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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와 수다 (어쩌면 우정은 다정한 농담)의 표지 이미지

고양이와 수다

오영은 지음
위즈덤하우스 펴냄

너는 돈이 얼마나 많았으면 좋겠니?
나는 구체적으로 생각해 놓은 게 있어.
너의 속내를 어서 말해봐.
우선 말이야, 겨울에는 폭 넓은 캐시미어 100% 숄과 장갑을 가질 수 있을 만큼!
메리노 울보다 한 수 의로구먼.
그리고 위스키12년산 정도는 집에 놀러 온 친구에게 대접할 만큼.
개인적으로 맘에 드는구먼.
고급스런 초콜릿 가게에서 밤톨보다도 작은 초콜릿 하나 가격에 주춤하지 않고 경솔하게 이것저것 고를 수 있을 만큼.
초콜릿은 예로부터 사치품잉게.
횟집 메뉴판에 적혀 있는 싯가에 떨지 않고 "주세욧!"하고 똑 부러지게 말할 수 있을 만큼.
암만, 배짱은 호주머니에서 나온다지.
마지막으로, 택시를 타고 목적지에 도착할 때까지 택시 미터기에 눈길을 주지 않을 만큼.
오, 그것은 꽤나 곤란해. 마치 저승에서 아내를 데리고 오는 오르페우스의 마음과 비슷하달까. 자꾸 불안항게.
생각만 해도 기분이 좋아지는걸.
달콤한 꿈을 꾸었으니...자, 이젠 돈을 벌어라.
2023년 3월 3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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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2020년을 오래도록 기억할 것이다. 아니, 기억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전 세계를 뒤덮은 코로나19 전염병의 위협 속에서 꼬박 1년 넘게 보내고 있다. 영화에서나 봤던 일을 몸소 체험하는 중이다. '앞으로 뭘 하고 살아야 할지'에 대한 질문을 한다. 코로나를 겪으면서 모두 마음에 이 질문을 품었으리라. 올해 마흔이 된 선배는 이번에 직장을 잃었다. 첫째는 초등학교에 다니고, 막내는 이제 곧 초등학교에 들어간다. 진로에 대한 고민은 40대에 훨씬 치열하다고 한다. 결국 그런 거구나 싶다. 무언가가 되어도 또 무언가가 되어야 하는 끊임없는 과정이 결국 인생인 거다. 아빠가 되었어도, 작가가 되었어도 마찬가지다. 또 무엇이든 하지 않으면 안 된다.

앞으로 뭘 하고 살아야 할까. 나는 그냥 오늘을 살아내는 것으로 이 질문에 대한 답을 해야겠다. 그 이상은 생각도 안 나고, 생각하고 싶지도 않다. 오늘 점심은 뭘 먹을지 정도의 고민만 하련다. 그리고 가능하다면 큰 보폭을 만들어 뒷걸음을 걷겠다(뒷걸음을 치겠다는 문장이 읽기에 더 익숙하지만, '뒤로 걷는다'라는 감각을 표현하고 싶어서 이렇게 쓴다). 후퇴하는 삶을 사는 것으로 내 미래를 그려본다. 좀 더 못한 삶, 나는 그 삶을 기꺼이 선택하겠다.

나는 알람없이 산다

수수진 (지은이) 지음
마로니에북스 펴냄

5일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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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iseomoon

잠시 후 나는 그녀에게 이렇게 대답했다
나는 실패자가 아니라
아직 실패하는 중이야
거긴 엄연히 큰 차이가 있지
그렇지 않아?

단어가 모인다고 소설이 될 수 없듯
하루를 이어 붙인다고 삶을 설명할 순 없다
삶,
그런 걸 자꾸 지껄이는 놈들을 난 믿지 않는다
그러니 날 믿지마라

- 스토커 -
모기 한 마리 덕에
밤새 잠을 이루지 못했다
이토록 은밀하고 집요하게
나만의 피를 탐하는 암컷이
내 생애 과연 있었던가

외로움은 번역될 수 없는 언어처럼
늘 생경하게
우릴 괴롭히고
쓸쓸하게 걷게 한다

사랑은 개소리지만 넌 예외

권민천 지음
여름 펴냄

1개월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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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청만은 아들이 보고 싶어서가 아니라, 간이 필요해 아들을 찾았다. 아들은 간을 줄 생각이 없었다. 어차피 아버지가 죽으면 모든 재산이 자신의 것이니 도망을 가려고 했다. 하지만 아버지의 재산은 한푼도 없었다. 보험 따위는 모두 해지되어 있었다. 어쩌면 그 해약금 중 마지막 남은 돈으로 나형조와 김형래에게 선금을 준 것인지도 모른다.
모든 것이 가짜인 가족이었다. 임옥분만 살인자가 되어 버렸다. 이들은 어쩌면 그대로 해체되었어야 할 가족이었는지도 모른다. 억지로 찾아 이어붙일 것이 아니었다.

2인조

정해연 지음
엘릭시르 펴냄

1개월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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