벌어지는 것이다. 세상은 이 시처럼 미쳤다.

달이 환하게 뜨면 어두워질 거야.
자동차 한 대가 번개처럼
서서히 모퉁이를 돌면
초록색 평야위에 얼음이 깔려있어.......

그 위에 서있는 사람들이 앉아있어.
말없이 대화에 깊이 빠져서 말이야.
그때 총 맞아 죽은 토끼가
쏜살같이 평야를 뛰어갔어.

그 뒤에는 이제 갓 열일곱 살이 된
늙은 숙모가
검은색 페인트로 칠한
진청색 관 속에 누워있어.

그 위에 까마귀처럼 새카만 머리의
금발 소년이 쪼그리고 앉아있어.
살 만큼 다 살아서 머리는
이미 새하얀 백발이 되어버렸지.
=====================

모순투성이 시.
소설 속에선 독일 아이들이 어릴 때부터 듣고 자라는 시라고 설명되어 있는데,
소설 속 설정인지 사실인지는 모르겠어요~
범인이 자주 중얼거리며 외우던 시인데, 여기에서 이 소설의 제목이 나오네요.

범인은 소설 초반부터 진작에 드러나 있고요...
(너무 뻔해서 설마 했는데 범인이 맞더라고요 ㅎㅎ)
사건을 저지르기 전 범인이 심리 상담을 받았던 과거와
사건이 벌어진 현재를 오가며 이야기가 진행 되고요,
범인을 잡기 위해 형사들이 수사 범위를 좁혀가며 중반 이후로 재밌어지더라고요. ^^

독단적이지만 피해자들에겐 한없이 따듯한 모습도 보여주는 프로파일러 슈나이더 캐릭터가 인기를 끌면서, 시리즈로 후속 소설이 더 나왔다고 하니, 그것도 나중에 기회가 되면 읽어보고 싶기도 ( 싶다! 가 아닌…싶기도 ^^;;;) 합니다.​​ ㅎㅎ
2023년 2월 6일
0

제플린님의 다른 게시물

제플린님의 프로필 이미지

제플린

@zeppelin

  • 제플린님의 오역하는 말들 게시물 이미지
9/1 ~ 9/3

원래는 에세이를 좋아하는 편이 아니라서 잘 안 사는데… 평소 관심있던 번역가가 책을 냈길래 구입했어요.

아.. 진짜 울다 웃다 하며 읽어내려갔습니다.
(남들과 눈물&웃음 코드가 좀 다른 편이라….강추는 못 하겠습니다만 😅)
어학적인 면에서의 번역 뿐만이 아니라, 작가의 생활 속에 녹아든 번역, 직역, 오역에 대한 이야기와 생각을 들을 수 있어요.

읽는 동안… 저는 좋았습니다. 여러모로….^^

오역하는 말들

황석희 지음
북다 펴냄

1주 전
0
제플린님의 프로필 이미지

제플린

@zeppelin

  • 제플린님의 긴키 지방의 어느 장소에 대하여 게시물 이미지
8/19 ~ 8/25


인터뷰와 잡지의 기사, 인터넷 게시글과 댓글을 통해 이야기를 이어나가고 있는 독특한 형식의 소설이네요.

소설 속 주인공이 실제로 겪는 무서운 일을 묘사하는 방식이 아니라서 읽으면서 오싹하다거나 소름 끼친다거나 하는 직접적인 공포는 느낄 수 없었지만, 나름 마지막에 반전도 있고 ㅎㅎ 끝까지 몰입해서 읽게 되더라고요~

얼마전에 울동네 극장에서 상영중인걸 봤는데… 아직 하고 있으면 보러 가려고요 ^^
영화로 어떻게 만들어져 나왔을지 상상이 안 가서..기대됩니다 ^^

긴키 지방의 어느 장소에 대하여

세스지 지음
반타 펴냄

2주 전
0
제플린님의 프로필 이미지

제플린

@zeppelin

  • 제플린님의 법의학자 유성호의 유언 노트 게시물 이미지
7/17 ~ 8//18

더위 탓만 하기엔 민망할 정도로 책을 손에서 놓고 있었던 한 달이다..ㅠㅠ

언제부터인가 결혼식장, 돌잔치 보다는 병문안, 장례식장에 갈 일이 더 많아지면서 '죽음'에 관심이 생겼다.
관련 책들 중에 눈에 들어오는 책이 있으면 하나씩 사놓기 시작했는데....
아직은 먼나라 이야기 같은 기분에 영 손에 잡질 못하다가, 문득 사유하며 찬찬히 문장들을 들여다보고 싶은 욕구가 생겨 이 책을 꺼내들었다.

우리가 죽음을 준비해야 하는 이유는 생을 잘 끝맺기 위해서보다는 -물론 그것도 중요하지만- 현재에 집중하고 지금을 더 잘 살아내기 위함에 있다는 것.
어디 하나 흘려읽을 만한 부분이 없었고, 나중에 한 번 더 읽어봐야지 하는 생각이 들만큼 좋았다.

그렇지만, 다음 책은 좀 가볍게 읽을 책으로 골라봐야겠다 ㅎㅎ

법의학자 유성호의 유언 노트

유성호 지음
21세기북스 펴냄

3주 전
0

제플린님의 게시물이 더 궁금하다면?

게시물 더보기
웹으로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